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심화, 원도심 차별" vs "차량 억제효과, 불편 개선"

서민 차별 논란과 함께 실효성이 없는 실패한 정책이라는 혹평 속에 폐지 요구가 분출되고 있는 제주도 차고지증명제를 놓고 제주도의회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도의원 가운데에서는 이 제도로 인한 도민 불편 심화 등 문제를 제기하며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반면 제주도는 차고지증명제를 통해 타지역에 비해 차량증가 억제 효과가 확인됐고, 이번에 대폭적인 개선이 이뤄지는 만큼 존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정민구)는 25일 제435회 임시회에서 '제주도 차고지증명 및 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3건 등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하나는 지난 1월6일 제주도가 발표한 차고지 증명제 조례안으로, 소형과 경형, 1톤 이하 트럭 등에 대해 차고지증명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중증장애인 등의 교통약자 차량에 대해서도 차고지증명이 면제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더불어민주당 현지홍 의원(비례대표)이 대표 발의한 조례안으로, 출산 장려 및 차고지증명제에 대한 현실적 여건 등을 고려해 다자녀가정 및 부속도서에 대한 차고지증명을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출산장려를 위해 증명제 면제 대상을 확대하는 수준으로, 제도 자체가 핵심은 아닌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국민의힘 김황국 의원(용담 1.2동)이 발의한 조례로, '2007년 2월 1일 이후에 등록된 대형자동차'만 차고지 증명 대상으로 하고 있다.
즉, 도민들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나머지 차량은 차고지 증명제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사실상 폐지에 준하는 안이다.
◇ "개정안, 원도심 배려 전혀 없어...증명제 폐지해야"
폐지에 준하는 조례안을 제출한 김황국 의원은 "이 조례안은 원도심 지역 주민들에 대한 고민 배려는 전혀 없었다는 게 핵심"이라며 "원도심은 문화 및 주거 등 불이익이 많다. 공동화로 인구 소멸로 가는 상황인데, 이런 부분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데 대안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특정지역에 대해 차고지 증명에 대한 기준을 다르게 한다면 지역간 또 다른 갈등의 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특히 경계 지역부분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지금 제주를 제외한 전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차고지증명제를 시행하는 곳이 없다"며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에 차고지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수천만원이 들지만, 이를 위한 행정의 지원은 매우 모자라다"며 "개인 차고지에 대한 과감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영훈 지사도 차고지증명제와 관련해 폐지에 준하는 제도 개선을 말했다"며 "저도 그 말씀에 방점을 찍겠다"고 말했다.

◇ "대중교통 개선 없는 차고지증명제 불합리...도민 불편 개선 먼저 이뤄져야"
민주당 한동수 의원(이도2동을)은 "차고지증명제에 대한 원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이동권 격차와 주거.이동에 대한 침해가 발생하고 있어 증명제를 완화하자는 주장이 대세가 됐다"며 "저는 이런 불편이 대중교통 이용률이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라 생각된다"고 진단했다.
한 의원은 "제주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약 11%로 전국 최저인데, 대중교통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서 도민들이 이용하지 않고, 이것이 차고지 증명제에 대한 불만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라며 "자동차가 없이 대중교통만으로도 제대로 된다면, 도민들이 차고지 증명제에 대한 불편을 느꼈을지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차고지 증명제는 대중교통 시스템이 보다 체계화되고, 도민들의 이용 실적이 올라간 이후 시행되면 어떨가 생각이 된다"며 "앞으로는 차고지증명제가 강화하는 방향으로 간다. 이에 대한 전제조건은 대중교통 이용률이 향상돼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은 노선을 주민들이 많이 갈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설계하겠다"며 "대중교통 불편에 대해서도 별도로 고민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김황국 의원도 "제주도는 타지역과 달리 대중교통이 버스 밖에 없다"며 "타지역은 지하철이 있는데 굳이 차를 소유하는 분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인구당 차량 대수가 많은 지역일수록 대중교통이 불편하다"며 "대중교통 취약점에 대한 개선 없이 기본권에 대한 이동권을 제약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 "완화 기준 의문", "이도저도 아닌 개선", "자기차고지 사업은?"
이날 회의에서는 차고지 증명제 폐지에 대한 주장 외에도 기준완화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양경호 의원(노형동갑)은 "제주도의 조례안은 "(제주도는)서민들을 위해 조례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하는데, 완화 대상이 도내에서 가장 많이 운행되는 차종들"이라며 "이를 너무 간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제주도의 개정안대로라면 증명제 미적용 대상이 51%에 육박한다"며 "차고지 증명제의 목적은 차량 억제와 주차환경 개선인데, 제외 대상을 어디까지 할 것인지에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이승아 의원(오라동)도 "도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다 보니, 절반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왔다"며 "차고지증명제를 실시하고 그 이후에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개선안은 목적성도 잃고 실효성도 장담을 할 수 없다"며 "도민 의겨을 한꺼번에 수용하다 보니,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반반이 돼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어떤 제도의 개선안은 이렇게 동전의 양면 같은 부분들이 있다"며 "어떤 부분에서 수혜를 받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그 효과를 조금 이렇게 늦춰주는 그런 또 부정적인 효과도 있다. 6개월간 계속 고민하고 여러 기관의 의견을 들어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민주당 김기환 의원(이도2동갑)은 "차고지증명제의 정책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조례가 어떻게 통과될 지 모르지만, 제도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자기차고지갖기 사업에 대한 호응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차고지 사업은 주택가 이면도로 주차난을 해소할 수 있고, 불법주차를 막아 원활한 골목길 통행을 유도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정책"이라며 "정책 변화에도 불구하고 차고지 갖기 사업은 꾸진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송영훈 의원(남원읍)은 "차고지증명제가 처음 시작할 때는 주차난 및 교통정체 해소를 위한 취지였다"며 "그런데 2022년 제주도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도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도민들이 많이 불편해 하니 단기적으로는 좀 해소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이러한 부분이 차고지 대상을 확대할 때 고민했다면 혼란이 적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