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째 단식 김경배씨 "원희룡 지사 성의있는 행동 보여야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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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째 단식 김경배씨 "원희룡 지사 성의있는 행동 보여야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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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주교, 김경배씨 제2공항 반대 단식중단 요청
"국책사업 일방적 결정 안돼...강행하면 엄청난 저항"
▲ 9일 제주 제2공항 단식 농성중인 김경배씨를 찾아온 강우일 주교. ⓒ헤드라인제주
제주 제2공항 재검토를 촉구하며 31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김경배 부위원장이 9일 농성천막을 방문한 천주교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에게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2공항과 관련해)성의있는 행동을 취한다면 단식을 중단하겠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김 부위원장을 만난 강 주교는 "하루이틀에 결정되기 보다는 긴 과정을 통해 서로 실랑이를 하고 한참 싸움이 길어질 것"이라며 "강이 우선 유지돼야 한다. 그러니 몸 건강부터 챙기시고 기운을 차려서 힘을 합쳐 연대하고 싸울때 힘이 몇배가 될 것이고, 그래야 다른 주변 도민들이나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며 단식을 중단할 것을 당부했다.

강 주교는 "동안 얼마나 주민들의 고충을 이렇게 혼자서 짊어지고 온 몸으로 싸워오셨다는건 증명이 됐고,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도 교섭에 임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냥 단식을 했다면 보식을 하면 되지만, 그런 단계를 지나서셔병원 치료를 받으셔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지금 상황은 우리 고향을 떠나느냐 살던대로 살 수 있느냐 중대 기로에 있다"면서 "강행 발표가 얼마 안남은 걸로 보인다. 국토부 입장도 그쪽으로 가닥 잡힌걸로 보이는 상황인데 원희룡 지사는 아무런 손 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국토부가 고민하는 걸로 보인다"면서 "자치단체장인 원희룡 도지사가 직무를 제대로만 이행해 준다면 단식을 끝내는 걸로 하겠다. 뭔가 조치 취할때 까지 단식 풀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김 부위원장은 "제2공항이 발표되고 지금까지 2년간 저를 비롯해 강원보 위원장님 등이 최선을 다해왔지만, 국토부나 원 지사나 아무 반응이 없는 상태"라며 "원희룡 지사에게 제발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31일간 도청앞에 이렇게 있는데 아무런 조치 안하냐고 조언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사님께 할 수 있는 말은 하겠다"고 화답한 강 주교는 "한달 넘게 투쟁해 왔지만, 앞으로도 투쟁을 해야 할 거 아닌가"라며 거듭 단식 중단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고향이 삶의 터전이고 생명이라 생각한다. 남의 생명 빼앗아 가면서 납득할 수 있는 근거도 하나 없이 국가기관이 생명을 빼앗아가려 하고, 원 지사가 동조하고 있다"며 지금 단식을 중단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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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제주 제2공항 반대 농성장을 찾은 강우일 주교. ⓒ헤드라인제주
함께 자리하고 있던 강원보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어제 가진 기자회견에 대해 국토부가 보도자료를 낸 내용을 살펴보니 '대책위가 거부했기 때문에 제주도민과 국민들 보고 가겠다'고 한다"면서 "소수인 우리와 협상이 결렬됐으니 국민과 제주도민 보고가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초 우리가 주장한 재조사를 할 의향이 있었다면 기본계획을 같이 끼워넣나"면서 "경배씨가 건강하길 바라고 대책위도 건의하고 있지만 워낙완강하게 버티고 있어 목숨걸고 흥정하는 것 처럼 됐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내일(9일) 천막을 방문하겠다고 예고한 원희룡 지사가 재검증 등에 대해 '책임있는 조치'를 취한다면 단식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일 원 지사가 조그만 희망이라도(준다면), 자기 직무 다하는 모습 보인다면 단식 풀 용의가 있다"면서 "다만 지난 2년간 해왔던 그 행보를 그대로 한다면 풀지 않겠다. 답이 나올때 까지 단식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완고한 의지에 결국 강 주교도 설득을 포기하고, 건강을 잘 챙길 것을 발걸음을 옮겼다.

강 주교는 농성장을 떠나며 "국책사업이라는것이 국가 지도자가 일방적으로 주민입장이나 이야기를 듣기 전 결정한 상태에서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이런 것은 맞지 않다"면서 "보상한다는 개념이(개념으로 접근하는것이) 문제다. 여러 국책사업과, 특히 강정도 주민 90% 반대하는걸 밀어붙여 마을을 산산조각 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식으로 강행한다면 나중에 엄청난 저항이나, 후대에 가서 큰 후회할 일이라 생각한다"면서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결정권자가 밀어붙여 큰 문제가 생긴 가장 큰 사례가 4대강이다. 그런 실책 반복하는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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