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옥의 시선: 삶과 경제] (23) 경제위기의 신호, 자산가격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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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옥의 시선: 삶과 경제] (23) 경제위기의 신호, 자산가격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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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지난 8월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소폭 올렸다. 0.5%에서 0.75%로. 코로나 19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금리를 소폭 인상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그것은 지난 1년 반 동안 일어나고 있는 주택가격과 주식가격의 가파른 증가에 가계부채가 일조하고 있고, 가계부채의 급증이 현재의 저이자율정책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은행이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할 수 있는 여력은 국제경제가 호전되면서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데 있다. 이것에 대하여 논하기 전에 지난 약 6년(박근혜 정부 1년과 문재인 정부 4년 반) 동안 일어난 이자율과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그리고 주택가격과 주가 등의 변동을 아래에 주어진 <그림 1>과 <그림 2> 그리고 <그림 3>을 가지고 살펴보자.

<그림 1>은 2016년 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이자율, 가계신용, 주택가격 그리고 주가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자율은 2016년 1월 0.75%에서 동년 3월에 0.5%로 하락하였고, 이것이 4년여 동안 지속하다가 코로나 19가 발발하면서 2020년 3월 0.25%로 하락하였다.

이러한 중앙은행의 저이자율정책과 더불어 지난 5년 5개월 동안 가계신용은 약 48%, 주택가격은 21%, 주가는 67% 증가하였다. 코로나 19 위기가 진행되면서 가계신용은 더욱더 상승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저이자율정책이 가계부채를 증가시키는 데 일조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림1> 이자율, 가계신용, 주택가격 그리고 주가.*주1. 2016 년 1월의 지수를 1로 정규화(Normalization) 하였다. interest rate=이자율, house loan=가계신용, housing price=주택가격, stock price=주가*주 2. 한국은행 경제데이터 시스템에 있는 데이터를 이용하여 파이썬(Python)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그린 것이다.
그림 1: 이자율, 가계신용, 주택가격 그리고 주가.
*주 1. 2016 년 1월의 지수를 1로 정규화(Normalization) 하였다. interest rate=이자율, house loan=가계신용, housing price=주택가격, stock price=주가
*주 2. 한국은행 경제데이터 시스템에 있는 데이터를 이용하여 파이썬(Python)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그린 것이다.

괄목할만한 것은 2020년 3월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이자율은 거의 0%(정확하게는 0.25%)로 하락하였다. 이자율의 하락과 함께 자산가격 즉 주택과 주식의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었던 것이 <그림 2>와 <그림 3>에 잘 나타나 있다.

<그림 2> 주택가격.* 주 1: 주택가격지수를 2016년 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월별 데이터를 지수화하여 그린 것이다. 2016년 1월의 주택가격의 정규화 지수는 1이다.
그림 2: 주택가격. 
* 주 1: 주택가격지수를 2016년 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월별 데이터를 지수화하여 그린 것이다. 2016년 1월의 주택가격의 정규화 지수는 1이다.
<그림 3> 주가*주1: 주가지수를 2016년 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월별 데이터를 지수화하여 그린 것이다. 2016년 1월의 주식가격의 정규화 지수는 1이다.
그림 3: 주가
*주 1: 주가지수를 2016년 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월별 데이터를 지수화하여 그린 것이다. 2016년 1월의 주식가격의 정규화 지수는 1이다.

2020년 3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주택의 가격은 현재 약 18.7% 증가하였고, 주가는 2021년 7월까지 약 50.8% 증가하였다. 지난 5년 반 동안 증가한 주가와 주택가격의 상당 부분이 지난 1년 반 동안에 일어났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19의 위기로 경제가 급격하게 침체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주가와 주택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미국에서도 거의 비슷하게 일어난 현상이다. 국내외 경제학자들도 이러한 현상을 잘 예측하지 못하였다.

필자의 사후적(Ex post) 생각으로는, 코로나 위기가 저숙련 노동자 등 취약계층만을 강타했을 뿐이지 다른 중산층 또는 부유층에는 해를 끼치지 못하고 오히려 경제적으로는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재택근무로 인하여 사람들의 씀씀이가 줄고 아마존과 구글 등 인터넷 기업의 약진으로 부유층은 더욱더 부유하게 되어, 이들이 주택과 주식에 투자한 결과 자산가격의 거품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저이자율정책이 자산가격의 급등을 촉진한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경제가 불과 지난 1년 반 동안에 일어난 주가와 주택가격 등 자산가격의 급등(거품?)을 감당할 수 있을까? 경제의 기초적 조건을 벗어난 자산가격의 급등은 일반적으로 경제위기를 초래한다는 것이 경험적 사실이다.

경제위기의 원인을 사전적으로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경제위기는 역사적으로 반복적으로 일어났던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자산가격의 거품이 꺼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희망이지만 현실은 녹녹하지 않다.

