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업무과중, 보호자 민원제기 복합적 요인 작용 판단"

지난 5월 숨진채 발견된 제주도내 한 중학교 교사 사망사건과 관련해 제주도교육청의 진상조사 결과, 학생 보호자로부터 민원을 제기받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 차원의 민원 대응이 끝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민원으로부터 고인에 대한 보호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4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현모 교사 사망사건 관련 진상조사반의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진상조사반은 지난 6월30일 감사관(반장)을 비롯해 교육연구관, 정서회복·중등교육 분야 장학관 및 장학사, 감사 담당 주무관, 변호사, 그리고 유족 대표 및 제주교사노조 등 9명으로 구성됐으나, 지난 달 유족 대표와 제주교사노조 측이 사임했다.
진상조사반은 강재훈 감사관이 발표한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를 통한 종합 의견으로 학교 민원대응팀의 민원 처리가 최종까지 이뤄지지 않아 고인이 민원으로부터 보호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학교측 민원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 "고인(숨진 교사)이 민원에 대한 스트레스 및 여러 가지 질병에 대한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고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못한 학교 관리자의 복무 처리 과정이 있었으며, 업무 과중으로 인한 부담감 증가와 학생 지도 과정에서 보호자의 민원 제기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주요 쟁점 사항에 대한 판단에서 학교 민원대응팀 작동 여부와 관련해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점을 들었다.
진상조사반은 "학교측에서는 교장이 민원인과 통화를 한 사실과 내부협의가 있었기 때문에 작동이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민원처리를 끝까지 책임지지 않아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책임 소홀 부분은 교장이 민원에 대한 통화 내용을 현모 교사에게 알리지 않고 민원 해결에 대한 일정 및 대책에 대해 공유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당시 교장과 학생 보호자와의 전화 통화 내용은 학교 대표전화를 통해 이뤄져 녹취.기록 등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측은 "5월 19일 민원 발생 사실을 보고받고 이를 인지했고 같은 날 고인과 관리자 간 내부 협의를 통해 교육지원청 이첩 민원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이뤄졌다"고 진술했으나, 진상조사반은 "이후 학교 내부에서 민원 해결 방안이나 대응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대책이 공유되지 않은 점 등이 학교 민원대응팀이 정상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학교 민원대응팀이 작동했다고 하나, 민원을 제기받아 어려움에 처한 교사를 끝까지 보호하는 대응체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교감이 제출한 경위서의 허위 논란과 관련해서는, "경위서에 실제 통화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허위 기재로 판단된다"면서도, "다만 사건의 사실을 왜곡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경위서 허위 기재가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어 "그럼에도 이러한 작성 및 제출 과정은 경위서의 객관성과 신뢰성이 상실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병가 신청관련 쟁점과 관련해서는, "고인이 교무부장과의 통화에서 병가를 신청하겠다는 의사표시는 했지만 이를 보고받은 교감이 고인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한 조치를 적절하게 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고인이 병가를 공식적으로 문서(나이스) 등을 통해 신청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호자측 민원 제기와 관련해서는, "본 민원은 학생 흡연 관련 생활지도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고인이 생활지도 과정에서 언어폭력에 대해 사과를 하고 보호자와 학생에게 공식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음에도 보호자는 지속적으로 (교사의) 지도 방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고인은 민원 내용을 학교 관리자에게 보고했으나, 보호자의 방문 예고가 실제 이뤄지지 않으면서 민원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인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밝혔다.
학교측에서 해당 교사에게 징계에 대해 언급했는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유족이 들었다는 '징계(감봉) 받을 것 같다'는 말은 그 시점과 관련 진술·기록을 종합할 때 교장·교감이 실제로 징계(감봉)를 언급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현모 교사가 담당한 업무량과 관련해서는, "고인은 3학년 부장·담임·과학 교과 담당 등 보직을 맡아 학기 초 업무 강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었으며, 초과근무·시스템 기록 등을 종합할 때 실제 수행 업무량은 공식 기록 이상으로 상당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제주도교육청은 이번 진상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 교장과 교감에 대해 경징계를 요구할 방침인 것을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해온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2일 발표한 수사결과를 통해 민원을 제기한 학생 보호자의 범죄 혐의점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학생 가족들이 제기한 민원으로 해당 교사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제기한 민원 내용이 사회통념상 범위 안에 있어 학생 가족들이 행위를 범죄혐의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교조 제주지부 등에서는 이번 진상조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교육청 당국에 여러 가지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유족측 및 교사단체의 공식적 입장이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