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용담3동 지역에 건립된 하늘길방음작은도서관 개관을 앞두고 운영기관 선정문제를 놓고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제주시가 공모를 통해 수탁기관을 선정하자, 주민들은 '일방적 진행'이라고 반발하며 재공모를 요구하고 나섰다.
2일 제주시에 따르면, 공항소음피해지역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진 하늘길방음작은도서관 건립사업은 사업비 24억8400만원이 투입돼 지난해 5월 공사에 착수됐고, 1년만인 3일 준공됐다.
공항소음대책지역 3종 다지구인 용담3동(581-15) 지역에 건립된 도서관은 지상 3층 연면적 918.17㎡ 규모로 지어졌다. 1층은 어린이 서가와 주방, 기계실 등이, 2층은 일반서가와 프로그램실, 관리실, 3층은 열람실과 강의실, 창고 등을 갖추고 있다.
도서관 조성공사는 제주도에서 시행했고, 수탁기관 선정 및 운영 관련은 제주시에서 맡고 있다.
문제는 '수탁기관 선정'에서 불거졌다. 제주시가 지난 4월 진행한 민간위탁사업 공모에서는 3개 단체가 응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는 공모 심사를 통해 응모 단체 중 청소년 관련 사단법인을 수탁기관으로 선정했다. 용담동 지역주민들과 연계됐던 것으로 알려진 2개 단체는 탈락했다.
그러자 지역 자생단체들은 평가항목의 문제와 주민의견 배제 등을 들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담2동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해 자생단체 등으로 구성된 '하늘길방음작은도서관 주민유치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도서관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용담동 주민들은 일방적인 행정 결정에 강력힌 반대한다"면서 운영자 선정을 다시 할 것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제주시는 잘못된 평가항목과 적절한 주민의견 수렴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졸속으로 민간위탁자를 선정했다"고 비판했다.
또 "도서관 건립은 용담동 주민들의 숙원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그럼에도 제주시는 6년간 주민 손으로 이룩한 숙원사업에 대해 주민의견 수렴도 없이, 주민 참여 요구도 묵살한 채 운영에서 배제한 것에 대해 분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서관 설립 취지에 맞게 도공항소음대책지역 등의 주민에 대한 지원 조례를 반영한 민간위탁 선정을 재공모하라"고 요구했다.
비대위는 "특정단체에 졸속으로 넘겨버린 민간위탁 평가결과에 불복하며 행정불복종 등 특단의 대응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주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통해 결정된 것이라며 번복 요구에 난색을 표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객관적인 정량 평가와 전문가의 심사로 청소년단체를 수탁 기관으로 지정했다"면서 "특히 하늘길방음작은도서관은 기적의 도서관보다도 규모가 크고 장서전문 관리 등을 위해 순회 사서 필요할 정도로 기존 역량이 있는 비영리 법인이 맡아야 할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단순한 시설관리가 아니라 도서관 운영 차원에서 전문성이 있는 곳에서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는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회의에서도 다뤄졌다.
김황국 의원(국민의힘, 제주시 용담1.2동)은 "행정이 사무위탁을 할때 일반사무위탁과 시설위탁으로 구분하는데, 방음도서관의 경우 행정은 사무위탁으로 판단해 기관을 선정했다"면서 "그런데 저는 시설위탁으로 해야 한다고 보고 있는데, 시설 위탁은 지역주민 요구에 의한 특수한 상황에서는 수의계약이 가능함에도 제주시는 단순하게 민간사무위탁 조례를 근거로 민간위탁심의를 하면서 주민 주도의 운영이 불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상헌 부시장에게 이번 민간위탁 심의와 관련한 법률적 검토를 요구했다.
한편, 주민들은 재공모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개관식을 저지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제주시가 어떤 설득안을 제시할지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