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제2공항 도민의견' 발언 해석놓고 논쟁...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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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제2공항 도민의견' 발언 해석놓고 논쟁...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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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어떤 선택하던 그것에 적극적 지원" 발언 두고 대립
시민사회 "도민결정권 공론화 지지한 것"...道 "그게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제2공항 관련 질문-답변.

◆ 시민질문
"지금 제주도는 제2공항 때문에 많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의 원전 갈등을 해결할 때  공론화로 해결했잖습니까? 제주도도 지금 정부나 아니면 도정에서 그걸 받아들여 가지고 공론화를 하면 주민 갈등이 훨씬 줄어들 것 같은데, 근데 그게 아직 해결이 안 되고 있거든요.  우리 제주도는 이미 이제 강정해군 기지 때부터 많은 홍역을 겪어왔잖습니까? 이에 대한 대통령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 문 대통령 답변 
"강정마을 문제는 일종의 사회적 합의를 이뤘고요,  주민들이 요구하는 여러 가지 보상 방안들도 정부가 다 수용을 해서 많은 사업들이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지금 제주도에서 제일 큰 갈등사안은 제2공항 문제일 텐데, 사실은 정부가 그 문제에 기존의 공항을 확장할 것이냐, 제2공항을 마련할 것이냐라는 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는 상당히 힘이 듭니다. 그러니 그 선택은 주민들의 결정에 맡겼던 것이고, 일단 제주도민들은 제2공항을 선택을 하셨어요.
그런데 제2공항에 대해서 또 현지의 지역주민들은 반대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말씀을 주로 하신 거 아닌가요?"

◆ 시민질문2
"찬반은 언제든 어디서든 다 존재하는데, 지금 도민들이 찬성한다는 거는 제가 동의할 수 없고요. 그런 도민들의 의견을 한번 공론화해서, 그래서, 그래서 추진을 해야 대통령님이 공약하신 절차적 정당성 추진에도 맞고, 그거에 따라가지고 갈등도 최소화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문 대통령 답변2
"지금 제주공항은 완전히 포화상태여서 제주도의 발전이라든지 또 제주도민들의 어떤 이동권을 위해서도 이렇게 공항을 확장하거나 제2공항을 만들거나 하는 일은 필요한 것이거든요.
정부는 제주도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 그것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습니다."

19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사진 뉴시스>
19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사진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열린 '국민과의 대화'에서 제주사회 최대 이슈인 제주 제2공항 갈등문제와 관련한 발언을 두고, 제주에서는 20일 대통령 발언 진위를 둘러싼 '해석 논쟁'이 벌어졌다.

시민사회단체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도민들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도민선택에 따라 하겠다는 사실상의 공론화 지지 표명"이라며 크게 반색한 반면, 제주도는 "대통령님의 말씀은 도민들은 이미 제2공항에 대해 선택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확고한 지원방침을 공언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완전히 다른 해석이다. 시민사단체는 '공론화'에 대한 지지표명으로, 제주도정은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지원'으로 풀이한 것이다.

이러한 해석 논쟁이 빚어진 데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 다소 모호한 부분이 있었던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 문 대통령 발언, 왜 해석 논란이?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은 국민과의 대화 도중 한 시민이 "지금 제주도는 제2공항 때문에 많은 갈등을 겪고 있다"고 전제, "원전때도 공론화로 해결했는데, 제주도도 지금 공론화를 하면 주민 갈등은 훨신 줄어들 것"이라며 대통령의 입장을 물었다.

문 대통령은 "아마도 지금 제주도에서 제일 큰 갈등사안은 제2공항 문제일 텐데, 사실은 정부가 그 문제에 기존의 공항을 확장할 것이냐, 제2공항을 마련할 것이냐라는 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는 상당히 힘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니 그 선택은 주민들의 결정에 맡겼던 것이고, 일단 제주도민들은 제2공항을 선택을 하셨다"며 "그런데 제2공항에 대해서 또 현지의 지역주민들은 반대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 부분에서 '제주도민은 제2공항 선택' 발언이 첫번째 논쟁의 대상이 됐다. 공식적으로 제주도민의 '선택 결정'이 공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두고 이 발언을 한 것인지 모호하기 때문이다.

이에 질문을 한 시민이 "찬반은 언제든 어디서든 다 존재하는데, 지금 도민들이 찬성한다는 거는 제가 동의할 수 없다"며 "그런 도민들의 의견을 한번 공론화해서 추진을 해야 대통령님이 공약하신 절차적 정당성 추진에도 맞고, 그래야 갈등도 최소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공론화'를 재차 강조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지금 제주공항은 완전히 포화상태여서 제주도의 발전이라든지 또 제주도민들의 어떤 이동권을 위해서도 이렇게 공항을 확장하거나 제2공항을 만들거나 하는 일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제주도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 그것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첫번째 발언에서는 도민들이 이미 제2공항을 선택한 것처럼 발언했으나, 두번째 발언에서는 공항 확장이든 제2공항 건설이든 공항 인프라 확충은 필요하다면서 '제주도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 그것에 대해서 적극적 지원한다는 방침'을 언급했다.

