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투수콘으로 꽁꽁 포장 논란...멀쩡한 식수대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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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 투수콘으로 꽁꽁 포장 논란...멀쩡한 식수대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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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신제주 일부구간 가로수 투수콘 포장 구설수
시민들 "왜 굳이 포장?"...市 "친환경 투수콘이어서" 해명
제주시가 신제주 일부 구간의 가로수 식수대 자리를 '투수콘'으로 완전히 덮어버리는 포장공사를 시행한 것으로 나타나 뒤늦게 논란을 사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곳은 제주시 연동 옛 그랜드호텔 사거리에서 연동 신시가지 방면의 남쪽 도로 일대.

이 구간의 가로수 주변에는 어느 순간부터 식수대가 있어야 할 자리에 대신 투수콘 포장이 돼 있다.

원래 식수대 공간에는 자연 그대로의 흙 상태나 잔디 또는 꽃이 식재돼 있었으나, 도로공사가 이뤄진 후 식수대를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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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수콘 포장이 돼 있는 신제주 신광로 남쪽 도로 일대 가로수.ⓒ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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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수콘 포장이 돼 있는 신제주 신광로 남쪽 도로 일대 가로수.ⓒ헤드라인제주
식수대가 있던 공간에는 나무의 숨통을 막아버리듯 기둥 부분만 놔두고 투수콘으로 전면 포장된 상태다.

투수콘 포장이 된 후 2~3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시민들의 우려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시민 A씨(52. 제주시 연동)는 "누구 아이디어로 이렇게 한 것인지, 정말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돈이 남아 돌아도 그렇지, 예산을 써가면서 멀쩡한 식수대를 이렇게 투수콘으로 막아버린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지금 얼핏 보기에도 이곳 가로수들은 수령이 높은 나무들인데 투수콘으로 막힌지 오래될 경우 생육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 뻔하다"며 "또 여름철 폭염더위에 나무 뿌리 부분의 열기가 더해질 것 아니냐. 가로수 주변에도 시원함보다는 열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의 투수콘 포장과 달리, 최근 건설부서에서 시행한 제주중앙중 동쪽 신설도로나 대부분의 도로에는 가로수 식수대 공간이 정상적으로 확보돼 있었다.

유독 신광로 남쪽 도로구간에서만 투수콘 포장이 행해졌던 것이다.

문제는 가로수 투수콘 포장을 시행한 제주시청 담당부서가 도로건설 부서가 아니라 공원녹지 관리 부서라는 점이다.

도심지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쾌적한 가로환경 조성에 나서야 할 부서에서 투수콘 포장을 주도적으로 시행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을 두고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제주시 당국은 '투수콘'의 우수성 강조에 급급해 의아스러움을 사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투수콘이라고 해서 다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인도포장용 일반 투수콘과 지금 가로수 식수대를 덮은 투수콘은 차원이 다른 것이다"면서 "환경부에서 친환경 소재로 인증한 것이고, 물이 수며들고 통기.보습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시 등 육지부에서도 이러한 투수콘 포장이 이뤄졌다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신제주 신광로 구간에 투수콘 포장을 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건설과에서 인도정비 공사를 했는데, 인도와 식수대 높낮이가 맞지 않아 장기간 방치되면서 보행자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며 "그런던 중 우리 부서 사무실에 (한 업체에서) 친환경 소재 투수콘 홍보를 위해 방문했길래 그 설명을 듣다보니 그것도 좋을 것 같아 시범적으로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친환경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식생보호나 도심환경 측면에서는 투수콘 포장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식수대가 더 좋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때 처음 한번 한 것이고, 앞으로는 더 이상 (투수콘 포장덮게를)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시 당국이 뒤늦게 가로수 투수콘 포장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추가적인 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신광로 남쪽 도로의 투수콘 포장은 도심지 녹지관리 정책에 역행하는 전형적 예산낭비 사례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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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개통된 신설도로의 가로수. 건설부서에서 시행한 이 도로의 가로수에는 식수대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신설 도로에서는 가로수 식수대에 투수콘 포장이 이뤄진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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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내 주요 도로의 일반적 가로수 식수대. 신광로의 투수콘 포장 가로수와는 느낌이 다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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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도 좋지 않아요 2019-04-25 08:45:13 | 175.***.***.14
공짜라도 이것저것 검토하고 할 일인데
예산 썼다면 정말 아니올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