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보금자리 '간드락소극장', 지역민과 함께하는 예술공연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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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보금자리 '간드락소극장', 지역민과 함께하는 예술공연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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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순희 간드락소극장 대표 "경계없는 예술활동 통해 지역민 하나로 연결"
"자연과 사람의 공생...지역민 갈등치유 예술공연 기획"
간드락소극장 ⓒ헤드라인제주
간드락소극장 전경 ⓒ헤드라인제주

오랜 세월 지역민들과 함께 하는 예술활동을 펼쳐 온 복합문화예술 공간이자 문화예술단체인 '간드락소극장'. 

세번째 마련된 새로운 보금자리는 제주시 용강동의 어느 감귤밭 변두리에 다소 투박하게 위치해 있다. 2004년 아라동 시대, 2014년 삼도2동 시대를 거쳐 2년간 '떠돌이'를 하다 지난해 11월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현재 내부 정비 및 공사를 진행 중이라 약간은 분주해보였다.

간드락소극장은 옛 아라동의 지명을 따 이름 붙여진 연극 공연장이다. 1998년 제주의 문화 활성화를 꿈꾸는 청년 4명에 의해 설립된 이래로 20년 동안 '모노드라마 자청비', '사라바트만과 해부학의 탄생', '온에어잠녀' 등 수 많은 공연을 통해 제주사회에 갈등과 차별, 난개발, 평화에 대한 각성의 메시지를 던져왔다.

동시에 온갖 산전수전을 겪기도 했다. 간드락소극장은 어디서도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해 늘 이곳저곳으로 옮겨져야만 했다. 특히, 지난 2018년에는 어렵게 자리 잡은 지하 공연실이 태풍으로 인해 전부 물에 잠겨 그 이후로 한동안 공간 자체를 갖지 못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순희 간드락소극장 대표는 좌절하지 않았다. 예술활동을 위한 공간은 사라졌어도 섬의 평화에 대한 열정만큼은 조금도 식지 않아 비록 열악한 상황임에도 거리공연을 진행해나갔다. 

현재 오 대표는 소극장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킨 것에서 나아가 다양한 예술활동을 통한 지역민들의 갈등치유라는 오래된 소망을 이루기 위해 사단법인 제주문화예술공동체를 설립했다. 

오 대표는 "이곳에서 자연과 사람이 공생할 수 있는 일을 기획할 것"이라며 "또한 경계없는 예술활동을 통해 지역민들이 갈등 대신 각별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우리가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순희 간드락소극장 대표 ⓒ헤드라인제주
오순희 간드락소극장 대표 ⓒ헤드라인제주

◆"예술이란 틀 안에서는 모두가 동일하다"

간드락소극장에서 이뤄지는 건 단순히 연극만이 아니다. 사진전시, 음악공연, 마술쇼, 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고 극장 밖에서도 뜻을 함께하는 예술가들과 연대해 마임, 거리극, 사물놀이 등을 공연하기도 했다. 

소극장이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것처럼 간드락소극장은 사람에 있어서도 제약이 없다. 혼과 뜻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든 함께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다. 오 대표는 지역민들의 화합에는 어느 예술가 한명이 아닌 예술가들의 연대로부터 가능하다고 믿었다. 

극장관람에 있어서도 특별한 조건이 없다. 간드락소극장은 주로 남녀노소 모두가 쉽게 즐기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소재로 연극을 해왔다. 공연 상당수가 가족극이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오 대표는 "가장 중요한 건 관계다. 이 섬의 지역민들은 항상 갈라져있었고 지금도 그렇다"며 "그러나 예술이란 틀 안에서는 모두가 동일하다"고 했다. 

◆'우리들이방인예술제', 공동의 마을 예술축제

지난해 6월 수십 명의 제주예술가가 참여한 '우리들 이방인 예술제'가 오순희 간드락대표의 총괄기획으로 진행됐다. 예술제는 '섬의 입장에선 우리 모두가 이방인'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한편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동등하고 동일하다'며 지역민 간의 갈등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특히,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마을에서 진행된 공연은 어떤 공연보다 더욱 눈길을 끌었다. 제2공항 문제로 한참 예민해져있는 지역민들이 그 시간만큼은 갈등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웃음과 희망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 대표는 "그 당시 일부러 시장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갈등해소를 위해선 지역민들의 일상부터가 유쾌해지고 평화로워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어 "무조건적인 투쟁, 저항, 대립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극장에선 자연과 함께하는 예술치유, 극장 밖에선 사람들과 연대를.

현재 소극장은 푸른 감귤나무가 수놓여있는 마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이다. 또한, 자연 그 자체를 예술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감귤밭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서도 구상중이다.

오 대표는 “이곳에 펼쳐져 있는 자연 속에서 다채로운 예술활동을 기획해 지역민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공연을 할 것"이라며 "소극장 밖에서는 다양한 제주 예술가들의 참여를 독려해 지역민들에게 더욱 친밀하게 다가서겠다"고 말했다.

또한, 오 대표는 “이 섬의 모든 사람이 서로 각별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갈등이 아닌 화해와 화합을 할 수 있도록 끝까지 내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헤드라인제주>

지난해 '우리들이방인예술제'에서 공연 중인 간드락소극장 단원들 ⓒ헤드라인제주
지난해 '우리들이방인예술제'에서 진행된 연극 공연 ⓒ헤드라인제주
간드락소극장 마당 감귤밭에 전시된 작품 ⓒ헤드라인제주
간드락소극장 마당 감귤밭에 전시된 작품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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