필자는 그 이유를 두 가지 측면에서 찾고자 한다. 첫째는 향후 주택이 과잉 공급될 가능성이 있다. 여야 정치권의 유력 대선 주자들은 내년부터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250만 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우리나라의 이자율이 가까운 장래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의 이자율이 멀지 않은 장래에 상승할 근거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나라가 국제시장에서 이자율을 결정할 수 있는 대규모 경제(Large Economy)가 아니라는 데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경제에서 큰 경제가 아니고 자본 이동이 자유로운 소규모 개방경제(Small Open Economy)이다. 따라서 국제경제에서 결정된 이자율을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손은 미국 경제이다.

미국 경제는 지금 코로나 19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하여 약간 정체되고 있지만, 조만간 이것에서 벗어나 경제회복의 속도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국은 지금 사회간접자본과 사회보장확대를 위하여 과감한 재정확대를 꾀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확대는 미국의 이자율을 상승시켜 온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 미국의 이자율이 올라가는 경우, 우리나라는 국내에 유입된 외국 자본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자율과 환율이 올라가지 않을 수 없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는 점증적 경제회복은 국내 이자율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국내 이자율의 상승은 금융기관에서 돈을 융통하여 자산투자를 한 사람들의 이자 비용을 증가시킨다. 이들이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자산을 투매할 경우 자산가격의 하락은 자명한 현실이 될 수 있다.

주택공급의 과잉은 이러한 현상을 더욱더 부채질할 수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지금 거품(?) 상태에 있는 주가와 주택가격의 하락을 초래하여 자산가격의 거품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 자산가격의 급락은 이것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의 자산부실로 이어지면서 금융기관이 도산상태로 가는 위험이 발생하는 요인이 된다.

자산가격의 거품이 붕괴하면, 누가 피해를 보는가? 일차적으로는 금융위험에 노출된 금융기관들이다.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도산한(Bankrupted) 글로벌 금융서비스회사인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가 한 예이다. 이차적으로는 금융기관들이 위기를 겪으면서 이것이 실물 부문에 전이되는 것이다. 이 경우, 대량실업 상태가 발생하여 경제는 장기 불황의 터널에 갇히게 된다.

주지하다시피 미국발 금융위기는 비우량 주택을 담보로 은행권이 무분별하게 대출하여 주었고, 미국의 은행권은 부동산 담보 대출채권을 증권화하여 자금을 조달하고, 이것을 가지고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였다. 이러한 금융회사의 행태는 주택가격 거품을 유도하였고, 결과적으로는 주택가격의 거품이 깨졌다. 즉 은행의 자산가치가 급락하여 미국의 금융회사들은 도산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던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먼저 거시 경제적 측면에서 살펴보자. 자산가격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유동성(통화공급)을 줄여 이자율을 올릴 필요가 있다. 이자율의 상승은 소비와 투자의 감소로 총수요 감축 요인으로 작동하겠지만, 현재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국 등 세계 경제가 코로나 위기를 벗어나, 경제가 회복되면서 우리나라는 수출이 증가하여 이자율 증가에 따른 총수요 감소를 상쇄할 수 있다.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재정확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시적 대책을 생각해 보자. 가계부채는 은행 부문의 자산이기 때문에 가계부채가 부실하게 되면 은행자산이 부실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경영진은 임기 내에 성과를 내기 위해서 고위험 투자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소위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이다. 이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은행 부문의 자산이 어떻게 투자되고 있는지, 즉 투자 포트폴리오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은행 부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은행 부문이 유치한 예금 또는 투자자금은 은행 부문의 부채이다. 따라서 예금 또는 투자자금의 유치에 과도한 유인(Incentive)을 주는 행위를 차단하여 은행 부채의 부실화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 은행 부문의 경영상태를 파악하는 신용평가회사들의 신뢰도를 상승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고안할 필요가 있다.

신용평가회사가 은행의 경영과 재무상태를 평가하지만, 평가를 받는 은행은 신용평가회사의 고객이다. 따라서 신용평가회사는 은행 경영진의 입장을 평가에 반영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것이 신용평가회사의 도덕적 해이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회보장 확대를 강화할 필요가 절실하다. 경제위기가 발생했을 때 일차적으로 저숙련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입는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김진옥 /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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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ㄷ 2021-09-10 19:05:01 | 39.***.***.134
교수님,
글을 좀 쉽고 짧게 써줄수 없는 지요, 좀 어려워요.

쉬운 경제 공부 2021-09-10 11:41:24 | 175.***.***.253
천정부지로 치솟는 주택가격 원인이 저이율정책, 코로나19 등의 요인이 자산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을수 있음을 피력. 유익한 글, 쉬운 경제공부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