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덜덜~' 불안한 다리, "이거야 원, 무서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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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덜덜~' 불안한 다리, "이거야 원, 무서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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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악몽의 한천다리, 또 무슨 일이 생겼나?
다리 지나는 차량마다 '확연한 떨림', 행정당국 긴급점검 '미적미적'

지난 2007년 태풍 '나리'가 내습할 때 완전히 파손됐다가 복구된 제주시 용담동 용문로터리 동쪽 한천교다리.

요즘 그 다리를 보는 사람마다 불안하다고 아우성이다.

다리 위 지점에서 신호대기중이던 차량들은 대부분 멈춰서 있어도 상하로 떨리는 것이 확연히 느껴지기 때문.

처음 경험한 운전자들은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착각할 정도다.

대형차량이 지나갈 때에는 이러한 떨림과 진동현상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요사이 이런 떨림 현상은 더욱 크게 감지되고 있다.

진동으로 운전자를 놀라게 하는 한천교 다리. 진동현상은 사진에 보이는 다리 상판 쪽이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헤드라인제주>
연결지점에 대형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큰 진동이 느껴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차량이 지나다닐 때마다 진동현상이 나타나는 한천교. <헤드라인제주>

#. "갑자기 느껴지는 진동에 깜짝 놀랐어요"

용담동으로 이사를 온지 얼마 안됐다는 정모 씨(32, 여). 그는 얼마전 이 지역을 지나던 중 갑자기 느껴지는 진동에 놀란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사온지 얼마 안됐을 때 길을 건너려고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덜컹하면서 진동이 느껴지는 거예요. 다리 위에 서 있는데 갑자기 진동이 느껴지니까 얼마나 놀랐겠어요. 그래도 이제는 적응됐달까? 진동이 느껴져도 그러려니 하고 있어요"

용담에서 40년가량 거주했다는 임모 씨(56)도 다리와 복개지역의 연결지점에서 발생하는 진동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는 태풍 나리로 인해 다리가 파손되기 전에도 이런 진동은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용담에서 꽤 오래살았지만 이 지역은 처음 복개지역이 만들어질 때부터 덜컹거렸다"면서 "처음에는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상태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 이젠 신경쓰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태풍 나리때 부서진 부분을 고치면서 좀 나아지나 싶었는데 다시 덜컹거리더라"면서 "이 지역이 대형차량이 많이 다니다 보니 그런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한번 파손됐다 복구된 한천교 다리. <헤드라인제주>
진동으로 운전자를 놀라게 하는 한천교 다리. 진동현상은 사진에 보이는 다리 상판 쪽이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헤드라인제주>

# 현장확인 결과, 다리-복개천 상판 연결지점서 균열 

9일 오후 취재진이 한천다리 곳곳을 직접 확인 취재한 결과, 다리와 한천 복개지역을 잇는 연결지점이 문제로 보인다.

다리와 복개지점이 만나는 연결지점에서 대형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큰 진동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연결지점에서 시작된 진동은 옆으로도 전달돼 인도에 작지않은 균열도 발생하고 있었다.

다시 문제의 한천다리와 복개지점의 연결부위를 자세히 살펴봤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지만 많은 짐을 싣고 있는 대형화물차량이 지나가자 '덜컹'하는 소리와 함께 둔중한 진동이 느껴졌다.

소리에 의해 심리적으로 크게 느껴지는 진동이 아닌 다리에 확실하게 느껴지는 진동이다.

소형차량이 연결지점을 지나갈 때도 대형차량 만큼은 아니지만 미약한 진동이 느껴지기도 했다. 손을 대어보니 보다 확실하게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

차량을 다리 위에 세워두고 진동을 감지해 봤다.

주변에 차량이 지나다니지 않을 때에는 그 진동의 정도가 적었지만, 차량들이 지나가자 멈춰서 있는 차량의 떨림도 한층 커졌다.

원래 다리의 연결부위에서는 구조상 차량이 지나갈 때 덜컹하는 진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곳의 진동은 유난히 크게 다가오면서 심상치 않게 느껴진다.

연결지점에서 발생하는 진동은 연결지점과 이어진 인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인도에는 연결지점과 같은 선상으로 길게 파손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파손된 부위에는 실리콘을 이용해 보수를 한 흔적도 보였지만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진동에 의해 그 실리콘마저 떨어져 있었다.

파손된 인도를 실리콘으로 보수한 흔적이 보였으나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진동으로 인해 보수한 부위가 다시 파손돼 있었다. <헤드라인제주>
지속된 진동으로 인해 포장된 부위와 인도의 포석 등이 파손됐다. <헤드라인제주>
진동에 의해 갈라져버린 인도. 연결지점과 직선상에 위치한 부위로 길게 파손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용담동 한천다리와 복개지역의 연결지점. <헤드라인제주>

# 제주시당국 "최근 민원 접수...빠른 시일내 점검할 예정"

한천다리와 연결지점에서 느껴지는 진동에 대해 제주시 공무원들도 이미 알고 있었다. 최근 이와 관련된 민원이 접수됐다며 빠른시일내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시 관계자는 "제주시에서 관리하는 교량이 260여개가 되는데 접합부가 갈라지는 곳이 몇 곳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모두 즉시 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장 파손상태가 심각한 곳부터 우선적으로 보수에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천다리와 복개지점의 연결부위에서 발생하는 진동의 경우 최근 이와 관련된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면서 "아직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빠른시일 내 시공사와 함께 원인을 점검한 후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즉각적인 종합점검에 나서지 않으면서, 많은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천범람에 완전히 파손된 바 있는 다리가, 이제 3년여가 지난 시점에서는 또다른 요인으로 불안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떨림' 진동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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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보뢰 2011-02-10 14:25:21 | 122.***.***.83
한천다리를 자주 지나는 저로서는 글로만 읽어도 정말 아찔하네요.지난 태풍때 큰 손실이 있던 지역인데 눈가리고 아웅식의 복구 작업을 한건지..태풍 피해가 있기 전부터 진동현상이 있었던거면 꽤나 오래전부터 발생한 문제인데 제주시는 그동안 뭘 했나요..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에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서 공사를 해야겠네요.

용담거주자 2011-02-10 12:49:32 | 59.***.***.23
뭣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다리위 정지선에 차를 세워놓고 있으면 진동은 분명히 있다. 달릴 때에는 못느꼈다. 아마도, 지나가는 차량이 연결지점을 건드릴때마다 진동이 크게 느껴지는 듯하다. 콘크리트 바닥이 울렁거린다는 것자체만으로도 불안감 주기 충분하다.구름다리도 아니고.

박덕배 어린이 2011-02-10 11:50:59 | 112.***.***.96
태풍 나리 때 티월드 와 그 근방 탑마트 그리고 맞은편 사선에 위치한 미니마트인 다이소 건물이 아작이 났었는데....불안해서 다리 지나가겠음?
공사를 필히 재개해야 할 듯.

맞는말이다 2011-02-09 21:47:23 | 49.***.***.216
설령 아무 문제없다해도 차윤전자가 느낄정도의 진동이라면 그렇다는 안내판이라고 세워줘야지. 점검해서 결과라도 속시원히 밢표해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