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북 중계펌프장 월류수 처리공사에 주민들 격한 반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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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북 중계펌프장 월류수 처리공사에 주민들 격한 반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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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수도본부 공사 재개에 주민들 강력 반발 저지
"중계펌프장 시설 '불법' 확인...30년간 악취.슬러지로 고통"
제주도 "변호사 자문 거쳤다"...시민단체 "법적조치 할 것"
ⓒ헤드라인제주
17일 제주참여환경단체와 제주시 화북동 곤을부락 주민들이 월류수 처리시설 공사현장에서 공사반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불법매립 의혹과 절차적 과정 문제 등으로 중단됐던 제주시 화북1동 월류수 처리시설 설치 공사가 주민들과의 소통 없이 갑자기 재개돼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17일 화북1동 주민들과 제주참여환경연대에 따르면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최근 화북동 곤을부락 주민들에게 화북중계펌프장 월류수 처리시설 공사 재개를 통보했다.

'월류수'는 우.오수 관로로 도로, 마당 등에서 모인 빗물이 집수구를 통해 하수관으로 유입되어 빗물과 오수가 합쳐져 모아지는 곳을 말한다.

상하수도본부는 많은 비가 내릴 경우 시설용량을 초과하는 하수를 처리하기 위해 지난해 3월 23일 월류수 처리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서를 주민들에게 고시했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당초 담배꽁초나 타이어 가루 등을 정화하기 위한 빗물처리시설이라고 설명을 들었다며, 주민들을 속이며 강행되는 월류수 처리시설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발했고 이에따라 공사는 잠정적으로 중단됐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월류수 처리시설 공사가 일방적으로 다시 재개된 것이다.

17일 참여환경단체와 제주시 화북동 곤을부락 주민들이 월류수 처리시설 공사현장에서 공사반대 브리핑을 진행했다.ⓒ헤드라인제주
17일 제주참여환경단체와 제주시 화북동 곤을부락 주민들이 월류수 처리시설 공사현장에서 공사반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참여환경연대는 이날 오전 월류수 처리시설 공사 현장에서 "지난해 행정기관 공무원들이 주민들에게 '큰 비가 내리면 담배꽁초나 타이어 가루 등이 우수관을 통해 나오는 현상을 방지하고 그것을 정화하고자 빗물처리시설을 설치하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지만 사업을 설명하는 각종 문서에는 소규모 하수처리 시설, 월류수 처리 시설로 되어있었다"며 "지역 주민들을 속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중지된 공사였고 공사를 중지할 때도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해 다시 설치를 진행하겠다고 공사일지중지사유서를 제출했으면서도 일방적으로 공문을 보내 공사 방해 시 손해배상청구, 공무집행방해, 민형사처벌 등을 얘기하면서 공사를 재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5년 150억원이라는 큰 예산을 들여 화북중계펌프장 공사를 진행했으면서도 거기서 여전히 월류수가 발생해 또다시 공사를 진행한다는 건 공사 설계부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공사 이전부터 주민들은 화북중계펌프장으로 인해 생기는 악취, 매립으로 인해 범람하는 빗물로부터 침수피해 등을 겪어왔는데 공무원들은 이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또다른 공사만 진행하려고 한다"고 힐난했다.

환경참여연대는 또한 지난 1992년 화북중계펌프장 설치에 있어서도 절차적 정당성의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이곳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면 건설부(지금의 국토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곳으로 나와있다"며 "당연이 이곳을 매립해서 공사를 하려면 건설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당시 신청서를 보면 제주시장이 제주시장 스스로에게 허가를 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천법을 위반한 것뿐만 아니라 1992년부터 주민들은 불법적인 행위로부터 고통을 받아온 상황"이라며 "불법에 불법을 더해서 지금의 공사까지 강행 중이다"고 비판했다.

17일 참여환경단체와 제주시 화북동 곤을부락 주민들이 월류수 처리시설 공사현장에서 공사반대 브리핑을 진행했다.ⓒ헤드라인제주
17일 제주참여환경단체와 제주시 화북동 곤을부락 주민들이 월류수 처리시설 공사현장에서 공사반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헤드라인제주

이날 현장에 있던 마을 주민 ㄱ(63)씨는 "주민들에게 진실되게 얘기하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그래서 문제를 삼고 반대하니까 손해배상청구, 민형사조치를 취하겠다고 공문을 보냈다. 이건 협박식 공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63년 살면서 한번도 물난리가 난 적이 없었던 곳인데 하천을 매립하고 그곳으로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매해 마을 일대가 물난리를 겪고 있다"며 "그런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도 않고 또다른 공사를 일방적으로 재개하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마을 주민 ㄴ(51)씨도 "행정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담당 팀장이 계속 바뀌니까 시간도 지체되고 의견조율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이 바쁘다고 공권력을 쓰는데 이것에 겁을 먹은 주민들이 많다"며 "그래서 참여환경연대에 도움을 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래 하천이었던 곳이 매립된 상황. 마을 주민에 따르면, 이 방향으로도 빗물이 흘러야 하는데 매립된 탓에 반대쪽 하천이 범람한다.  ⓒ헤드라인제주
원래 하천이었던 곳이 매립된 상황. 마을 주민에 따르면, 이 방향으로도 빗물이 흘러야 하는데 매립된 탓에 반대쪽 하천이 범람한다.  ⓒ헤드라인제주
월류수 처리시설 인근 하천. 마을 주민에 따르면, 화북중계펌프장 설치로 인해 강한 우천시 이곳 하천이 범람해 마을 곳곳이 침수된다. ⓒ헤드라인제주
월류수 처리시설 인근 하천. 마을 주민에 따르면, 화북중계펌프장 설치로 인해 강한 우천시 이곳 하천이 범람해 마을 곳곳이 침수된다. ⓒ헤드라인제주
월류수 처리시설 공사가 재개되고 있는 상황. ⓒ헤드라인제주
월류수 처리시설 공사가 재개되고 있는 상황. ⓒ헤드라인제주

제주도 관계자는 "법적검토와 변호사 자문을 마치고 공사 재개하는 것"이라며 사업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공사를 중지하면서 공사를 반대하는 마을 주민들과 꾸준히 만나 간담회도 가졌고 이야기도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를 멈췄던 이유는 진성서가 들어오고 변호사 자문이 필요했고, 여러가지 검토할 사항이 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오늘 갑작스럽게 공사를 재개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월말 쯤 자문이 끝나고 12월부터 공사를 다시 추진해오고 있었다"며 "오늘은 4번째 공사다. 단지 장비만 투입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공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고 반대측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은 고발장을 접수한다고 하셨으니 그 이후에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제주도의 공사 재개와 관련해 참여환경연대는 성명을 내고 "제주상하수도본부는 불법공사를 당장 중단하고 그간 지역주민에게 고통을 준 것에 대한 사과는 물론, 공사를 철회하라"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화북 곤을마을 주민들은 하천이 막힌 후로 태풍 나리와 미탁이 내습할 때 막대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행정의 잘못에 따른 배상을 받지 못했다"며 "또한 중계펌프장의 악취로 수십년간 고통을 준 것에 대해 상하수도본부가 미안해 하는 마음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 만약 상하수도본부가 지역주민에게 사과하고 공사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본회는 이에 따른 법적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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