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평화대공원에 '스포츠타운' 끼워넣기, 이게 말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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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평화대공원에 '스포츠타운' 끼워넣기, 이게 말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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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논단] '평화대공원'과 '스포츠타운'의 인지부조화, 선택지는?
역사.평화 가치 퇴색되고, '경제성 논리' 부상시킨 자기모순의 덫
역사유적지 옆 파크 골프장, 말이 되나?...'억지 연결' 설립 취지 부합?  

일제강점기와 제주4.3, 한국전쟁의 역사적 아픔을 간직한 서귀포시 대정읍 옛 알뜨르비행장 일대에 조성되는 제주평화대공원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평화대공원 조성은 제주사회가 오래 전부터 바라왔던 일이지만, 평화대공원 설립 취지와 전혀 다른 밑그림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크골프장과 사격경기장 등을 포함한 스포츠타운 조성이 바로 그것이다.

제주도가 최근 '마라해양도립공원 공원계획 변경 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공개한 알뜨르비행장 일대 평화대공원 조성계획을 보면, 송악산과 평화대공원을 잇는 '평화역사생태벨트'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전체적으로 마라해양도립공원 계획의 총 면적은 154만㎡로, △마라해양도립공원 육상부 58만㎡ △공원확대구역 9만2441㎡ △연계영역 12만5396㎡ △전지훈련타운 5만375㎡ △평화대공원 구역 69만2195㎡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제주도는 이번 계획은 송악산 난개발과 경관 사유화를 방지하고 도민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 매입한 부지(40만 748㎡)를 중심으로 도립공원을 확대하는 한편, 알뜨르 비행장 주변 평화대공원과의 생태적 연계축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평화대공원은 제주 역사의 상징적 공간으로 재탄생한다고 강조했다. 일제강점기 전적지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보존․정비하고, 이를 다크 투어리즘과 연계해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근현대사를 전하는 역사문화 관광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평화 전시관, 평화의 광장, 관람로, 조경시설, 격납고 등 전적지 문화재 보존·정비 등이 이뤄진다. 여기까지만 보면, 내용이 대체적으로 무난해 보인다.

그러나 세부 시설 구상도(圖)를 보면, 놀라움 그 자체다. 지역경제 활성화 및 주민숙원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전지훈련 시설(5만 375㎡)과 스포츠타운(23만 8713㎡)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며 대단위로 조성하는 것으로 돼 있다. 

송악산 인근 산이수동 마을 근처 옛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부지에 조성되는 전지훈련복합시설에는 숙박시설을 포함한 국민체육센터(1만6116㎡)와 축구장(9403㎡)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큰 논란을 빚는 부분은 알뜨르비행장 활주로 동쪽에 조성될 예정인 스포츠타운이다. 타운에는 국제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3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비롯해, 전지훈련장을 겸한 사격경기장(실내 사격장), 전지훈련용 야구장 4면이 들어선다. 

제주도정은 시설계획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라며, 올해 추진하는 '평화대공원 조성사업 타당성 조사'를 거쳐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용역 최종보고회에 즈음해 제주도당국이 발표한 브리핑 자료를 보면 공식화하고 있다. 

문제는 체육관련 시설에 큰 비중을 두며 그리다 보니, 평화대공원 취지는 크게 퇴색된 반면 스포츠 시설은 크게 부각되는 역전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설립취지의 콘셉트도 무너졌고, 시설배치는 이해하기 힘든 그림이 나왔다.

평화대공원, 스포츠타운, 전지훈련복합시설 위치도. (자료=용역보고서)
평화대공원, 스포츠타운, 전지훈련복합시설 위치도. (자료=용역보고서)
다크투어리즘 생태역사탐방로. (자료=용역보고서)

◇ '평화대공원'과 '스포츠타운', 어떤 의미 연결성 있나

첫째, 평화대공원과 스포츠타운의 의미 연결성이 극히 약하다는 점이다. 공통분모를 찾기도 힘들다. 

'송악산과 평화대공원을 잇는 평화역사생태벨트 조성', '제주 역사의 상징적 공간으로 재탄생'이라는 의미를 부여했지만, 스포츠타운을 꼭 역사 유적지에 지어야 하는 납득할만한 설명은 없다. 

다만, 보도자료를 통해 "서귀포시는 현재 동계 전지훈련 시즌 시설 부족으로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 야구장과 파크골프장 등 체육시설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체육시설 확충은 제주도의 스포츠 메카 육성 전략과 연계돼 있으며, 서부지역 전지훈련단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는 점을 제시했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제주 출신 오예진 선수가 공기권총 종목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계기로 전지훈련장을 겸한 사격경기장 건립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제주에서 체육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하는 부분이다. 서부지역 주민들의 복지 향상이나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에 반대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전지훈련시설도 좋고, 스포츠타운도 좋다.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사격종목의 부흥을 위한 제대로 된 시설도 필요하다는 점 또한 십분 인정한다.

그럼에도 왜 하필 스포츠타운을 지어야 하는 곳이 평화대공원이어야 하는 점에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평화대공원 구역은 국내 최대 규모의 일제 침탈의 흔적, 제주4·3 학살, 한국전쟁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반면 스포츠타운은 평화를 위해서도, 역사성 차원도 아니다. 오직 '경제성 논리' 그 하나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근본적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생태.역사 탐방로 vs 대단위 체육시설....'평화대공원인가 스포츠타운인가'

둘째, 전체적인 시설 구상도 문제다. 만약 이대로 조성된다면, 이게 평화대공원인지, 스포츠타운인지 분간이 안되는 상황이 나타날 개연성이 크다.  

