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도에 세계 최대 '해상풍력' 논란...주민들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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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에 세계 최대 '해상풍력' 논란...주민들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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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W급 초규모로 추진...260m 높이 풍력기기가 무려 360기?
서울시 3분의2 면적 해상영토, 대규모 해양환경 파괴 우려
주민들 "주민에게 제대로 정보전달도 안해...일방적 추진 규탄"
25일 열린 추자해상풍력반대대책위원회 기자회견. ⓒ헤드라인제주
25일 열린 추자해상풍력반대대책위원회 기자회견. ⓒ헤드라인제주

제주 섬 속의 섬인 추자도 해역에 세계 최대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사업이 추진되면서 대규모 해양환경 파괴 등의 우려가 제기되며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추자도 지역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규모 환경파괴로 어업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 사업 설명조차 축소.왜곡하며 제대로 하지 않았고 의견수렴도 일부 주민들을 대상으로만 했다는 이유에서다.

추자해상풍력반대대책위원회는 25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사업 추진을 강력 규탄한다"며 "주민들의 동의없이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에 대해 사업자와 제주도, 제주시는 명백한 입장을 밝혀라"라고 요구했다.

이 사업은 총 18조원을 투자해 추자도 서쪽 및 북쪽, 동쪽 해상에 3GW급(3000M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는 현재 제주시 구좌읍 앞바다에서 추진되고 있는 도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보다 약 30배 이상 큰 규모다.

서쪽 및 북쪽 풍력단지는 에퀴노르사우스코리아후풍(주), 동쪽 풍력단지는 (주)추진이 각각 사업자로 적시돼 있다. 두 개 사업 구역에서 각 1.5GW급(1500MW)의 해상풍력 기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에 들어서는 풍력기기들의 구체적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사업자 측은 15MW 또는 20MW의 발전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해외에서 개발 중인 15MW 발전기를 기준으로 할 경우 수면으로부터 높이가 무려 286m에 이른다. 이는 서울 63빌딩보다도 높은 규모다. 또 총 개발용량을 감안할 때 풍력기기의 수량은 15MW 기준으로는 200기에 달한다.

현재 국내에서 시험 운영 중인 풍력 발전기 중 가장 큰 용량은 높이 260m의 8.2MW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 무려 365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더욱이 360여개에 이르는 풍력기기가 세워질 경우 서울시 면적 3분의 2에 해당하는 400㎢의 해상영토에서 해양 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될 우려가 크다.

반대대책위가 강력히 반대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25일 열린 추자해상풍력반대대책위원회 기자회견. ⓒ헤드라인제주
25일 열린 추자해상풍력반대대책위원회 기자회견. ⓒ헤드라인제주
ⓒ헤드라인제주
해상풍력발전기 설치 예상도. ⓒ헤드라인제주

반대대책위는 "추자도는 42개의 유.무인도로 구성돼, 수려한 자연환경과 더불어, 주변 바다는 최고의 황금어장으로 낚시인들에게는 메카로 여겨지는 곳"이라며 "특히 사수도, 직구도, 수령섬, 보롬섬, 푸랭이 등의 섬은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청정바다환경을 갖고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곳에 높이 260m의 해상풍력발전기기 350여개가 세워진다면  400㎢의 해상영토는 향후 30년간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더욱이 2곳의 해상변전소와 해저에 설치되는 614km 2만2000볼트 전케이블은 추자도 해역을 회복 불능으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업추진 과정의 절차적 문제도 제기했다. 

주민들은 "사업자는 지난 2월 어민과 해녀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정작 주민들을 배제했다"며 "특히 주민들 동의하에 해상풍황계측기를 설치해야 하나 사업설명회를 공고한 다음 주민들에게는 숨긴 채 일부 어민들과 은밀하게 설명회를 개최하고 산업자원부의 사업승인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어민들에게는 사업의 세부내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면서 "처음에 사업을 시작하면서 설명한 400MW에서 3GW로 사업규모가 70배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어민들조차도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즉, 사업 초기 추진과정에서는 대단위 규모가 아닌 것처럼 하다가 추진과정에서 세계 최대 규모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이는 명백하게 어민과 주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사업자들은 주민들을 무시하고 일부 어민들을 선동해 주민들이 찬성하는 것처럼 기만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제주특별자치도는 지금 즉시 추자면민의 주민들을 무시하고 일부 어민들을 선동해 지역주민의 갈등을 유발하는 이 사업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그 내용을 밝혀라"고 요구했다. 

반대대책위는 "오직 평생을 섬, 바다, 우리 이웃들과 잘 살아가기만을 바라던 이 아름다운 섬 추자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조성은 천혜의 해양보고인 추자도를 거대한 풍력발전기에 덮힌 어둠의 섬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추자도를 지킬 수 있도록 도민들이 함께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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