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옥의 시선: 삶과 경제] (13) 보수적 합리성과 포장된 공정성, 그리고 시대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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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옥의 시선: 삶과 경제] (13) 보수적 합리성과 포장된 공정성, 그리고 시대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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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군소정당의 야당 대표는 13일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 당선과 관련해 "'정치 변화'는 시대정신이 되었고, 1987년 민주화 이후 오랜 시간 이념과 진영 논리가 정치를 지배하며 국론을 가르고 나라 전체를 퇴행시켜 왔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어 "정권은 바뀌고 있지만 사익 추구 정치가 판을 치고 국가의 분명한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 지 오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만, 그 역시 한국 정치판의 한계에서 벗어나 있는지 묻고 싶다. 현 집권 더불어 민주당의 정체성과 보수 야당 국민의 힘 그리고 여러 군소정당들이 추구하는 정체성이 어떻게 다른가? 정당의 정체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은 보수정당과 소위 진보정당을 번갈아 가면서 올라타고, 얼굴 마담을 하고 있는 모 정치인이 웅변적으로 말하고 있지 않은가? 크게 다를게 없고 대동소이하다.

야당의 청년 지도자 이준석씨가 우리나라의 시대정신을 대표하고, 이 시대의 젊은 청년층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나?

이 시대의 젊은 세대의 자화상은 무엇인가?

취업을 하지 못해 열악한 환경속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 취업해도 일주일에 70시간 일하면서 월급은 일반 대기업의 54%밖에 받지 못하는 대다수 중소기업의 젊은 청년들. 대기업에 취업해도 월급은 더 받을지 몰라도 장시간 격무에 시달려야 하는 청년들.

부모가 집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부모 세대들의 수명이 늘어 유산상속을 언제 받을 지 알 수가 없고.... 결혼을 하자니 살 집이 없고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는다고 하더라도 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어 자식을 갖는 것을 포기하고.... 이것이 이 시대의 자화상인데....

부모를 잘 만나 세계최고의 명문 하버드대학을 나오고 뚜렸한 업적도 없이 하버드를 나왔다는 이유로 정계에 발탁되었다는 사실은 한국정치의 픽션이고 코미디이지 이 시대 대다수 청년들의 자화상이 아니다.

더욱더 문제가 되는 것은 그가 모 경제신문 인터뷰에서 밝힌, 약육강식의 시장 자본주의의 본산인 미국식 자본주의를 액면 그대로 수용하는 발언이다. 그의 생각이 이 시대가 추구하는 가치가 아니며, 그가 세대를 같이하는 청년들의 우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가 추구하는 이익은 대다수 청년들의 이익의 대척점에 있다.

미국식 자본주의, 무엇이 문제인가? 문제는 “21세기 자본”의 저자 피케티가 지적한 바와 같이 미국의 무자비한 시장친화적 자본주의는 경제성장을 촉진하지 못하였고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데이터에 의하면 1978년에서 2018년까지 지난 40년 동안 소득 상위 1%내에 속하는 고소득자의 소득이 총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에서 19%로 9% 증가하였고, 상위 1%에 속하는 부자들이 차지하는 부(Weath)가 전체 부(Wealth)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에서 18%로 11% 증가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우리나라의 경제력은 일본의 1/3에도 미치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1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한 부자(Super Rich)의 수가 8명으로 일본의 7명보다 많고, 이건희 씨가 사망한 후 삼성가가 내어야 하는 유산세는 108억 달러로 우리나라의 2019년도 상속증여세 24조 3천 605억원(215억 달러)의 반에 해당한다.

이러한 상황은 소득분배의 형평을 등한시하고 경제적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무자비한 영미식 시장자본주의를 추종한 결과의 산물이다. 이러한 객관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미국식 자본주의를 추구하겠다는 한국의 청년 야당 지도자! 한심한 생각이 든다.

