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고객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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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고객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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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신유익 서귀포우체국장

신유익 서귀포우체국장. <헤드라인제주>
어느덧 2010년도 한해도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이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유난히도 올 한해는 많은 일이 있었다.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우리나라의 국격(國格)이 상승했다는 데 이견을 두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천안함 도발과 연평도 포격으로 남북관계가 6.25 한국전쟁 이후 최고조의 대치국면으로 치닫고 있어 추운 겨울 국민들의 가슴을 더욱 얼어붙게 한다.

지난 12월 5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타결돼 국회 비준만을 남겨 두고 있다. 이미 택배시장은 개방이 되어 민간과 경쟁을 하고 있고, 이제 한미 FTA타결로 개방의 범위는 우정사업 전반으로 확대되어 우체국과 민간부문이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부처의 국(局)제 형태에서 책임경영기관인 우정사업본부로 출범한지 10년이 된 우체국은 정보통신매체의 발달로 인한 우편물의 급감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누적 흑자가 1조 5700억원, 지난해 매출액이 2850억원에 이를 만큼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제주도 산남지역을 총괄하는 우리 서귀포우체국의 경우 예금수신고가 2008년도 처음 1000억원대 시대를 연 이후 2009년도 1125억원, 2010년도 12월 현재 1391억원으로 연말까지 14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우편사업 분야 성장은 더욱 괄목할 만하다. 택배사업은 2008년도 2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이후 2009년도 30억원, 2010년도말에는 42억원의 매출이 예상되어 연평균 30% 이상의 고속 성장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택배사업의 성장에 힘입어 통상우편과 국제우편을 포함한 우편매출액 총괄 실적은 2008년도 29억에서 올해 예상매출액이 60억원으로 무려 두 배 이상의 눈부신 성장을 이룩하였다.

또한 감귤, 옥돔, 갈치 등 지역특산물을 '우체국쇼핑'이라는 우체국 고유의 브랜드를 달아 판매하여 2010년도에는 21개 특산물 생산 업체에서 35억원의 매출을 올려 산남 지역 1차 산업 경제 활성화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자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우체국의 이러한 고속 성장의 원인을 따져보면 '자화자찬'만 할 수는 없다. 과연 이러한 결과가 우리 우체국 직원들만의 노력의 산물인가 필자에게 묻는 다면 자신 있게 '그렇소'라 대답하지 못하겠다.

우리 우체국이 싫든 좋든 한결같이 찾아주시는 이웃과 같은 우리 고객들이 있기에 이러한 결과를 낳지 않았나 싶다. 산남지역을 총괄하는 우체국장으로서 이렇게 고마운 고객들에게 과연 어떤 서비스를 제공했는지 그리고 지역 국영기관으로서 우체국이 생활이 곤란한 주민들에게 어떤 편의를 제공하고 봉사하는 마음을 가졌는지 생각해보면 얼굴이 붉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매달 독거노인 등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 10여 명에게 지원을 하고 사회복지관에서 주관하는 사랑의 경로식당에 참여하며 명절 등에는 사회복지시설을 위문하고 최근에는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를 갖고 김장을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사를 할 때마다 이러한 것이 '행사(行事)'가 아닌 '범사(凡事)가 되어야 하는데 하는 자괴감이 들곤 한다. 우리 우체국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고객들을 위하여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노력은 하고 있다지만 고객들이 느끼는 체감서비스가 외형적으로 우체국이 성장하는 만큼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연간 수억대의 매출을 올려주는 기업고객에 대해서는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육지에 사는 자녀를 위해 손수 꺾은 고사리를 보내는 어르신을 응대하는데 소홀함은 없었는지, 수억원을 예치해주는 VIP 고객과 한푼 두푼 모은 돼지저금통을 가져와 예금하는 어린이 고객과 서비스의 차별은 없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한미 FTA가 타결되어 우정사업도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지금, 126년전 김옥균, 박영효 선생과 함께 갑신정변을 주도하였던 근대 우정의 창시자 금석(琴石) 홍영식(洪英植) 선생의 시대정신(時代精神)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개화를 통한 만민복리(萬民福利)의 이상적인 국가 건설이 그의 정신이었을 것이라 추측해본다.

그렇기에 국영기관으로서 우리 우체국은 더욱 따뜻하고 친근한 서비스로 고객과 주민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한다. 형편이 어려운 지역 주민들에 대한 봉사를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국영기관으로서 늘 앞장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겨울의 한가운데에 새삼 세밑 온정이 그리운 때이다. 아직까지 고객들과 이웃 주민에 대한 감사하는 뜨거운 가슴이 있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이제 실천만이 남았다. 바로 행동에 옮기자.

<신유익 서귀포우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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