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의 기본계획을 6일자로 고시하는 것에 대해 제주도내 시민사회가 반발하며 거듭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제2공항 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5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고시를 강행한 윤석열 정부와 국토교통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제주도민의 이름으로 이 고시는 무효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비상도민회의는 "오늘 고시된 제2공항 기본계획은 기본계획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요건을 결여하고 있다"며 "제2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는 근거였던 수요예측의 타당성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도민회의는 "연간 4560만명에 이를 거라는 예측에 따라 제2공항이 추진됐지만, 기본계획에서는 연간 3970만명으로 감소했다"며 "수요는 늘어나지 않는데 왜 제주의 소중한 자연을 대규모로 훼손하고 혈세를 낭비하면서 현 공항보다도 더 큰 공항을 지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국토교통부는 대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본계획을 고시하기 전에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해서 검토돼야 하는 입지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과 의혹도 해소하지 못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환경부는 전임 정부 때 반려했던 것과 다르지 않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 협의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환경연구원 등 전문기관에서도 제기한 조류충돌 위험성과 철새도래지 보호 간의 상충, 숨골의 보존가치 평가 등 숱한 의문과 의혹 중 어느 하나 해소된 바 없다"고 비판했다.
또 "제주의 미래를 좌우할 제2공항 문제를 제주의 주인인 제주도민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에 비추어 너무나 당연한 원칙"이라며 "그래서 국토교통부도 제주도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도민의 동의와 지지 없이 강행하지 않겠다고 수차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주도민은 제2공항 건설에 대해 동의하거나 지지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비상도민회의는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때문에도 제2공항 건설계획은 재고돼야 했다. 제주는 9월 4일 현재 무려 58일이라는 기록적인 열대야로 잠 못이루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후위기가 하루가 다르게 우리의 삶을 위협해 오고 있는데,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녹지와 농지 165만평을 콘크리트로 덮고 가장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교통수단인 항공교통을 늘리겠다는 것이 가당한 일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이처럼 내용적으로나 절차적으로 어떤 정당성도 없는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결단코 인정할 수 없다"며 "우리는 도민과 함께 도민결정권을 쟁취하고 제2공항을 백지화하는 그 날까지 더 끈질기고 더 강하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도민회의는 "윤석열 정부와 국토교통부에 요구하고 경고한다. 제주도는 당신들의 식민지가 아니다"라며 "고시를 일방적으로 강행했다고 제주도민들이 어쩔 수 없이 순종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고 착각이다. 제주도민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라"라고 요구했다.
이어 "제주도민의 의사를 무시한 채 강행한 기본계획 고시를 당장 철회하고 제주도민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라"라며 "제주도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제주도민의 의사를 무시한 채 막가파식으로 제2공항을 강행하려 한다면 우리는 이를 제2의 4.3으로 간주하고 윤석열 정부 퇴진을 위한 투쟁의 전면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오영훈 도지사에게도 요구하고 경고한다. 오 지사는 기본계획 고시를 정부에 요청함으로써 고시 강행의 명분을 제공했다"며 "이유가 어떻든 이로써 오 지사는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의 중심에 서는 것을 자초했다. 그 책임은 오롯이 오 지사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오 지사는 작년에 다수 도민이 요구한 주민투표를 회피하면서 국토부에 항공수요 예측의 적정성, 조류충돌 위험성과 법정 보호종 문제, 조류 등 서식역 보전, 숨골의 보존가치, 제2공항 계획 부지내 용암동굴 분포 가능성 등의 쟁점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요청했다"라며 "국토부의 환경영향평가를 기다릴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제주도가 검증에 착수하라"라고 요구했다.
이어 "주민, 전문가들과 함께 이 쟁점들을 검토하고 조사해 그 결과를 도민들에게 소상히 공유하고 도민의 의견을 물어라"라며 "오 지사가 입에 발린 수사로 문제를 회피하면서 제2공항 건설을 방조한다면, 그리고 도민결정권을 도지사의 결정권으로 왜곡해 도민의 의사를 무시한다면 우리는 도민과 함께 전면적인 심판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도민회의는 또 "제주도 국회의원 3인과 도의원들에게도 촉구한다. 제2공항은 제주의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문제"라며 "윤석열 정부의 막가파식 강행에 제동을 걸고 도민결정권을 확보함으로써 제주의 자존을 지키는 데 적극 나서라"라고 요구했다.
끝으로 도민회의는 "기본계획을 고시했으니 끝난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분도 있으나 전혀 그렇지 않다"며 "도지사나 도의회가 환경영향평가에 동의하지 않으면 제2공항은 중단된다. 중요한 건 우리 도민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무부의 국책사업이었던 거창구치소 건설사업의 경우 기본계획 고시 이후에 설계와 실시계획 고시, 토지수용까지 마친 다음에도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자 법무부·거창군·군의회, 그리고 찬·반단체가 5자 협의체를 구성해 주민투표를 거쳤다"라며 "도민이 반대하면 제2공항 막아낼 수 있다. 도민결정권을 쟁취하고 제주를 제주답게 지키는 길에 끝까지 힘을 모아달라"라고 호소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