현재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씨가 시대정신을 대변하나? 윤석열씨 관련 시대 정신을 논하기 전에, 필자는 윤석열씨의 조국 가족비리 수사에 대하여 조국을 변호하고 싶지 않다. 공인으로써 당연히 치러야 하는 것을 치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국은 시골 서생이었던 필자와 달리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유사 정치활동을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윤석열씨가 검찰총장을 박차고 나가면서, 현 정부와 여권의 국가수사청 신설이 헌법과 법치주의에 어긋난다고 하는 주장은 옹색하고 필자가 갖고 있는 법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검찰개혁이 법치주의와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면 애당초 검찰총장직을 수용하지 말아야 되지 않았나 싶다.

현 정권의 집권 어젠더(Agenda) 중의 하나가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었나? 검찰의 수사권가 기소권의 분리가 헌법정신과 법치주의에 어긋나는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는 검찰권력의 일탈을 방지하고 인권을 보장하고 민주주의를 함양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닌가?

검찰개혁을 저지하기 위하여 조국의 가족비리(?)를 빌미로 삼아 대통령이 정무직으로 임명한 사람을 과도하게 수사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이것을 차치하고라도 과연 윤석열씨의 사고체계가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는가? 장모의 부동산 투기와 불법경제행위에 대한 의혹에 대하여, 장모는 10원 한 장 누구에게 피해준적이 없다는 발언(?). 사적 네트워크를 가동하여 얻은 정보든 공적으로 얻은 정보든, 그것을 이용하여 부동산에 투기하는 것이 정상적인 경제행위라고 윤석열씨가 생각한다면 그것은 평범한 소 시민들의 사고체계와 심각한 괴리가 있다.

또한 이러한 사고체계는 공동체의 선을 추구해야 되는 국가 지도자로써 적절하지 못하다. 부동산 투자를 주식 투자와 다르게 투기라고 폄하하는 이유는 그 성격이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는 주식 매매자간의 영합 게임(Zero Game)인데 반하여 부동산 투자는 두 당사자가 이득을 취하는 양의 합 게임(Positvie Sum Game)이다.

부동산 투기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부동산 투기로 인하여 가격이 상승하면 궁극적으로 주거용 생존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려고 하는 가난한 청년세대들이 경제적 피해를 입고 고통을 받는다는 것이다. 조금 심하게 표현하면 부동산 투기 행위는 간접 살인행위이다. 최근 서울 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집권여당이 참패한 이유도 부동산 정책의 실패때문이 아닌가? 대권에 도전하는 사람이면 이러한 상황 정도는 제대로 인식하여야 되지 않겠는가?

혹자는 이준석씨의 보수적 합리성과 윤석열씨의 공정이 궤를 같이 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이준석씨의 보수적 합리성은 시대정신을 반영한 것이 아니고, 윤석열씨의 공정은 검찰개혁을 방해하기 위한 빌미로 사용한 가장이고 위선이라는 생각을 필자는 지울 수 없다.

공정이라고 하는 가치는 윤석열씨의 전유물이 아니다. 명멸한 많은 정치인들이 이 가치를 추구하였다. 그들이 추구했던 가치는 대부분 빛바랜 공정의 가치였다. 윤석열씨와 조국, 언론에 비춰진 것들을 가지고 그들의 삶과 생각을 비교할 때 누가 더 공정했는지를 독자의 판단에 맡기고 싶다.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시대정신을 반영해야 되고 통합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는 문대통령의 생각에 필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시대정신과 관련하여 정치 경제체제의 혁신에 관하여 필자가 생각하는 것 몇가지를 개략적으로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정치적 자유의 신장이다. 구체적으로 과도하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대통형 중심제에서 벗어나 내각책임제로 가고 명실상부한 적어도 일본 수준의 지방분권을 이루어내자. 또한 국회의원 공천권을 지역주민에게 돌려 주자. 지방분권과 자립을 위한 세제개혁을 시도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방균형 발전을 운운하는 것은 가소로운 공염불로 들릴 뿐이다. 정치적 자유의 신장은 경제성장을 가속화시키고 민주주의를 성숙시킨다.

