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봉 정비공사 감사위 조사, '봐주기'가 아니면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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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봉 정비공사 감사위 조사, '봐주기'가 아니면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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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감사위 '문제없음' 결론과, 이유의 타당성
'쪼개기 발주' '주민설명 미흡', 행정의 '방어적 논리'로 묵살
당산봉 정비공사 전경.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당산봉 정비공사 전경.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평가받고 있는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당산봉 해안절경지에서 이뤄진 정비공사의 적절성 논란에 대해, 감사위원회가 '문제 없음' 결론을 내린 것은 상당히 의외의 결과로 다가오고 있다.
 
다각적으로 조사를 하고, 법리 검토를 통해 내린 결정이라고 하더라도, 이해하기 힘든 점이 있다. 왜 '문제 없음'이란 결론이 나온 것인지, 이유의 타당성이 약하기 때문이다.

일련의 상황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감사위원회의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당산봉 공사반대 대책위원회가 '당산봉 공사 관련 공무원 비리 및 특정인 특혜 의혹에 대한 감사'를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제주시가 지난해 3월 시작한 고산리 3616-16번지와 산 8번지 일대 당산봉 경사지 4000여㎡ 구역의 '고산 3급 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정비공사' 과정에서 나타난 환경훼손 및 행정절차의 적법성 논란 때문이었다.

당시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공사구역의 40%가 절대보전지역임에도, 공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었던 부분 자체가 의문이었다. 

해안포구 절경지인 해당 공사구역은 포클레인으로 완전히 파헤쳐졌고, 이 경사면에 철근 500개가 박힌 채 시멘트로 고정되면서 환경훼손 논란은 크게 일었다.
 
주민들의 감사청구 요지는 △주민설명회도 개최하지 않고 공사를 추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행절절차 이행 회피 의혹 △특정인의 불법건축물 묵인 △특정인에 대한 특혜 의혹 △편입토지 감정가 부풀리기 의혹 등이 핵심이다.

그러나 감사위가 11일 공개한 조사결과에서는 쟁점이 됐던 주민의견 수렴 미흡 부분과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회피 의혹 등에 대해 모두 '문제 없음'으로 결론이 났다.

행정절차에 위법성이나 부적절성은 없었다며, 제주시 당국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하지만, 조사결과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유 설명이 명쾌하지가 않다. 

제주시 당국의 방어적 논리를 그대로 인용하고 옹호하고 있다.

첫째, '주민설명회 없이 공사추진' 지적에 대한 '문제 없음' 결론은 상당히 의아스럽게 다가온다.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은 억지스럽고 설득력이 떨어진다.

감사위는 조사결과 보고서를 통해 "제주시가 2013년 풍수해저감종합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 설명회를 개최했고, 2014년 9월 급경사지 붕괴위험지구 지정에 따른 행정예고를 통해 주민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이행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2017년 실시설계를 고시했고, 지난해 3월 실시설계도서 열람 및 실시계획 등 고시한 내용에 따라 정비사업을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급경사지 재해예방에 관한 법령에 붕괴위험지역 정비사업을 실시하면서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따로 거치도록 명시된 규정은 없으므로 사업 추진 설명회를 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했다고 하여 절차적으로 위법.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2013년과 2014년에 주민설명회 및 의견수렴 절차를 이행한 바 있어, 행정절차 이행에 대한 부분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주시가 '설명회'를 개최했다는 시점은 7년 전인 최초 풍수해저감종합계획 수립과정 때인데, 당시 설명회는 이번 정비공사와는 성격이 다른 최초 포괄적 계획 수립 과정의 단계였다. 

'7년 전 설명회'를 이유로 해 면죄부를 주고 있는 감사위의 논리가 놀랍다.

뿐만이 아니다.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따로 거치도록 명시된 규정이 없으므로...'라는 이유까지 들며 설명회를 개최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한 것에 대해 절차적으로 위법하거나 부당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리는 논리는 어처구니가 없다.
 
