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산항 어선 화재, 불 붙은 소방차에서 진화작업 벌인 소방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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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성산항 어선 화재, 불 붙은 소방차에서 진화작업 벌인 소방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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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화학소방차 불 붙어 전소됐지만, 소방관들 끝까지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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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새벽 제주 서귀포시 성산항에 정박 중인 어선에서 발생한 대형화재 진압 과정에서 불에탄 제주동부소방서 고성능화학소방차. ⓒ헤드라인제주

지난 4일 새벽 제주 서귀포시 성산항에 정박 중인 어선에서 발생한 대형화재와 관련해, 소방 대원들이 진압 과정 당시 '고성능화학소방차'에 불이 붙는 아찔한 상황에서도 현장에 남아 화재를 진화하려 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인명 피해 우려로 철수 명령이 내려져 결국 현장을 벗어났지만, 소방 대원들은 마지막까지 화재 진압을 위해 고군분투 했던 것이다.

이날 화재는 오전 4시 27분쯤 성산항 오조리방파제 인근에 정박중이던 어선 3척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오전 7시 21분 초진 판정을 내렸지만, 이후 다시 불길이 다시 크게 치솟으며 화재 진압에 난항을 겪었다. 

제주동부소방서는 오전 9시 47분께 고성능화학소방차를 동원, 폼방수를 실시했고, 11시 52분께 대응 1단계를 해제했다.

하지만 12시 8분께 선박에서 흘러나온 유류에서 다시 발화가 시작, 불길이 거세지며 12시 10분께 대응 1단계를 재발령했다.

이때 바람이 차량이 있는 쪽으로 불면서, 삽시간에 불길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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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새벽 제주 서귀포시 성산항에 정박 중인 어선에서 발생한 대형화재 진압 과정에서 불에탄 제주동부소방서 고성능화학소방차.ⓒ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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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당시 진화작업을 펼치던 소방차량이 있던 장소. ⓒ헤드라인제주

소방차량 3대는 다행히 불길을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가장 끝에 위치했던 화학소방차량은 대피하지 못했다. 차량에 불이 옮겨 붙은 것이다.

그럼에도 현장에 있던 소방대원들은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려고 했다. 어선에서 흘러나오는 유류로 인해 더 큰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인명 피해 우려로 결국 현장에서 벗어났지만 불길을 잡기 위해 끝까지 사투를 벌였다.

동부소방서의 1대뿐이었던 고성능화학소방차는 결국 뼈대만 남은 채 전소됐다. 지난 2011년 11월 배치됐으며, 10년 넘게 사용돼 오는 9월 신규 차량으로 교체될 예정이었다. 

동부소방서 관계자는 "교대 투입하면서 화재를 진압하고 있었다. 불길이 거세져 위험하긴 했으나 소방 대원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좁고 멀었다. 화학소방차량이 벗어나지 못해 전소되긴 했다"며 "하지만 대원들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다"고 했다.

해경과 소방이 가용인력을 총동원, 사투를 벌인 끝에 12시간만인 오후 4시 59분쯤 불은 완전히 진화됐다.

한편, 해양경찰 과학수사대와 제주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전 성산항에 정박 중인 어선 3척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규명을 위한 1차 감식에 착수했다.

현재 조사는 3척의 어선 중 완전히 물에 가라앉지 않은 1척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침몰한 2척의 어선이 모두 물 밖으로 인양돼야 파악될 것으로 해경은 내다봤다.

침몰 어선의 인양을 위해 해경과 제주도, 선주 등은 현재 크레인 동원에 대한 협의에 나서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4일 발생한 성산항 정박 어선 화재.<사진=동부소방서>
4일 발생한 성산항 정박 어선 화재.<사진=동부소방서>
4일 발생한 성산항 정박 어선 화재.<사진=서귀포해양경찰서>
4일 발생한 성산항 정박 어선 화재.<사진=서귀포해양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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