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치단체 주민투표, 상급종합병원 지정...차기정부 정책화 관건
'12.3 내란 사태'의 우두머리인 윤석열 대통령이 마침내 파면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4일 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라는 주문을 선고했다. 반헌법적이고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로 국가적 대혼란을 초래한지 122일만이다.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결정이다. 대통령 탄핵(파면)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이지만, 사안의 중대성 면에서는 사실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 2024년 12월 3일 밤 전격적으로 행해진 비상계엄 선포는 명백한 위헌.위법의 '내란'에 다름 없다. 군경을 동원한 '친위 쿠데타'다.
헌재의 결정문에서는 이러한 위헌.위법성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이 사건 계엄을 선포함으로써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해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경제․정치․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했고,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을 초월하여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
군경을 동원해 국회 등 헌법기관의 권한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함으로써 헌법수호의 책무를 저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
헌재는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탄핵심판 과정에서 청구인과 피청구인측간 공방이 이어졌던 △비상계엄 선포의 요건과 절차 △계엄 포고령 1호 발령 △국회 활동 방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시도 △정치인·법관 등 주요인사 체포 지시 등 탄핵소추 사유의 5대 쟁점에 대해서도 위헌.위법성이 모두 인정됐다.
전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게 하고, 대한민국을 위기로 몰아넣은 반헌법적이고 위법적인 행위의 결론은 '파면'이이었다. 이는 시민의 승리이자, 민주주의의 승리이다.
군경을 동원해 국회를 무력화시키고 헌정질서를 짓밟으려는 것을 온 몸으로 막아냈던 것도 시민이었고, 한 겨울 추위에도 거리에서, 광장에서 민주주의 회복을 부르짖으며 조속한 파면을 촉구해온 것도 시민이었다. 헌재의 결정문에도 일련의 위기 상황에서 보여준 '시민의 행동'에 대해 분명하게 적시하고 있다.

제주에서도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직후부터 파면 선고가 이뤄진 지난 4일까지 제주시청 광장에서 29차례에 걸쳐 집회와 시국농성이 이어졌다. 그동안 제주지역 광장집회를 주도해 온 '윤석열 정권 퇴진 한국사회전환 제주행동'은 7일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파면은 내란에 맞선 제주도민의 연대와 광장 민주주의 승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향후 시민들과 함께 사회 각 분야의 공공성 강화 및 사회대전환을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임을 밝혔다.
사실 헌재의 파면 결정은 국민들이 목도한 '12.3 내란사태'의 실체적 내용만 놓고 보더라도 예상됐던 수순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이제 곧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접어든다. 주권자의 선택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 붕괴됐던 민주주의 질서를 바로 잡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오롯이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

지역적 과제도 적지 않다. 제주지역만 하더라도, 계엄사태 이후 '멈춰진 시간'이 너무나 많았다.
당면 최대 과제로 꼽히는 3개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행정체제 개편 현안이 그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한 행정절차는 완전히 중단된 상태이다. 계획대로 2026년 7월 출범을 목표로 한다면, 늦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기초자치단체 도입 여부에 대한 주민투표가 부쳐졌어야 했다. 그래야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시장 및 기초의원 선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엄 사태 직후 제주특별법상 주민투표 실시를 제주도지사에게 요구할 권한을 가진 행정안전부 장관이 공석이 되었고, 비상시국 상황에서 일련의 논의는 멈춰졌다.
문제는 상반기 주민투표가 물 건너간 상황에서, 후속 로드맵을 어떻게 다시 조정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아직도 내년 6월 지방선거 적용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고자 한다면, 주민투표의 마지노선은 어느 시점까지로 잡아야 하는가 라는 부분도 함께 고민돼야 한다.
국회에서 기초자치단체 설치법안이 통과돼야 하는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제주도 내적으로는 기초의원 및 광역의원의 정수 조정 및 선거구 획정, 기초자치단체 청사 준비, 공공재산 분배 및 사무 배분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 어떤 이는 최소 1년이 필요하다고, 어떤 이는 속전속결로 할 경우 주민투표와 국회 법안 통과를 전제로 하면 6개월 정도면 될 것이라고 한다.
분명한 것은 이제 1년 남짓한 상황에서,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자칫 '희망 고문'만 하며 시간상으로 물리적 한계점을 마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로서는 조기 대선 과정에서 당선자의 핵심 공약으로 채택되고, 새정부가 출범함과 동시에 주민투표 실시 요구가 이뤄지는 상황이 최선이다. 당장에 대선국면에 돌입하는 상황에서 머뭇거릴 시간도 없다. 제주도정이나 도의회가 각 정당과 대선 후보 모두에게 한 목소리로 '주민투표'의 조속한 실시를 제안하고 정책화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주지역 의료서비스 관련 시급한 현안인 상급종합병원 지정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윤 전 대통령의 제주도 민생토론회에서 약속하면서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관계부처에 재차 확인하고 차질 없이 지정될 수 있도록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
관광형 UAM 시범운영구역 지정이나, 제주해녀어업 보전, 국립탐라문화유산연구센터 건립,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그린수소 실증 사업 지원 등의 현안도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대선정국에서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선 과정에서 지역현안 사업의 정책화 추진은 제주도정뿐만 아니라 도의회의 역할과 책임도 막중하다. 때마침 현재 도정질문이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그야말로 비상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제주도의 주요 현안에 대해 각 정당에 어떻게 제안하고, 대선 후보자 정책으로 녹아들 수 있도록 할 것인지에 대해 도정과 도의회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 속에서 지역 현안의 제안 방향에 대해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진행될 대선정국, 도정과 도의회의 현명한 판단과 결단이 요구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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