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대공원 조성 취지에 맞나?" 비판적 목소리 속 논란 커질 듯
일제강점기와 제주4.3, 한국전쟁의 역사적 아픔을 간직한 서귀포시 대정읍 옛 알뜨르비행장 일대에 조성되는 제주평화대공원에 대규모 '스포츠타운' 설치계획이 제시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6일 "스포츠도 평화의 영역"이라며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오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2층 소통회의실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평화대공원 내 스포츠타운 계획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자, 평화대공원과 스포츠타운의 의미 연결성을 강조했다.

역사성과 평화.생태의 가치를 담고 있는 평화대공원에 파크골프장이나 국제사격장 등의 스포츠타운을 조성하는 것은 '부조화'의 극치라는 비판적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 지사는 "저는 평화와 스포츠는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스포츠도 평화의 영역이고, 올림픽은 평화의 제전이라 생각하고, 그런 차원에서 접근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파리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인) 오예진 선수가 금메달 따며 사격훈련장 필요가 제기됐고, 그 지역(평화대공원)도 대상 부지의 하나로 제기됐다"며 "전지훈련장으로서의 제주의 위상이 커지고 있고, 서귀포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데,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평화대공원 일부를 스포츠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충분히 검토될만 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다만 관련부서가 협의해서 구체적인 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구상이 끝나면 지역주민 및 의회와 협의하며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 지사의 이날 발언은 평화대공원과 스포츠타운은 의미나 성격이 서로 반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계획 구체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지난해 말 제주도가 '마라해양도립공원 공원계획 변경 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평화대공원 조성계획을 공개한 후 스포츠타운 끼워넣기에 비판적 목소리도 크게 분출되고 있다.
평화대공원은 일제강점기 전적지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보존․정비하고, 이를 다크 투어리즘과 연계해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근현대사를 전하는 역사문화 관광지로 조성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반면, 대단위 면적으로 조성되는 전지훈련 시설(5만 375㎡)과 스포츠타운(23만 8713㎡)은 지역경제 활성화 및 주민숙원사업이라는 명목이다. '평화와 스포츠'라는 의미 연결성을 강조했으나, 스포츠타운을 끼워넣게 된 궁극적 이유가 '평화'라는 공통 분모보다는 경제적 논리가 우선됐다는 것이다.
용역 결과대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평화대공원의 역사성이 화려한 현대식 건물을 수반하는 스포츠타운에 가려질 우려도 제기된다. 생태 원형을 유지한 역사.생태 탐방로가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골프장이나 사격장, 야격장 건물 등이 즐비한 가운데 제 기능을 할지는 미지수다. 평화대공원인지, 스포츠타운인지 분간이 안되는 상황이 나타날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제주도당국이 향후 세부 계획 검토 과정에서 이 문제와 관련한 시민사회 논란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