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으로 끝난 제2공항 설명회...거센 '연대투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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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으로 끝난 제2공항 설명회...거센 '연대투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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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반발 격화...원희룡 도정 최대 위기 봉착
성산읍반대위 강력한 연대투쟁 선언...'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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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행으로 끝난 제2공항 설명회.ⓒ헤드라인제주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연초부터 크게 분출되면서, 악화일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7일 열릴 예정이었던 국토교통부와 제주특별자치도의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용역보고서에 따른 지역주민 설명회'는 결국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지역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파행으로 끝났다.

국토부 용역진과 제주도는 당초 개최장소로 예고됐던 성산국민체육센터가 제2공항 예정지인 온평.신산.난산.수산1리 주민들의 단상 점거농성으로 대소동이 벌어지자, 시작도 못해본채 성산읍사무소 회의실로 장소를 긴급 변경했다.

그러나 성산읍사무소에서도 몰려온 주민들이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항의하고 나서면서 제대로운 설명조차 못하고 결국 파행으로 끝이났다.

적지않게 체면을 구긴 원희룡 지사는 "오늘 설명회는 특정 주민들이 아닌 제주도민들에 대해 국토부가 설명하는 자리다. 반대 목소리 때문에 도민들이 알아야 할 정보를 놓쳐서는 안된다"면서, 오후 1시 제주도청 기자실로 자리를 옮겨 기자회견을 했다.

왜 성산읍 지역이 예정지로 결정됐는가에 대한 용역보고서 검토결과 공개가 핵심이다.

용역진은 제2공항 입지 평가에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9가지 항목 중 환경성 평가 기준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입지평가 항목 중 청정 제주의 최우선 가치라 할 수 있는 환경성 평가에서 난산지역이 1.5점, 신도-2지역이 4.5점인 것에 비해 성산지역이 15점으로 큰 격차를 보였다는 것이다.

제주 제2공항 입지 평가에서 ICAO의 9가지 항목 중 환경성 평가 기준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었다.

난산지역은 유건에오름, 등오름, 독자봉(사자봉) 등의 오름과 수산굴이 인접해 있어 환경성에 낮은 점수를 받았고, 신도-2지역은 이에 비해 성산지역은 경관보전지구, 생태계보전지구, 지하수자원보전지구, 녹지자연도 8등급 이상인 토지가 전혀 없어 환경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즉, 환경훼손이 신도보다는 난산지역이 덜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2공항 예정지로 결정된 성산읍 주민들은 이 평가결과가 아니라, 주민들에게 사전협의 등이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해 추진하려 한다는 절차적 문제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신년대담에서 원희룡 지사가 "주민동의는 대안이 될 수 없고, 그건 제2공항을 하지 말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라고 발언한 부분도 주민들의 감정을 격하게 하는 기제가 됐다. '동의'가 필요없다면 원희룡 도정이 밝혀온 주민들과의 소통이나 협의가 무의미해질 뿐만 아니라, 앞으로 무조건적인 설득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강하게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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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행으로 끝난 제2공항 설명회.ⓒ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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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행으로 끝난 제2공항 설명회.ⓒ헤드라인제주
문제는 이날 설명회에서 벌어진 한차례 대소동이 앞으로는 더욱 크게 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는데 있다. 한 참석자는 "오늘 설명회에서 보여준 주민들의 항의는 본격적인 반대투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일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민들은 이날 설명회를 무산시킨 후, 온평.신산.난산.수산1리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가칭 '성산읍 제2공항 반대책위원회'의 출범을 알렸다.

성산읍 반대위의 출범선언문은 앞으로 지역주민들은 물론 시민사회 등 제2공항을 반대하는 모든 주민과 광범위하게 연대해 결사적인 반대운동에 나설 것이라는 천명이 핵심이다.

그동안 '지역주민' 중심으로 이뤄져 온 반대운동을 광범위하게 확산시키기 위해 조직적 연대를 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반대위는 "국토부와 제주도는 우리의 삶의 터전인 마을들을 깡그리 짓밟기로 결정해 버렸다"며 "우리보다 수백 수천배의 힘을 가진 권력자들은 사전 언급도 없이 기습적으로 선전포고해 우리를 침략했고, '국가와 도민의 이익을 위해 제주도민의 1% 밖에 안되는 소수이니 너희가 일궈온 모든 것을 희생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반대위는 "제주 역사상 최대규모의 사업을 위해, 제주 역사상 유례없는 최대 규모의 강제 토지수용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며 "우리는 국가와 다수의 이름으로 인간의 자존감과 삶의 터전을 짓밟는 폭력적 개발주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땅을 목숨으로 알고 살아온 우리 주민들의 단합체인 반대위는 민주주의를 배반하는 권력에 맞서 분연히 싸워나가겠다"고 천명했다.

반대위는 "앞으로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해 강력한 지지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모진 역경과 인고의 삶 속에서 이곳에 터젼을 만들고 지켜왔던 것처럼 그 어떠한 탄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정부와 제주도정이 제2공항 건설을 중지할 때까지 단호히 맞서 싸워서, 기필코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도와 국토부의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행위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도록 제주도민 여러분들도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반대위는 "제주 인구의 1% 마을들이 싸워서 50일 만에 30%를 우리편으로 만들었다"며 "이제 연대해서 제주도민의 가슴 속으로 들어간다면 조만간 50%의 지지를 받고, 결국에는 지금의 공항 부지를 무효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며 전면적인 '연대투쟁'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반대위는 또 "제주 역사상 최대의 투쟁대오를 만들어 우리의 삶의 터전을 지키고,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울 것"이라며 "우리와 동병상련인 제주공항 소음피해 주민들과도 연대를 하고,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부당한 권력과 제주도 환경훼손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환경단체와도 연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반대위는 "뿐만 아니라 소외된 사람과 약자의 편에 서서 사랑을 실천하는 종교단체와도 연대하고, 제주도와 관련된 저명 지식인, 그리고 세계 관련단체와 공조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반대위는 "4.13 총선에서 반대위는 입후보자 각각에게 제2공항으로 성산 내륙형이 입지로 선정된 부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공개서한을 보낼 것이고, 이 내용을 토대로 지지.낙선운동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대위는 "주민동의 없이 대형 국책사업을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원희룡 도정에 대해서, 조만간 입지선정을 재검토 하지 않는다면 모든 연대세력과 합심해 주민소환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공항 입지가 확정 고시된다면, 법정 대응팀을 만들어 부지 선정의 부당성에 대해서도 법적투쟁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대위는 "만약 공사가 시작된다면 우리는 공항부지 내 용암동굴 속에 들어가 공사가 멈출때까지 죽음을 불사하고 싸워나갈 것"이라며 "제주도와 국토부의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행위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도록 제주도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반대위가 전면적인 연대투쟁에 나설 것임을 천명하면서, 그동안 주민들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원칙적 의견만 제시해 온 시민사회단체에서도 곧 입장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2공항 건설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던 원희룡 도정은 갈수록 더해지는 강력한 반대움직임에 큰 난관을 맞게 됐다. 최악의 파국으로 치달을 우려를 갖게 하는 제2공항 문제에 대해 원 도정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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