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암이 흐르던 만년 전, 제주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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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이 흐르던 만년 전, 제주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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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축전 브리핑 및 현장 답사 실시
'불의 숨길' 3코스 중 벵뒤굴.김녕굴.만장굴 비공개 구간 탐사

만년 전의 제주도, 사람이 살지 않았을 때의 제주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용암이 흐르던 제주도의 옛 흔적을 따라 걸으며 그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세계유산축전은 오는 10월 1일부터 17일까지 거문오름 용암 동굴계 일대에서 '불의 숨길'이란 테마로 개최된다. 성산일출봉, 한라산 일원에서도 제주 화산섬 관련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를 통해 축전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용암이 흐르던 만년 전의 제주의 모습을 상상하며 섬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김태욱 2021 세계유산축전 총감독ⓒ헤드라인제주
김태욱 2021 세계유산축전 총감독ⓒ헤드라인제주

'제주만의, 제주다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유치.개최되는 '세계유산축전 -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그 개막을 150여일 앞두고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는 4일 도민 홍보 및 참여 유발을 위해 도내 언론.방송사와 세계자연유산 SNS서포터즈 등을 대상으로 종합 브리핑 및 핵심 지역 답사를 실시했다. 

이날 행사는 김태욱 세계유산축전 총감독의 안내에 따라 △2021 세계유산축전 종합 브리핑 △벵뒤굴 비공개 구간 답사 △김녕굴 답사 △만장굴 비공개 구간 답사 순으로 진행됐다.

ⓒ헤드라인제주
벵뒤굴은 대체로 다른 용암동굴에 비해 높이가 낮고 여러 동로로 얽혀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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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뒤굴 입구.ⓒ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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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뒤굴 동로 중 한 갈래.ⓒ헤드라인제주

오전 11시께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윗밤오름과 우전제비, 거문오름 사이의 용암지대에 위치한 국내 최대의 미로형 동굴 벵뒤굴에 대한 탐방이 진행됐다. 벵뒤는 순수 제주어로 중산간 지역의 넓은 벌판을, 광대한 용암대지를 일컫는다. 

전체 길이 4481m의 벵뒤굴은 주굴과 가지굴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동로가 여러 곳으로 뻗어있다. 그만큼이나 입구도 많다. 총 23개의 입구가 외부로 나있으며 이 중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건 18개다. 축전 기간에는 3번 입구에서 1번 입구로 나오는 동로가 개방될 예정이다.

벵뒤굴 상당 수의 입구는 많이 무너져내려 훤하게 드러나 있는 상태다. 하지만 그 주변에서 자라나고 있는 울창한 나무와 풀들이 벵뒤굴을 한껏 몽환적으로 만든다. 이곳은 그 신비스러운 분위기 덕에 여러 판타지드라마의 촬영 장소가 되기도 했다.

거문오름의 형성을 이해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살펴야 하는 곳 또한 벵뒤굴이다. 거문오름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동굴이라 낙석, 용암류를 자세히 살펴보면 거문오름의 생성 나아가 한라산에서 용암이 분출된 후의 상황까지 유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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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굴 입구. 벵뒤굴과는 다르게 동로가 시원하게 열려있다. 벽면에 보이는 흰색 선은 석회물질이다. 월정, 김녕해변으로부터 불어온 모래바람의 영향 탓이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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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굴 입구. 통로가 두개다. 용암이 서로 다르게 흐른 탓에 이 같은 현상이 생겨났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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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굴 벽면. 가로로 그어진 선은 용암이 흐른 자국이며 세로의 하얀 선은 석회물질이다.ⓒ헤드라인제주

이후 오후 1시쯤 진행된 김녕굴 탐방에서는 벵뒤굴과는 한껏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약 700m 길이의 김녕굴은 김녕사굴로도 알려져 있다. 꼬불꼬불한 동로가 마치 뱀이 다니는 것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벵뒤굴과는 다르게 내부는 넓고 시원시원하게 뚫려 있다. 

김녕굴은 용암동굴로 흔히 알려져 있으나 석회동굴이기도 하다. 구좌읍 월정해변, 김녕해변에서 모래가 날라와 굴에 쌓이면서 석회동굴로 형성되기도 했다. 그래서 동굴내 벽은 마치 날카로운 손톱에 할퀸 것 마냥 녹아내린 석회물질로 칠해져 있다. 바닥은 부식된 조개껍질이 섞인 모래로 가득했다. 