제주도정은 송악산과 평화대공원을 연결하는 생태연계축은 고사포진지, 셋알오름 일제동굴진지 등 등록문화재와 주요 환경자산이 분포해 있어, 인위적 간섭을 최소화한 다크 투어리즘의 생태․역사 탐방로(생태문화탐방로)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의 시설물 배치도를 보면, 이 탐방로가 본연의 기능에 맞게 제대로 작동할지도 의문이다. 송악산쪽 방향의 전지훈련시설(5만 375㎡)을 제외하더라도, 알뜨르비행장 활주로 인접 스포츠타운(23만 8713㎡)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평화대공원 구역 면적 69만2195㎡ 중 스포츠타운 차지하는 면적은 무려 34.6%에 달한다. 평화대공원 구역 중 3분의 1 이상 면적에서 대단위 파크골프장이 있고, 사격장이 있고, 야구장이 자리한다는 것이다.

역사 유적지에 파크 골프장이 있는 것 자체도 말이 안되지만, 전체적인 시설도를 보면 주객이 완전히 전도된 듯 하다. 생태 원형을 유지하는 탐방로가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현대식 시설인 골프장이나 사격장, 야격장 건물 등이 즐비한 가운데 제 기능을 할지는 미지수다.

역사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하더라도, 스포츠타운은 시각적인 면이나 환경적 측면에서 저해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역사성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산만함을 줄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 입장에서는 역사적 유적지가 주인지, 스포츠타운이 주인지 제대로 구별이나 할지 의문이다. 스포츠타운의 탐방로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절로 나오는 이유다. 백번 양보해도, 역사 유적지 옆에 대규모 파크 골프장을 지어 운영하겠다는 구상, 기괴한 발상 아닐 수 없다.
 
◇ '평화대공원'과 '스포츠타운'의 모순의 양립....인지부조화의 선택지는?

평화대공원의 대원칙인 역사성과 평화.생태의 가치라는 명제를 스스로 부정하는 자기모순의 덫이 만들어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스포츠타운의 끼워넣기는 역사.평화 가치는 퇴색되고, '경제성 논리'의 부상을 촉발시켰다. 바로 이 과정에서 도민사회는 물론 정책을 입안하는 공직내부에서도 이른바 '인지부조화(認知不調和)'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회심리학자 리언 페스팅어가 정립한 이론인 인지부조화는 신념이나 태도, 행동에서 서로 상충하는 모순된 상황을 마주하면서 겪게되는 불안정한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 

인지부조화에 맞닥뜨린 사람은 균형 또는 조화의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 이를 테면 '평화대공원'과 '스포츠타운'이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개념이 양립하는 상황을 마주하며 심리적 불편을 느낀 사람은 균형 내지 조화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의 해결법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부조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제시할 수 있다. 하나는 그동안 갖고 있었던 신념이나 생각을 바꾸는 것, 두번째는 신념을 그대로 유지하며 그에 맞게 태도(행동)를 바꿔나가는 것, 세번째는 새로운 정보나 의미를 부여하며 부조화를 벗어나고자는 하는 것이다.

부조화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주체가 제주도당국 입장에서 본다면, 첫번째 유형인 신념 내지 생각의 변화는 '변질'이라는 부정적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3가지 선택지 중 그나마 '선(善)'을 꼽을 수 있는 것은 두 번째 유형이다. 신념에 맞게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나가는 방법이다. 스포츠타운이 맞지 않다면 과감하게 철회하는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제주도정이 실제적으로 선택한 방법은 자충수에 다름 없는 세번째 유형이었다. 양립하는 평화대공원과 스포츠타운의 개념에서, 적당한 의미 연결점을 찾아내어 사실상 '조화로운 콘셉트'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12월26일 배포한 '서부지역 평화역사생태벨트 조성' 제목의 관계부서 합동 보도자료가 이를 잘 말해준다. "평화역사생태벨트 조성을 통해 서부지역의 새로운 도약 준비", "역사공원 조성과 함께 지역발전을 위한 주민숙원사업" 등의 의미를 부여했다. 새로운 정보로 제시한 것은 "과거 일제강점기 강제 수용된 토지를 지역발전 동력으로 전환하자는 주민들의 의견도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평화.역사.생태'를 강조하면서도, 파크골프장이나 국제사격장이 평화대공원 내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설명은 그 어디에도 없다. 지역주민들이 원하니,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스포츠타운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에 강조점을 둔 설명이 전부다. 그것도 '평화.역사.생태벨트' 조성 필요성에 대한 설명 따로, '스포츠타운' 조성 필요성에 대한 설명 따로다. 그러면서 두 사안을 하나의 공간적 범주에 갖다 넣어, 마치 하나의 의미 연결이 된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명백한 부조화임에도 억지식 의미 부여로 '조화'를 운운하는 것은 부조화에서 벗어나기 위한, 모순된 상황을 정당화하기 위한 자기합리화에 다름 아니다. 나아가 본질을 흐트러뜨리며, 사실상 도민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평화대공원에 스포츠타운은 그야말로 부조화의 극치다. 이런 끼워넣기는 말이 되지 않는다.  

다소 과한 표현 일 수 있으나, 역사적 과오를 범하는 실책성 결정이 나오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오랜 기다림 끝에 본격 추진되는 평화대공원을 바라보는 시민사회 걱정도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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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정 2025-01-07 15:06:44 | 116.***.***.3
모슬포는20년이되도하나변한게없어요
반대반대하지말고제주도에결정을존중하겠습니다


내 이럴줄 2025-01-06 08:28:39 | 175.***.***.190
지방선거 다가오면 제2공항 성산에도 뭔가 해줘야하고
평화대공원 대정에도 선물 해줘야겠지요
가치나 철학. 그런거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