곶자왈 훼손 논란 불가피...道 "환경평가 등 심의 거칠 것"
제주의 허파로 불리는 '곶자왈' 훼손 논란을 산 중산간 토지에 재차 대규모 관광지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큰 논란이 예상된다.
관광지 조성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상당 부분의 곶자왈 훼손이 불가피할 뿐더러 해당 지역이 생태계보전지역, 지하수자원보전 지역 등으로 설정돼 있어 앞으로 인허가 과정에서 '청정'과 '공존'을 미래가치로 제시한 제주도정이 이를 수용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 박물관및미술관진흥위원회는 지난 26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일대에 들어서는 '뽀로로 & 타요 박물관 설립계획'을 승인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박물관에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전시관, 테마파크, 편익시설, 산책로 등이 조성된다. 건축물 지하1층에는 회전목마, 범퍼카, 공연장, 소극장 등의 시설물이 들어서고, 지상 1층에는 전시실, 테마파크, 아트샵, 수장고, 지상 2층에는 카페와 푸드코트 등을 설치된다.
문제는 해당 지역이 곶자왈 지역에 속해 있다는 데 있다.
사업자측은 건물이 들어서는 토지는 한 차례 건축허가를 받았던 지역으로, 그외 산림의 훼손은 최소화하는 선에서 사업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수도 시설이나 전기시설, 주차장 시설 등이 들어설 것까지 감안하면 환경파괴 논란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특히 주차장 시설이 들어서는 부지인 경우도 산림훼손 의혹으로 여타 언론에 오르내렸던 전적이 있는 곳이다.
안덕곶자왈은 해발 고도 492m인 병악에서 흘러내린 곶자왈용암류를 포함하고 있어 식생 가치의 우수성을 여러차례 입증한 지역이다. 용암의 흐름에 따라 경계가 뚜렷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개가시나무, 녹나무 등 활엽수림이 울창하게 분포돼 있다. 또 사업부지는 지하수자원보전 2등급 지역과 생태계보전 3등급 지역을 내포하고 있다.
'곶자왈' 지역이 법적으로 명확한 경계를 두고 있지는 않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이 일대가 사실상의 곶자왈 지역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하수보전지역으로 설정된 것 부터가 행정 스스로도 이 일대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 사업부지와 맞닿아 있는 테디밸리 리조트는 지난해 감사원 감사결과 환경자산을 엄격하게 관리하지 못한 부적정 사례로 처분 요구를 받기도 했다. 사업지구 내 원형보전지인 임야의 지목을 변경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박물관 심의 승인과 관련해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심의하기 전에 사업 부지에 건축물이 들어서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위원 간에 토론을 했는데, 일단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서만 심의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박물관의 필요성만 두고 봤을때는 일부 건축허가를 받았던 지역을 대상으로 박물관을 짓겠다고 한 것이기 때문에 설립의 필요성은 인정됐다. 뽀로로라는 캐릭터가 대중성이 있고, 아직까지 인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만 인정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박물관심의위는 박물관의 필요성에 대해서만 포커스를 두고 심의했을 뿐, 환경훼손 논란에 대한 절차는 환경이나 도시계획 부서에서 다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제주자치도는 박물관 설립계획이 승인됨에 따라 이후 사전재해영향성 검토, 전략환경영향평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건축계획 심의 등을 거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