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장, 스스로 사퇴할 만큼 무게감 느끼고 있는가"

제주시청 소속의 한 공무원이 수년에 걸쳐 수억원의 쓰레기 종량제봉투 판매대금을 지속적으로 횡령해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큰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제주시당국의 관리감독 책임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4일 성명을 내고 "행정의 신뢰가 무너졌다"며 "관리.감독 책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제주시당국의 책임있는 후속조치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제주시 공무원이 6억 대의 쓰레기 종량제봉투 대금을 횡령한 사건은 일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라며 "더욱 납득가지 않는 사실은 관리·감독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세금 횡령이 손쉽게 이뤄졌다는 점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사건에 대해 김완근 시장은 해당 공무직 공무원의 일탈로 몰아가는 한편, 현재 관리·감독체계에 대한 평가 없이 사후 대책만을 나열하고 있다"며 "심지어 횡령 공무원과 내근 공무원 간 종량제봉투 수량 취소 관련 업무보고가 '카카오톡'을 통해서 이뤄진 사실까지 보도를 통해 드러나면서 행정에 대한 신뢰는 더 이상 추락할 수 있는 곳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시민들은 이번 사건을 한 공무원의 개인적 일탈로 보지 않는다"며 "관리·감독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면, 이런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개인적 일탈의 문제라 본다면, 재발방지는 불가능하다"며 "최소한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상급 공무원에 대한 조사와 처벌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관리·감독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으면, 관리·감독 체계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행정에 있어서 신뢰가 무너진 것만큼 큰 위기는 없는데, ‘일벌백계’의 효용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그 한 번의 벌이 모두의 예상보다 강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시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스스로 사퇴할 만큼의 무게감을 느끼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책임있는 조치를 거듭 요구했다.
한편, 제주시는 최근 시청 모 부서 소속의 담당직원 ㄱ씨(공무직)가 쓰레기 종량제봉투 판매대금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2018년부터 종량제봉투 판매업무를 담당하는 이 직원은 현금 결제를 한 판매업소에 실제 주문한 봉투를 배달하고 현금을 받았음에도 전산상으로는 '주문 취소'를 한 것처럼 조작하는 수법으로 돈을 가로채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시가 2021년부터 2025년 사이 이뤄진 '주문 취소' 건수에 대한 사실 확인 결과 횡령액은 무려 6억여원에 달했다. 아직 파악이 이뤄지지 않은 시점(2018~2020년)까지 추가적 조사가 이뤄진다면 횡령액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김완근 시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 입장을 밝히면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해당 직원과, 직무 감독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제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수사를 받고 있는 ㄱ씨의 근무기간이 2018년부터 2025년 현재까지인데, 그동안 소속 팀장.과장.국장이 수차례 교체되고, 퇴직자가 많아 책임을 묻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직무 감독자'를 언제부터 적용할 것이고, 어느 지위까지 책임을 물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