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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지역'의 부끄러운 민낯...국제기준 완전 '깜깜이'였다

[데스크논단] 3년만에 확인된 OIE 청정지역 해제
16년간 업무 '방기', 인증기준 변경사실조차 몰라

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승인 2017.10.30 14: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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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가 30일 국제수역사무국(OIE, 세계동물보건기구)의 돼지열병 청정지역에서 제주도가 제외된 것에 대한 경위를 밝혔다.

청정지역에서 해제된지 수년이 지났으나, 최근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언론 등에서 '깜깜이 도정'이란 거센 질타를 받은 후 뒤늦게 내놓은 공식 입장이다.

제주도가 OIE 돼지열병 청정화 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16년 전의 일이다.

1999년 12월18일, 제주도는 국제기준의 청정지역 조건 충족이 이뤄지자 자체 청정화 선포를 했고, 다음해인 2000년 5월20일 농림축산식품부가 OIE에 이의 내용을 정식 보고하면서 제주도는 공식적 청정지역 지위를 획득하게 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OIE의 청정지역 지위 획득은 국가단위가 아닌 지역단위에서 이뤄진 것은 처음이어서 국내.외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청정지역 지위를 획득하자, 제주에서는 성대한 축하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이후 돼지 전염병과 관련한 모든 사항은 청정지역 지위를 유지시키는데 포커스가 맞춰졌다. 돼지열병 등이 발생하더라도 제주에서는 백신주(롬주) 사용이 극도로 자제됐다.

그러나 최근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제출된 자료에서는 깜짝 놀랄만한 일이 확인됐다.

OIE의 돼지열병 청정지역 리스트에 제주도라는 이름이 없었던 것이다. 즉, 제주도는 OIE의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제주=청정지역'은 누구나 그렇게 알고 있었고, 그렇다고 믿어왔던 등식과도 같은 것이었는데, 제주도가 청정지역이 아니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더욱이 한심스러운 것은 제주도정이 이러한 사실에 대해 제대로 인지조차 못했다는 것이다.

최근 타 시.도산 돼지고기 반입금지 해제(10월10일) 전에 개최된 전문가 회의에서 OIE의 청정지역 리스트에 제주도가 제외된 사항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히 언제 해제됐고, 왜 해제됐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지 못했던 드러나 문제의 심각성을 갖게 했다.

30일 발표된 해제경위 발표는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제주자치도는 OIE 돼지열병 청정지역 리스트에 제외된 경위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에 질의한 결과 지난 27일 공식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위는 이렇다.

제주도가 청정지역 지위를 획득한지 13년이 지난 후인 2013년 5월, OIE 총회에서 돼지열병을 '보고 후 인증대상 질병'에서'평가 후 인증대상 질병'으로 변경키로 의결했고, 이어 2014년 OIE 총회에서 관련 조항을 개정했다는 것이다.

즉, 벌써 3년전에 관련 규정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종전에는 국제수역사무국 '보고'를 통해 청정지역 인증이 이뤄졌으나, 이때부터는 '평가'를 거친 후 인증을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제주도의 청정지역 지위는 2014년 OIE 총회 결정을 기점으로 해 해제됐고, 다시 인증을 받으려면 이 시점을 기준으로 평가심의를 거쳐야 한다.

실제 OIE에서는 2014년부터 변경된 기준에 따라 돼지열병 청정지역 신청을 받아 평가심의를 거쳐 2015년 총회부터 다시 청정지역 인증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주도만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른채 손놓고 있다가 이번에 '깜깜이 도정'의 민낯을 드러낸 것이다.

OIE의 국제기준 변경사항은 2013년 7월 우리나라 농식품부에도 통보됐고, 당시 농식품부는 관계기관에 이의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는 관련사실을 전혀 통보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농식품부는 당시 제주도에 해당사항을 통보하지 않았을리 없다면서 당시 공문서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나, 제주도정은 "못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진위논란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만약 제주도정이 공문서를 받고도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어떤 조치도 하지 않은 것이라면 '무능행정'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 것에 다름없다. 비난을 받아도 싸다.

또 설령 관련 내용을 통보받지 못했다는 제주도정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책임은 면할 수 없다.

당시만 하더라도 제주산 돼지고기의 고급 브랜드화 전략에서 OIE 청정지역 지위를 받고 있는 점이 집중 홍보돼 왔고, 돼지 뿐만 아니라 다른 가축의 청정지역 선언도 추진되던 때였기 때문이다. 

제주도 축정당국이 전혀 몰랐다는 것은 청정지역 지위 유지를 위한 그동안의 활동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것이다. 또한 '청정지역' 타이틀만 확보한 후, 관련 업무를 방기해 왔다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제주도는 이날 경위 설명과 함께, 앞으로 돼지열병 백신주 항체를 2019년까지 근절하고 OIE 청정지역 인증기준 조건을 충족한 후 지위를 재획득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돼지열병은 국내기준으로는 현재 제주도는 백신 비접종 '청정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제주도정의 뒤늦은 경위설명은 '국제기준이 바뀌어서 제외된 것일뿐'에 방점을 찍고, '국내 청정지역은 유효'라는 말로 은근슬쩍 책임을 회피하려는 계산이 엿보였다. 

하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국제관련 업무의 미숙함을  여지없이 드러낸 이번 일은 도민들에게도 큰 허탈감을 줬다. 

OIE의 청정지역 리스트에 제주도가 제외된 경위에 대해서는 확인된 만큼, 이제 남은 것은 왜 이 업무가 방기돼 왔는지를 규명하는 일이다.

OIE의 국제기준 변경은 '국제 영역'이어서 지자체 차원에서 파악하기 힘든 점이 있었다 하더라도, 농식품부 및 관련기관도 알고 있었던 것을 왜 제주도만 몰라야 했는지  납득할만한 설명이 필요하다.

청정지역에서 해제됐다는 사실을 3년만에 알게 됐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때문에 진위는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농식품부의 통보사항에 관한 공문서를 받았는지 여부에서부터, 왜 즉각적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필요하다면 감사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해서라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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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수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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