둘째, 경제적 자유의 신장이다. 독과점 규제를 강화하고 기업집단 재벌을 해체하자. 재벌해체를 주장하면 어떤 사람들은 삼성그룹의 경제적 기여를 항변하면서 반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500인 이상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평균임금 비중은 54.2%로 미국(88.7%), 일본(88.1%), 프랑스(72.8%)보다 아주 낮고, 국내 총생산에서 노동자가 벌어들인 소득은 63%인데 반하여 일본은 68.7%이다.

왜 그런가? 그 원천적인 이유를 필자는 소위 재벌이라고 하는 대기업집단의 비대칭적이고 과도한 교섭력이라고 생각한다. 대 기업집단을 형성하고 있는 고리 즉, 기업간 순환출자의 고리를 차단하자. 이와 함께 노동자의 교섭권을 신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혁신적으로 개선하자. 약자의 교섭력이 향상되지 않고는 소득분배의 형평을 이룰 수 없고, 민주주의를 함양할 수 없다.

셋째, 사회보장 확대와 주거안정이다. 37개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중에서 노인이 가장 가난한 나라, 노인의 자살율이 가장 높은 나라. 인구와 경제력 대비 10억 달러 이상 소유한 자산가가 가장 많은 나라. 이건희씨 사후 삼성가가 내는 유산세는 108억 달러로 우리나라 2019년 총 상속증여세 216억 달러의 반이 되는 나라. 이러한 데이터는 우리나라의 소득분배 불평등과 부의 불평등을 적나라하게 나타내 주고 있는 징표이다. 우리나라의 사회보장성 지출은 OECD 평균의 약 50%로 GDP 대비 12.3%에 불과하다. 균형환율로 계산한 우리나라의 일인당 GDP 수준은 약 4만 4천달러로 일본과 엇비슷하지만 일본의 사회보장성 지출은 GDP 대비 22.3%이다.

혹자는 우리나라의 사회보장수준이 높다고 말하지만, 드러난 국제적 비교 데이터는 우리나라의 사회보장 수준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복지국가의 시작은 주거안정에서 부터이다. 주거안정을 위해서 토지 공개념을 확대하고 공공주택 공급을 도로나 항만과 같은 사회간접자본 투자로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을 하자.

넷째, 중국과의 경제통합이다. 현재 중국의 GDP는 균형환율로 계산했을 때 미국을 앞서고 있다. 중국이 현재의 경제성장을 지속할 경우, 6-7년 후 중국연안지역의 인구 약 5억 정도의 경제력 규모는 유럽연합수준이 될 것이 자명하다. 궁극적으로 중국의 연안지역과 경제통합을 유럽연합의 수준까지 가속화할 경우 현재의 한국경제의 저성장기조를 어느정도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또한 중국과의 경제통합은 북의 핵 위협을 차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북한 정권은 중국을 상대로 핵전쟁을 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섯째, 교육투자를 포함한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이다. 지금 미국은 기후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일환으로 태양열과 풍력 그리고 전기차 생산 등 하부구조의 구축과 2년제 대학(Community College) 무료교육 확대, 그리고 2세에서 6세까지 무료 유아교육 확대를 위하여, 대규모 확대 재정정책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확대 재정정책은 막대한 정부부채를 수반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금 서구형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초석을 깔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차기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공과를 넘어 복지국가로 가는 초석을 깔아야 되지 않겠는가? 최소한 검찰공화국으로 가는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검찰독재를 저지할 수 있는 세력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군부독재가 아닌가 싶다.

정치를 이벤트성 쇼로 생각하면서 대박을 꿈꾸는 정치세력이 있다면 그 세력은 군을 사병화하여 구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획득하려는 세력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KBS2 월화드라마 “5월의 청춘”을 보면서, 그당시 대학에 재학하면서 군부독재에 항거하지 못하고 도서관에 처박혀 공부하면서 미래를 꿈꾸어 왔던 삶을 회개한다. 처참하게 찢어지는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고 행동하지 못한 자괴감을. <김진옥 /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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