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이재명 대선후보는 박정희 개발 독재 시대의 경부고속도로처럼 탈 탄소 시대를 질주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또한 제주도의 경제성장과 사회보장강화를 위하여 공유자산인 바람과 태양광(열)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획기적으로 육성하여 제주도를 탄소 중립 선도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제주도 입도세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제주도는 이미 2012년 시작된 제주카본프리섬계획을 통하여 2030년까지 제주를 카본프리 섬으로 구현하겠다는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력망(Electricity Grid) 확충 등 강력한 실행 로드맵(Road Map)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야당 대선 후보자가 진정한 지역균형발전을 원한다면 이 후보의 주장을 따라서 하기를 소망한다. 필자는 본 칼럼에서 신재생에너지 산업 중에서 풍력발전 산업 활성화의 당위성을 제주도의 시각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하는 범지구적(Global) 시각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것을 논하기 전에 제주도의 경제를 생산과 인구 측면에서 살펴보자.
제주도의 지역생산과 인구에 관한 데이터를 <그림 1>, <그림 2>, <그림 3>을 가지고 살펴보자. 제주도청과 통계청에 나와 있는 데이터를 가지고 파이싼(Python)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그린 것이다. <그림 1>과 <그림 2>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제주도의 총 지역생산(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 GRDP)을, 그림 2는 제주도의 인구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제주도의 명목 총 지역생산은 2012년 131조 9천 3백 10억 원에서 2019년 203조 8백 7십억 원이 되어 지난 7년 동안 53% 증가하였다. 2012년 제주도의 인구는 56만 818명에서 2019년 67만 207명으로 증가하여 지난 7년 동안 약 20%가 증가하였다.
제주도의 명목적인 지역 총생산이 지난 7년(2012-2019) 동안 53% 증가하였지만, 인구가 약 20%가 증가하였기 때문에 일 인당 명목적 지역 총생산은 33%가 증가한 것이 된다. 이러한 명목적인 일 인당 GRDP 증가로 제주도민의 후생이 증가하였지만, 전국 각 지역의 GRDP가 동시에 증가하였기 때문에 제주도민의 후생이 상대적으로 나아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림 3>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제주도의 전국평균 대비 1인당 GRDP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2019년 제주도의 1인당 지역 총생산은 30,792,000원으로 전국평균 37,274,000원의 82.6%이다. 서울의 1인당 지역 총생산은 45,118,000원이고, 1인당 지역 총생산이 높은 곳은 울산시로 65,112,000원이다. 제주도는 17개 광역 시도 중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평균 대비 제주도의 1인당 GDRP는 2019년 83.7%, 2016년 88.2%이다.
제주도에서 풍력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일으켜야 하는 당위성은 국토균형 발전 차원에서 찾을 수 있다. 제주도의 1인당 GRDP는 위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전국평균의 악 85% 수준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제주도의 산업구조는 부가가치가 낮은 농수축산과 관광 서비스업이 주축이어서, 타도 지역에 비교하여 인구 대비 경제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 제주도의 이러한 GRDP 수준은 거의 항구적으로 굳어져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을 벗어날 돌파구는 없는 것인가?
제주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혹자는 첨단산업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것은 필자의 생각으로는 현실성이 낮다. 일반적으로 첨단산업을 일으키려면 인구 밀집도가 높아야 하고 유수(有數)의 연구중심대학이 있어 인력과 기업의 혁신을 뒷받침해야 하는데 제주도는 지리적 한계로 그러하지 못하다. 제주도의 경제력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 대안은 신재생에너지 특히 풍력산업을 획기적으로 일으켜 고용을 창출하여 소득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제주도에서 풍력을 주축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일으켜야 하는 다른 하나의 당위성은 세계적 기후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범지구적(Global) 대응에 제주도가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데 있다. 세계 평화의 섬, 환경의 섬으로서의 제주도의 위상을 상표(Brand)화하여 모든 세계인이 찾는 제주도를 만들기 위해서.
미국은 지금 기후위기를 타파하기 위하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책의 하나로 석탄을 사용하는 전력 생산을 감소시키고 바람과 태양광(열)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이 이러한 전력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이유는 신재생에너지의 생산단가가 석탄을 사용한 전력 생산단가보다 지난 10년 동안 현저하게 하락한 데 있다. 이것이 <그림 4>에 나타나 있다.
2019년 현재 해상풍력(Offshore Wind)의 시간 당 메가와트 (Megawatt per hour) 전력 생산단가는 50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데 반하여 석탄을 사용한 전력 단가는 100달러를 넘고 있다. 태양광(열)을 이용한 전력 단가는 지난 10년 동안 현저하게 낮아져 지금 현재 풍력을 이용한 단가와 엇비슷하다. 추세상으로 볼 때 태양광(열)을 이용한 전력 단가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제주도는 태양광(열)을 이용한 전력 생산을 하기 위한 대단지 땅을 마련하기가 지리적 여건상 쉽지 않다. 이것은 기존 또는 신축 건물을 사용하여 태양광(열)을 이용하여 전력을 생산하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풍력발전의 경우 미국은 동부 해안지역과 서부 캘리포니아의 해안지역에 대규모의 풍력단지를 구상하고 있다. 미국이 지금 구상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모로 베이(Morro Bay)와 훔볼트(Humboldt) 해안에 건설하는 해상 풍력단지는 16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이다.
제주도는 사면이 바다이다. 가지고 있는 땅은 협소해도 사면이 바다라는 사실은 다른 타도 지역에 비교하여 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제주도 사면 앞바다가 육지의 땅처럼 자산이다. 이 자산을 활용하여 풍력산업을 일으켜 제주도의 경제력을 획기적으로 도약시키자. 미국이 동부와 서부해안에 계획하고 있는 대규모 풍력단지를 사면이 바다인 제주에서 찾지 못하겠는가?
* Self Claims on my Column
필자가 풍력발전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서 제주의 해안을 이용한 해상풍력 발전을 가능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러한 주장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가 공부하는 경제학은 환경을 우선하기보다는 생산이 먼저인 한계가 있다. 해상 풍력발전을 일으키면서 일어나는 어업생태계 파괴 등 환경비용을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절실하다. 만약 이 비용이 개발에 따른 경제적 편익을 초과한다면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하여 개발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자연환경은 현재 세대뿐만이 아니라 미래 세대들의 삶의 공간이고 공유자산이기 때문이다. <김진옥/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