이는 행정당국을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것이자, 감사위의 편향적 관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에 다름 없다. 지역주민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는 주문을 하지는 못할 망정, 법적 규정이 없으니, "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극적 해석으로 일관하며 행정기관을 옹호하고 있으니 그렇다. 

도민은 안중에도 없고, 행정편의적 입장에 서서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감사위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피해가 위한 편법적 쪼개기 공사라는 의혹에 대한 '문제 없음' 결론도 그렇다.

이 논란은 낙석위험에 따른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2014년 10월 이 일대 1만4500㎡ 구역이 붕괴위험지역 D등급으로 지정 고시됐음에도, 실제 공사는 경사면 정비공사 4002㎡ 및 낙석방지망 공사 1547㎡ 등 5549㎡에 이뤄지면서 제기됐다.

현행 환경영향평가법에서는 도시지역(녹지지역)의 경우 사업계획 면적이 1만㎡ 이상인 경우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에 해당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번 공사는 붕괴위험지역 전체가 아닌 특정구역에서 시행됐다.

그러나 감사위는 '쪼개기 발주' 의혹을 그대로 배척했다.

"이 공사의 실시계획에 따른 정비사업 총 면적이 5549㎡여서 환경영향평가법상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는 결과론적인 이유를 제시했다.

지역주민들은 '5549㎡' 면적의 공사를 발주한 것은 회피성 의도가 아니냐면서 그 배경에 대해 감사를 해줄 것을 요청한 반면, 감사위는 제주시의 논리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즉, '사업계획 면적'을 붕괴위험지역 지정고시면적으로 보지 않고, 실제 공사구간 면적으로 해석해 판단을 내린 것이다. 

감사위는 다만, "이번 공사를 하는 면적 외에, 사업대상 면적을 추가하거나 확대한다는 내용의 계획은 달리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즉, '쪼개기 공사'가 아니라, 이번 공사가 '전부'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붕괴위험지역으로 1만4500㎡이 지정한 이유는 뭔지, 이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 감사위의 설명대로 불과 5000여 ㎡ 면적의 정비만 필요한 것이라는데, 나머지 1만여 ㎡ 면적의 붕괴위험 정비사업 구역은 왜 지정된 것일까.
 
이번에 주민들의 주장이 일정부분 사실로 확인된 것은 편입토지 감정가 부풀리기 의혹과 특정인의 불법 건축물에 대한 묵인 의혹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7월 제주시의 감정평가 타당성 조사 요청에 대해, 편입토지 감정가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서는 부적정하게 적용된 부분들이 있음을 지적하며 제주시에 해당 감정평가사 4개사에 대한 징계위원회 심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회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제주시는 감정평가를 새로 의뢰하고 그 결과에 따라 손해배상 및 구상권청구를 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부풀리기 의혹'이 상당히 근거있는 사실적 제기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근 특정인의 불법건축물에 대해 행정당국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거나 철거하지 않고 묵인해 왔다는 주민들의 주장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는 그러나 담당공무원들에 대해 '주의' 조치를 요구한 것이 전부다.

주민들은 감사 청구서에서 "낙석 위험에 대한 공사라면서 불법건축물에 대한 철거없이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공사가 끝나면 형질변경이 이뤄져 불법 건축물이 합법이 돼 건축물을 지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고 주장했으나, 감사위의 이번 조사보고서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설명도 없다.
 
전체적으로 이번 조사보고서는 '도민의 시각'보다는 행정 옹호적 관점에서 이뤄진 결과물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작정하고 '봐주기' 또는 '행정 감싸기'를 한 것이 아니면 뭔가.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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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눈 2020-02-17 13:19:44 | 39.***.***.161
좌르르를 무너저가는 섬의 안탁깝다 환경시민단체에서 사법기관에 고발해야 한다

변호사 2020-02-12 08:49:24 | 39.***.***.66
변호사는 자신늬 의뢰인을 대신해 재판에서 이길수 있도록 모든 논리를 만들어내는게 임무인 사람이죠. 때론 억지 논리를 내세우는데도 서스치 않는게 그들 집단의 특성입니더. 감사위원회의 존재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케 하는 사건인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