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된 '오류'...이젠 해군의 '결단'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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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된 '오류'...이젠 해군의 '결단'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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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해군기지 항만설계 의혹규명 실무협의 결과와 전망
'오류' 확인했다면 '설계변경' 수순 당연..."꼼수 아닌 결단 내려야 할때"

서귀포시 강정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진행 돼 온 제주특별자치도와 해군의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항만설계의 재검증을 위한 실무협의는 사실상 끝이 났다.

1일 열린 충남 계룡대 해군본부 3층 회의실에서 가진 2차 실무협의에서 제주해군기지 항만설계상의 '오류'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선회장 설계기준이 적정하게 짜여졌는지 여부, 그리고 시뮬레이션 모델선박 횡풍압 면적, 시뮬레이션 적용 풍속 변수값, 항로법선 등이 쟁점화됐다.

제주도는 해군의 입장을 고려해 구체적으로 확인된 '오류'의 내용을 설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논의 결과 그동안 제주도가 주요쟁점에 대하여 제기해왔던 내용들에 대한 사실확인이 이뤄졌고, 해군측이 수행했던 연구용역상의 오류 사실 등이 확인됐다는 점만 분명히 밝혔다.

한마디로 시뮬레이션 분석결과를 통해 15만톤급 크루즈가 자유롭게 입출항하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주요 쟁점에 대해 검증위원회 구성 전단계의 사전 협의를 이날 2차 회의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해군측에 전달했다. 또 더 이상의 사전협의는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오류'가 확인된 만큼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의 실무협의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국방부와 해군이 '오류'에 대해 함께 확인했다면, 이제 결론은 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해군이 앞으로 취할 수 있는 액션은 두가지로 전망해볼 수 있다.

하나는 확인된 '오류'의 문제가 설계변경으로까지 갈 사안은 아니라며 추가적인 재검증을 하자고 나설 수 있다.

두번째는 '오류'를 깨끗하게 인정하고, '설계변경'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제주도는 더 이상의 실무협의를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전달한 만큼, 재검증위원회 구성 논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사실상 국방부와 해군에 '설계변경'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국방부와 해군이 답을 할 차례다.

'오류'를 인정한다면 선택의 여지는 없다. 바로 '설계변경'이다. '꼼수'를 부리다, 막바지 코너로 몰린 것이다.

설계변경에 들어간다면 당연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사는 전면 중단돼야 한다. 문제가 있는 항만설계의 내용을 갖고 더 이상 공사를 강행해서는 안된다.

우근민 제주지사 역시 이 부분에 대해 확실히 밝힌 바 있다.

지난 10월2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항만설계에 대해 재검증을 하게 됐는데, 검증하는 동안에도 '공사중단'을 해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지만, 지금 그런 법적 근거가 없다"며 "그러나 재검증을 하고 설계변경 된다면 자연스럽게 공사가 중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설계변경=공사중단'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군은 더 이상 직면한 상황을 회피하려 해서는 안된다.

제주도의 항만설계 의혹 자체검증을 위한 TF팀의 활동, 도의회의 행정사무조사권 발동을 통한 조사에서 이 문제는 이미 결론이 나 있었던 사안이다.

해군만이 끝까지 버티며 우겨왔던 문제다. 더욱이 항만설계 문제에 대한 국회 차원의 논의가 이뤄지는 시점에서도 해군은 오로지 공사강행에만 몰두해왔다.

지난달 초 제주도의 강력한 중단요청에도 불구하고 구럼비 암반 시험발파를 강행했다.

'오탁방지막' 설치, 그리고 최근 이뤄진 가배수로 및 침사지 설치 등의 이행 지시는 공유수면관리법 규정에 의해 당연한 조치이기는 하지만, 막무가내 밀어붙이기를 해왔던 해군 스스로가 자초한 패널티 성격이 짙다.

그런데도 해군은 여전히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감리단을 통해 침사지 설치를 위해 구럼비 발파작업이 필요하고, 항만공사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괴변을 늘어놓고 있다. 

이번에 확인된 '오류'는 적당한 타협으로 봉합될 문제가 아니다. 공사중단을 전제로 한 설계변경 수순을 밟아야 한다.

해군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현 상황을 직시하고, 조속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 더 이상의 '꼼수'는 안된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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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리딩 후기 2011-12-02 15:07:25 | 1.***.***.229
공사중단 당연하죠
설계변경 못하겠다 버티면 그건 해군이 아니죠
군인다운 결단 내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