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주4.3 첫 직권재심, 수형인 40명 전원 74년만에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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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제주4.3 첫 직권재심, 수형인 40명 전원 74년만에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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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수형인 직권재심 재판 연속 진행...모두 무죄 선고
유족들 "그동안 억울함 풀려...고인들께 위로 될 것"
29일 열린 제주4.3 수형인 직권재심 재판 선고공판. ⓒ헤드라인제주
29일 열린 제주4.3 수형인 직권재심 재판 선고공판. ⓒ헤드라인제주

제주4.3 당시 영문도 모른채 군.경에 끌려가 모진 고초를 당하고 불법적 군사재판에 회부돼 억울한 옥살이를 한 4.3 수형인들이 74년만에 모두 누명을 벗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제4-1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29일 오전 10시와 오전 11시 열린 제주4.3수형인들에 대한 직권재심 재판에서, 피고인 총 40명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당초 오전 11시 진행된 2022재고합2 재판은 이날 첫 공판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검찰의 무죄 구형이 이뤄지고 무죄 선고까지 바로 진행됐다.

재판부는 "검사가 이 사건 공소사실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속하므로 피고인들은 각 무죄"라고 선고했다.

이날 검찰은 2건의 재판에서 최종 변론을 통해 제주4.3 당시 군법회의가 이뤄진 배경을 설명한 뒤 "4.3사건으로 제주도 인구 10분의1, 2만5000명이 희생됐다"며 "부모 형제자매를 잃고도 수십년 세월동안 말못한 고통을 가슴에 묻고 살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직권재심으로 부당한 잘못을 바로 잡고 앞으로 다시 이런 비극 없길 바란다"며 "희생자 명예 회복되고 유족들 아픔 조금이라도 위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내란죄.국방경비법으로 기소됐으나, 피고인들은 아무런 죄가 없이 군법에 의해 처벌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내란죄 등으로 처벌받은 만한 증거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군경에 연행돼 죄를 선고 받고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며 "억울하게 생을 마감했을 모습을 생각하면 유족은 막막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생 한을 맺히고 살아왔다"며 "그 한이 조금이나마 풀리기를 간곡히 기대한다"고 밝혔다.

재판을 시작하며 " 이 사건이 갖는 역사적 의미도 있고 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잤다"는 재판장은 무죄를 선고한 직후 현기영 작가의 '순이삼촌'의 '다시 봄이다. 삶이 아무리 엄해도 살기 마련'이라는 구절을 언급하며 "삶이 소중한데도 피고인들은 영문도 모른 채 극심한 이념대립 속에 희생됐고 목숨마져 빼앗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4.3과 이번 재심 재판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 유족들에게 법정에서 발언할 기회를 제공했다. 

29일 열린 제주4.3 수형인 직권재심 재판 선고공판. ⓒ헤드라인제주
29일 열린 제주4.3 수형인 직권재심 재판 선고공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오임종 4.3유족회장과 유족들이 박수를 치며 기뻐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29일 열린 제주4.3 수형인 직권재심 재판 선고공판. ⓒ헤드라인제주
29일 열린 제주4.3 수형인 직권재심 재판 선고공판에서 한 유족이 발언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날 무죄가 선고된 故양두봉씨의 조카 양상우 할아버지(69)는 "백부님께서 과거 폭도로 몰려 도망간게 마지막(모습)이었다"며 "(당시)폭도한테 잡혀간 것으로 알았지, 불법 군사재판에 회부돼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조부모께서는 항상 8월만 되시면은 생일날 상을 차려놓고 '밥은 머겅 댕겸시냐', '어디 아픈덴 어시냐'하고 말하셨다"며 "그나마 지금이라도 직권재심을 통해서 무죄가 선고돼, (고인이 돼셨지만)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씨는 "현재 불법 군사재판에 회부돼 행방불명된 사람들이 2500여분이나 된다"며 "이 분들이 하루 빨리 명예가 회복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故허봉연씨의 딸인 허기인 할머니(73)는 "오늘 와서 저희 아버지 죄명이 내란죄 라는것을 처음 알았다"며 "1949년도에 셋아버지 말에 의하면 마을사람 누군가 아버지에게 돈을 많이 빌려서 채무를 갚지 않기 위해서 억울하게 누명을 씌웠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할머니.할아버지께서는 전쟁을 포함해 아들 두 분을 잃으셔서 그 고통이 어떤지는 잘 느끼며 살았다"며 "오늘 무죄라고 하니까 모든 한이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족 김화중씨는 "저희 아버지는 처가에서 거름내다가 밭일하다가 끌려가셨다. 오늘에야 그게 내란죄라는 것을 알았다"며 "그래도 유족분들을 고려해주시는 검사와 변호사, 재판장님이 많은 노력해주셔서 무죄를 선고받아 감사하다는 말 드린다"고 전했다.

故이기훈씨의 외조카 김영철씨는 "외할아버지께서 나이가 드셔서 앉은뱅이 세월을 10년동안 보내면서, 밤중이라도 밖에 나오면 '기훈이냐' 부른 기억이 떠올라 눈물이 난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한편 이날 무죄가 선고된 40명은 지난해 11월 출범한 광주고검 산하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단장 이제관)이 올해 제주4.3 관련 군법회의 수형인명부에 기재된 2530명 중 인적사항이 특정되고 관련 자료가 구비된 40명에 대해 재심을 청구함에 따라 재심 재판이 이뤄지게 됐다.

앞으로 직권재심 청구 대상은 총 2530명이나, 이미 개별 재심이 청구된 437명을 제외하면 실제적으로는 2093명이 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존 개별 재심 사례 중 군사재판 관련 수형인에서는 18명은 공소기각, 350명은 무죄, 그리고 69명은 현재 재심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재판 재심청구자에서는 4명은 무죄 판결이 났고, 47명은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다음은 무죄 판결을 받은 수형인 40명의 명단.

△2022재고합1
故고학남, 故강태호, 故고명순, 故김성원, 故홍표열, 故김완생, 故변기상, 故이근숙, 故김병로, 故고화봉, 故신영선, 故김응종, 故김계반, 故김기옥, 故박성택, 故양자경, 故허봉애, 故권맹순, 故양문화, 故양두봉. 

△2022재고합2
故김경곤, 故고태원, 故백무성, 故박홍화, 故양덕봉, 故신용현, 故김기휴, 故이경추, 故양달효, 故오재호, 故양두현, 故양두영, 故강정윤, 故박창인, 故김용신, 故이기훈, 故오인평, 故오봉호, 故김해봉, 故변윤선.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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