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재심 '무죄' 선고 김두황 할아버지, "따뜻한 봄이 왔다"
상태바
제주4.3 재심 '무죄' 선고 김두황 할아버지, "따뜻한 봄이 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르방 무죄!" 환호
제주4.3 일반재판 재심에서 사상 처음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김두황 할아버지가 재판이 끝난 후 제주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4.3 일반재판 재심에서 사상 처음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김두황 할아버지가 재판이 끝난 후 제주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72년 전 영문도 모른채 끌려가 모진 고초를 당하고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제주4.3 일반재판 재심에서 사상 처음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김두황 할아버지가 "정말로 따뜻한 봄이 왔다"며 감격해 했다.

김 할아버지는 7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4.3일반재판 재심 무죄판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기쁜 날이다. 무죄 판결받았다"며 함께 재심 재판을 진행한 4.3불법 군법회의 수형인 및 변호사, 제주4.3도민연대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 할아버지는 무죄 판결을 받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정말 봄이 왔다. 유채꽃도 활짝 피었다"며 "여러 우리 동료들 상당히 고맙다.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여기를 찾아왔는데, 오늘은 무죄 판결을 받아 기쁜 날"이라며 거듭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 할아버지의 딸 김연자씨(63)는 "아버지가 항상 재판을 받고 나오면 잠을 주무시지 못했다"며 "항상 아버지가 재판 끝날 때까지 살아계실까 하는 마음 속에서 속으로 많이 걱정을 했는데 오늘 이런 날이 와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흘렸다.

제주4.3 일반재판 재심에서 사상 처음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김두황 할아버지의 딸 김연자씨가 제주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4.3 일반재판 재심에서 사상 처음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김두황 할아버지의 딸 김연자씨가 제주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4.3 일반재판 재심에서 사상 처음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김두황 할아버지에 대한 재판이 끝난 후 오임종 신임 4.3유족회장이 제주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4.3 일반재판 재심에서 사상 처음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김두황 할아버지에 대한 재판이 끝난 후 오임종 신임 4.3유족회장이 제주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오임종 신임 제주4.3유족회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 역사적인 날인 것 같다"며 "3만 영령이 하늘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 회장은 "오늘 재판은 4.3 해결의 실마리를 푸는 중요한 재판"이라며 "국회에 계류 중인 4.3특별법이 꼭 개정되서 3만 영령의 억울함을 풀고, 제주도민이 화합하고 단결해서 미래를 여는 중요한 재판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할아버지의 변호를 맡은 임재성 변호사는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억울함을 잘 얘기 못한 김두황 할아버지가 오늘 무죄를 선고받았다"며 "검사도 무죄를 구형했기 때문에 곧 1심 판결이 확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대로 판결이 확정되면 김두황 할아버지와 논의해서 실질적인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지법 앞에서 기자들과의 자리가 끝날 무렵 김 할아버지와 김연자씨 등은 "하르방 무죄!"를 외치며 환호했다.

한편, 김 할아버지는 스무살 때인 1948년 11월 16일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소재 집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조사 과정에서 무차별적인 구타와 폭행이 이뤄졌고 심한 고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그를 취조하던 경찰은 총을 겨눠 죽인다면서 협박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해 11월 30일쯤 일반재판이 열렸으나 판사는 질문도 하지 않았고, 그에게 진술할 기회도 주지 않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그는 목포형무소로 이송돼 수감생활을 해야 했다.

그의 판결문에는 '1948년 9월 25일 오후 8시45분께 제주도 남제주군 성산면 난산리에서 김두홍의 집에서 김관삼 등 6명과 무허가 집회를 열고 폭도에게 식량을 주기로 결의됐다'고 적시돼 있다. 그러나 이번 재심청구 심리과정에 이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헤드라인제주>

제주4.3 일반재판 재심에서 사상 처음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김두황 할아버지가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4.3 일반재판 재심에서 사상 처음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김두황 할아버지가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4.3 일반재판 재심에서 사상 처음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김두황 할아버지의 딸 김연자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4.3 일반재판 재심에서 사상 처음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김두황 할아버지의 딸 김연자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