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통폐합되는 '해녀문화과'...제주 해녀들 격한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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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통폐합되는 '해녀문화과'...제주 해녀들 격한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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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 1000여명, 조직개편 추진 제주도정 규탄 집회
"청천벽력 같은 소식...해녀문화 가치 키우겠다는 약속 무시"
26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조직개편안의 '해녀문화유산과' 직제 통폐합에 반대하는 해녀.어촌계 집회.ⓒ헤드라인제주
26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조직개편안의 '해녀문화유산과' 직제 통폐합에 반대하는 해녀.어촌계 집회. ⓒ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가 코로나19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조직개편안에 제주해녀 문화 관련 부서가 통합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자, 제주도내 해녀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조직개편안에서는 과(課) 단위 조직 중 '해양산업과'와 '해녀문화유산과'를 '해양해녀문화과'로 통합하는 안이 제시됐다. 

해녀문화유산과는 2016년 11월 제주 해녀 문화가 유네스코 세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 2017년 7월 해녀문화 보존 및 육성, 전승을 위해 만들어진 전담부서이다.  

그러나 이번  '대국(大局), 대과(大課) 운영'이란 기조 속에 이뤄진 조직개편에서 해녀문화 전담부서는 3년만에 통폐합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해녀들과 어업인들의 반발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사단법인 제주특별자치도어촌계장연합회(회장 이기철)과 제주특별자치도해녀협회(회장 강애심)는 26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해녀와 어촌계장, 선주, 어업인 등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집회를 열고 해녀전담부서 통폐합을 추진하는 제주도정을 강력 규탄했다.

참가한 해녀들은 "제주해녀 대표하는 해녀과를 살려내라", "제주해녀 무시하는 제주도는 반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해녀문화유산과 축소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기철 어촌계장연합회장은 "해녀문화유산과가 탄생된지 몇년 됐다고 통폐합이냐"면서 "태어난지 이제 겨우 3년, 세살 밖에 안되어서 걸음마 배우는 아이에게 뛰지 못하니까 솎아내겠다고 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해녀문화유산의 존재가치는 절대로 돈으로는 환산해서는 안되는 절대적인 가치가 있다"며 "전 세계에서 유일한 제주해녀문화가, 제주도 전 도민의 열화와 같은 응원과 많은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를 했는데,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전담부서를 3년만에 폐지하겠다는 것에 대해 우리는 절대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단상에 오른 강애심 해녀협회장은 "지금 해녀과가 설치된지 약 3년이다.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고 가슴이 미어지고 둔기롤 머리를 맞은 듯 가슴이 아팠다"고 토로했다.

강 회장은 "아무리 해녀과가 못하고 어설프더라도 이끌어줘야 한다. 해녀과를 없애는 건 매스컴을 통해 봤다. 합병이라는게 말이 되는가"라며 울분을 토로했다.

그는 "이럴거면 처음부터 해녀과를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제주도가 예산이 모자르고 비틀거려도 세월이 지나고 열심히 하면 경제가 살아나지 않겠는가. 코로나와 경제가 힘든게 해녀과 때문인가. 많은 과 중 이제야 설립한 해녀과를 왜 합병하는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축소할거면 해녀 유네스코 (등재)도 반납해라. 해녀의 자존심 너무나 불쌍하게 살아온 우리 선배님들 자존심을 뭉갠다는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6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조직개편안의 '해녀문화유산과' 직제 통폐합에 반대하는 해녀.어촌계 집회.ⓒ헤드라인제주
26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조직개편안의 '해녀문화유산과' 직제 통폐합에 반대하는 해녀.어촌계 집회. ⓒ헤드라인제주
강애심 제주특별자치도해녀협회장이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애심 제주특별자치도해녀협회장이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기철 제주도어촌계장연합회장이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기철 제주도어촌계장연합회장이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이날 집회 현장에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고용호 농수축경제위원장과 좌남수.임정은.양병우 의원 등이 참석해 해녀들과 함께 했다.

참가자들은 집회 막바지에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제주도의 해녀문화유산과를 없애는 조직개편에 대해 제주도내 102개 어촌계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제주도가 조직개편을 통해 제주해녀의 가치를 깔아뭉개는 것에 대해 울분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공직사회의 비대화를 이유로 제주해녀들의 염원이었던 해녀 전담부서를 단 3년만에 없애는 처사는 어떠한 논리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많은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써가면서 유네스코의 문을 열정적으로 두드린 제주해녀의 숭고한 문화가 유네스코 가슴에 큰 울림을 주어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고 해녀문화의 가치를 키워 나가라는 명을 받았다고 보는데, 이게 유네스코 등재의 결과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해녀문화유산과는 오랫동안 제주의 살아있는 전통문화로 제주도민들에게 강인한 정신적 지주로서 살아온 제주해녀를 보전하기 위해 만든 특수한 부서이며, 돈으로 환산해선 안될 상징적 부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도 제주도가 대국대과 추진이라는 이유로 해녀문화유산과를 없애고 다른 과로 통폐합하는 것은 제주해녀의 가치를 훼손하고, 당초 선정되는 과정에서의 약속과 전혀 배치되는 일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녀문화유산과가 현재의 위상과 기능을 유지하기를 요구하며, 앞으로 다른 과로 통폐합 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추후 기능 축소나 흡수통합이 추진된다면 1만 전.현직 해녀와 102개 어촌계의 이름으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집회가 끝난 후 해녀와 어촌계 대표자들은 제주도청 현관 앞에서 현대성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에게 해녀 및 어촌계 등 1370명의 서명이 담긴 성명서를 전달했다. 

테왁 등 해녀 작업도구를 반납하는 항의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헤드라인제주>

26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조직개편안의 '해녀문화유산과' 직제 통폐합에 반대하는 해녀.어촌계 집회.ⓒ헤드라인제주
26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조직개편안의 '해녀문화유산과' 직제 통폐합에 반대하는 해녀.어촌계 집회. ⓒ헤드라인제주
26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조직개편안의 '해녀문화유산과' 직제 통폐합에 반대하는 해녀.어촌계 집회.ⓒ헤드라인제주
26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조직개편안의 '해녀문화유산과' 직제 통폐합에 반대하는 해녀.어촌계 집회. ⓒ헤드라인제주
26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조직개편안의 '해녀문화유산과' 직제 통폐합에 반대하는 집회를 마친 해녀들이 현대성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에 성명서를 전달하고 항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26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조직개편안의 '해녀문화유산과' 직제 통폐합에 반대하는 집회를 마친 해녀들이 현대성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에 성명서를 전달하고 항의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26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해녀들이 제주특별자치도 조직개편안의 '해녀문화유산과' 직제 통폐합에 항의하며 작업도구를 반납해 쌓아두고 있다.ⓒ헤드라인제주
26일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해녀들이 제주특별자치도 조직개편안의 '해녀문화유산과' 직제 통폐합에 항의하며 작업도구를 반납해 쌓아두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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