통로가 좌우 두개로 나뉘어져 있으며 하나의 통로는 또다시 상하로 나뉘어져 있다는 점도 흥미를 유발한다. 용암이 서로 다르게 흐르면서 생성된 기이한 현상이다. 현재는 보존과 학술적 연구 가치가 높아 비공개 상태로 관리되고 있으나 이번 세계유산축전을 맞아 '불의 숨길'의 일부로써 일반 대중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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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굴 미공개 구간. 바닥에 밧줄무늬가 특징이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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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굴 미공개 구간. 자연이 만든 다리 용암교.ⓒ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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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굴 미공개 구간. 밧줄무늬가 이목을 끈다.ⓒ헤드라인제주
ⓒ헤드라인제주
만장굴 미공개 구간의 밧줄무니. 용, 바람 등 다양한 장면을 상상하게 한다.ⓒ헤드라인제주

김녕굴과 만장굴은 본래 하나의 동굴이었다. 거문오름 용암동굴이라는 하나의 화산 동굴계에 속했으나 동굴 천장이 함몰되면서 두 개의 동굴로 구분된 것이다.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만장굴은 총길이 8924m로 세계에서 가장 긴 동굴이다. 제주말로 '아주 깊다'는 뜻을 갖고 있는 이곳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으나 출입구가 가려져 있고 굴이 위험해 탐색되지 않다가 20세기 중반에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후 2시경 만장굴 탐방을 할 때 고드름처럼 매달려 있는 용암종유와 땅에서 올라온 용암석순, 이 둘이 만나 기둥을 이룬 용암주 등 만장굴의 대표적인 특징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 공개되는 만장굴의 숨은 장소는 바닥에 용암이 흘러내려간 흔적이 신비롭게 남아있는 구간이다. 마치 바람을 그린 것 같기도 하고 밧줄을 엮은 것 같기도 한 이것은 밧줄무늬라고 불린다. 

밧줄무늬를 따라 걷다보면 곧 이어 브이자 협곡을 볼 수 있다. 용암이 어떻게 흘러 동굴이 만들어졌는지 만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그 모습을 생경하게 보여주고 있다. 중간에는 용암교도 보인다. 자연이 만든 다리인데 아래는 끝없이 뚫려있어 어떻게 지탱되고 있는 건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낸다.

한편, 이번 세계문화유산축전을 통해 시민들은 벤딩굴, 김녕굴, 만장굴뿐만 아니라 '불의 숨길'의 다양한 흔적을 살펴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코스는 생성 시기에 따라 세가지로 나뉘는데 이는 사람의 삶을 은유적으로 재구성한 것이기도 해 이목을 끈다. 

또한, 이번 행사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기도 했다.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프로그램인 △워킹투어 △순례단 △탐험버스 △특별 탐험대 △나이트워킹 △마을 프로그램 등이 실시된다. 또, 가치를 향유하기 위한 프로그램인 △불의 숨길 아트프로젝트 '불의 기억' △불의 숨길 '페스티벌 사이트' 등도 준비됐다. 

제주세계유산센터서 진행된 세계유산축전 브리핑. 김태욱 2021 세계유산축전 총감독.ⓒ헤드라인제주
제주세계유산센터서 진행된 세계유산축전 브리핑. 김태욱 2021 세계유산축전 총감독.ⓒ헤드라인제주

김태욱 총감독은 "세계유산축전은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대한민국 문화관광 정책의 필요성에 따라 시작됐다"며 "이를 통해 인류의 자산인 세계유산의 가치를 전 국민과 더불어 향유하고 고품질의 문화유산 복합 콘텐츠를 기획.보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한 5개 지방자치단체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경상북도와 함께 제주도가 최종적으로 선정된 바 있다"며 "오는 10월에 개최되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작년에 시행된 축전의 연장선 상에서 추진된 것으로 보다 획기적이고 참신한 방식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색다른 프로그램들을 통해 제주의 가치를 보다 생동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연의 신비하고 경이로운 볼거리들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제주의 가치를 한층 더 빛나게 해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축전 이후에도 제주의 소중한 자연유산이 단순 관광 콘텐츠 이상으로 보존.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유관기관들이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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