첫 발언은 도민선택이 이미 끝났다는 '과거완료형' 뉘앙스로, 두번째 발언은 제주도민들이 앞으로 선택하게 되는 것이라는 '미래형'의 의미로 전해졌다.

시민사회단체는 발언의 전체적 흐름 상 두번째 마지막 부분, 즉 '제주도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 그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에 큰 의미를 두며 환영입장을 밝혔다.

◆ 시민사회, 도의회 "문대통령, 도민 자기결정권 공론화 지지표명한 것"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20일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도민의 자기결정권과 공론화 해결에 대한 지지 표명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비상도민회의는 "이번 문 대통령의 입장으로, 지난 15일 제주도의회가 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본격 착수한 도민 공론화에 추진력을 얻게 됐다"고 평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답변에서 '제2공항 문제는 가장 큰 사안인데, 정부가 직접 개입하기는 상당히 어렵다'며 정부가 제2공항과 관련된 문제의 해결방안을 직접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도민 스스로 자기결정권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 옳다는 취지의 발언을 덧붙였다"면서 "이는 결국 도민 공론화를 통해 최종적인 판단을 해 달라는 요청"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제주도민들이 제2공항을 선택했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는 청와대에 보고되는 제2공항 문제에 대한 정보가 객관적이지 않고 심하게 왜곡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제주도민이 어떤 선택을 하던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제2공항 문제는 도민들 스스로 자기결정권을 통해 결정해 달라는 것이고, 그 결과에 대해 존중하고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했다"며 "결국 '공론화'라는 절차를 통해 제2공항 갈등을 해결하려는 제주도민과 도의회의 노력이 정당성을 인정받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제 국토부는 지금 즉시 기본계획 고시를 중단하고 제주도의회의 공론화 절차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그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제주도의회 제2공항 갈등해소 특별위원회 박원철 위원장은 20일 오전 열린 특위 2차회의 모두발언에서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진행했는데 제2공항 언급이 있었다"면서 "현 제주공항이 혼잡하고 그렇기 때문에 제2공항이나 공항 확장에 대해 분명하게 도민의 뜻에 따르겠다, 결정하면 지원 아끼지 않겠다고 하셨다"며 특위의 역할이 중요해 졌다고 말했다.

또 특위 홍명환 의원도 "어제 대통령도 (국민과의 대화에서)도민들의 결정에 따라 적극 지원하겠다고 해주셔서 특위에 힘을 실어주셨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반부 발언에 '제주도민이 제2공항 선택했다'고 하셨는데, 엄연히 사실과 다르다"며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를 찾아가 객관적으로 사실을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제주도정 '다른 해석', 그 이유는?

반면, 제주도정의 입장은 달랐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이날 오전 도의회 도정질문 답변에서 '다른 해석'을 내놓은데 이어, 제주도 차원에서는 공식적으로 '제2공항 건설 관련 대통령님 말씀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제주도민들의 제2공항 선택'을 인정하고, '적극적인 지원 방침'을 공언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면서 오히려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조속히 할 것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공항 인프라 확충방안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제주도민이 어떤 선택을 하면 정부는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나, 제주도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제주도는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님은 정부가 이 문제에 직접 개입하기는 상당히 힘이 든다라는 것을 전제하며, 그 선택을 주민들에게 맡겼던 것이고, 일단 제주도민들은 제2공항을 선택했다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지난 30여 년간 도민사회에서 이루어졌던 치열한 공론 과정들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제주도는 "대통령님이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제주공항의 완전포화를 비롯해 이동권 보장, 제주발전 등을 위해 공항을 확장하거나 제2공항을 만들거나 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이후, 적극적인 지원 방침을 말씀하신만큼, 제주도는 제주도민이 원하는 제2공항 건설을 위해 도민 요구사항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도민의 바람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이 두번째 발언 말미의 '제주도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 그것에 대해서 적극적 지원한다는 방침' 부분은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

결국 이날 논쟁은 첫번째 발언 부분의 '제주도민들의 제2공항 선택'이 핵심인지, 아니면 두번째 발언 말미의 '제주도민의 어떤 선택을 하던지 적극적 지원'을 핵심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 발언에 대해 청와대가 공식적 입장을 내놓을지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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