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쓰러질 수도 있는 상황...건강 매우 우려"
김 부위원장은 이날 단식 30일 맞이 기자회견에서 "국토부는 날벼락 같은 발표를 하며 부동산 투기 우려 때문에 주민의 수용 여부를 묻지 못하고 극비리에 진행했다는 망발을 늘어놓았다"면서 "그렇다면 다른 국내 공항이나 전 세계 공항들이 위와 같은 만행을 저지르면서 만들었나"라고 성토했다.
이어 "원희룡 도정은 어떤 행보를 했나. 첫 발표가 나자마다 대환영 성명을 발표했다"면서 "도지사의 가장 큰 직무인 도민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원희룡은 도지사 자격을 2년 전 이미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4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은 아예 묻지도 않고 허위 공문을 수차례 보내 제2공항을 조기 추진해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그 문서로 국토부는 막무가내로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부위원장은 "기본계획 수립은 공항 건설이 확정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대로 계속 진행된다면 강정에 이어 제주는 인권 유린의 섬이 될 것이고, 제주의 자연과 사람을 대재앙의 나락으로 인도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원희룡은 지금이라도 도지사의 본분으로 돌아와 성산지역 4개 마을 도민을 죽음의 구덩이로 몰아넣는 행보를 멈추고 국토부에 모든 절차 중단을 요청하라"면서 "부실용역 검증을 먼저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진행시킬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지금 당장 국토부로 발송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을 확정짓는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착수하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로 지역 주민을 회유하며 삶의 터전이자 생명줄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을 강요하는 모든 행보를 즉각 중단하라"면서 "사전타당성 용역이 사기와 부실이 아니였다면 당당하게 용역 검증요구에 먼저 응하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국책사업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 및 평화와 인권의 꿈을 담은 환경수도 제주를 만들겠다던 약속을 지금 당장 이행하라"면서 "국가 폭력에 희생되고 인권이 무자비하게 유린당하는 국민이 없는 국민이 주인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던 약속을 이행하라"고 밝혔다.
그는 "저는 제 자신의 삶을 모두 버린 강경투쟁의 길을 가려 한다. 이 싸움은 제 삶터, 고향을 지켜내기 위한 싸움만이 아닌 제주도민 모두의 미래를 위한 싸움임을 외면하지 말아달라"면서 "제2공항은 난개발을 넘어 제주의 사람도 자연도 대재앙의 길로 인도하게 된다. 제2공항이 확정되면 군사공항을 막아낼 길이 전무하게 되고, 제주는 강정에 이어 미군의 전쟁 전초기지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단식 30일째인 김 부위원장은 건강상태가 매우 우려되는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보 집행위원장은 "멀쩡해 보이지만 의사가 입원을 권유한지도 시간이 좀 됐고, 당장 쓰러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주변에서 만류해도 본인이 (단식을 이어가겠다는)의지가 너무 강하다"고 설명했다.
강 위원장은 "김 부위원장이 제2공항 재검토에 대해 의미있는 결과를 얻기 전까지 멈출 수 없다고 한다"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위험한 순간이 오지 않을까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