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객에 환경분담금 부과 제도 도입 '숨고르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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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관광객에 환경분담금 부과 제도 도입 '숨고르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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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지사 "장기적으로 해야 할 문제...종합적 정책판단 필요"
찬반 분출 속 '관광객 감소' 결정적 작용...국민적 공감대도 과제
경제단체 "환경분담금 도입 연기 공감...도지사 입장 적극공감"

[종합]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 등에게 '환경보전분담금(환경보전기여금)'을 부과하는 제도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장기간 이어져 오고 있는 가운데,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장기적 추진과제로 전환할 뜻을 밝히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 제도의 도입 추진이 사실상 일시 중단하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오 지사는 4일 제주도청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환경보전분담금 도입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오 지사의 입장은 한 마디로 당장에 추진은 어렵고, 종합적인 정책 판단을 통해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오 지사는 먼저 이 사안에 대한 질문을 받은 후, "난제이다"라며 "장기적으로 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헤드라인제주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헤드라인제주

오 지사는 "지금 (제도 도입에 대해)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처럼, 어느 시점에 할 것이냐는 문제, 국민적 동의를 얻는 문제가 중요한 문제이고, 법률이 개정돼야 한다"면서 "그것은 국회 논의가 필요한 것이고, 국회에서 동의를 얻는다는 것은 국민적 공감대 하에 이뤄져야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또 "오늘 처음으로 관광객 마이너스 신호가 잡혔다"면서 "물론 내국인 관광객은 계속 감소돼 왔으나, 외국인 증가분이 있어 플러스를 계속 유지해 오다가 오늘 처음으로 마이너스 상황을 맞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 지사는 "이 부분 물론 지금 수학여행이나 이런 게 본격적으로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4월 초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제주 관광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관광객 숫자가 모든걸 말해주지 않지만, 단순관광에서 고품질 관광 전환 되지 않으면 관광산업 자체가 지속가능하기가 어렵다 생각한다"며 "국민들께도 단순관광지가 아니라 고품질 지역으로 새롭게 거듭날  수있는 이미지가 제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선 후보자를 비롯해 일각에서 내놓은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시행해보자는 안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했다. 

오 지사는 "논의가 촉발되면 외국인에 한정한다 하더라도 (내국인들도)부정적 여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외국인 관광객은 크게 제주관광에 기여하고 있는데, 소비진작이나 관광산업의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보는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세를 멈추게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신중한 고려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지사의 발언을 정리해 보면, 환경보전분담금 도입을 제주도에서 필요한 제도이기는 하나 국회를 설득해 법률을 개정해야 할 문제,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하는 문제, 여기에 관광객이 감소세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이 제도가 관광산업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관광업계나 경제업계에서 우려하는 목소리, 그리고 '제주도 입도세'라는 부분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시각 등을 감안한 결과로 풀이된다. 

제주상공회의소는 오 지사의 이날 입장에 "적극 공감한다"고 밝혔다. 제주상의는 "지난 10여년간 논의되온 제주환경보전분담금 제도는 중장기적인 제주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제도임에는 틀림없다"면서도 "현재 어려운 상황에 불필요한 오해로 좋은 정책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애써 노력해 왔던 일들이 향후 논의 과정에서 큰 장애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최근 제주경제는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1월 기준 건설수주액은 전년동기대비 44%, 소매 판매액 지수는 11% 감소하는 등 경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내국인 관광객 또한 3월 기준 10% 안팎 감소해 체감하는 지역 경기는 훨씬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제주상의는 "산업 전반에 어려운 시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환경보전분담금 도입 논의 자체만으로 제주 경기에 부담만 가중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향후 경기가 회복되고 정책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 및 수용성이 확보된 상황에서 시행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일명 '입도세' 성격의 환경보전분담금(환경보전기여금) 도입은 수년 전부터 입법을 위한 논의가 이뤄져 왔지만 제도화되지 못했다. 민선 7기 도정 당시에는 공항과 항만을 통해 입도하는 사람에게 1만원 범위에서 제주도 조례로 정하는 환경보전기여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추진됐다. 

민선 8기 도정 출범 후에도 입법화 추진이 진행됐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쓰레기 문제, 하수도 문제, 교통문제 등이 심화되고 있고, 섬 지형의 특수성과 독특한 생물다양성을 보유한 제주도의 환경수용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어 환경보전을 위한 재정 수단 마련을 위해 분담금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제주도의 자연생태계를 직접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모든 입도객에 대해 분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며 난색을 표했다. 제주도에 환경부담금이 신설될 경우 타 시·도에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동일한 방식의 부담금 신설을 추진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들었다. 부담금 목적 및 수단의 적정성, 타 시·도와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환경부의 입장이다.

'입도세'에 대한 위헌 논란도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부과대상과 방법을 정립하기 위해 용역을 진행, 최근 제주도의회에 용역 결과를 보고하고 재추진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내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진행돼 온 도민사회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의견이 높았다. 

실제 <헤드라인제주>와 KCTV 제주방송, 뉴제주일보, 한라일보 등 언론 4사가 지난 3월30일 국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제주도민 151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환경보전기여금 부과에 대해 찬성 61%, 반대 35%로 조사됐다. 모름/응답거절은 4%.

전체적으로는 찬성 의견이 우세하나, 반대의견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연령별로는 18세 이상 20대에서는 찬성(44%)보다는 반대(50%) 의견이 높았다.  

제주도 환경보전기여금 도입 찬반 입장. (그래픽=원성심 기자)
제주도 환경보전기여금 도입 찬반 입장. (그래픽=원성심 기자)

관광업계 등에서는 반발이 이어졌다.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가뜩이나 어려운 관광산업 현실을 감안할 때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제22대 총선에 출마한 국회의원 후보자에서도 찬반 입장이 팽팽했다. 3개 선거구 7명의 후보 중 '적극 찬성' 입장을 보인 후보는 4명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3명은 원론적으로 찬성하나 시기상조, 또는 제한적 시행 방법을 제안했다.

이러한 가운데, 오 지사가 장기적 과제로 검토할 뜻을 밝히면서, 국회 및 전 국민적 설득 과정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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