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숙박시설 1080실, 한화는 살고 제주도는 망하라는 무모한 개발"
"지하수자원 특별관리구역에 대규모 개발계획, 상식적인 판단 능력 상실"
최근 많은 논란이 있는 한화 애월 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주민설명회가 열리는 상가리마을 회관에 10월 6일 오후6시에 찾아갔다. 오후6시에 도착해서 6시 50분 끝날 때까지 지켜봤다.
정시에 시작해서 마을 이장님의 인사말이 있고, 1조 7천억원이 소요되는 사업을 회사관계자는 약 20분 동안 설명한 후 주민들의 질의응답이 있었다. 초반에 주민들은 개발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과 지역인재 채용 등에 대해 질의를 하였다. 후반에 일부 주민이 개발에 따른 용수공급 문제와 하수처리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했다. 이날 상가리 주민은 이 사업계획은 제주도민을 공멸시키는 사업이고 오영훈 지사는 잘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자 순간 설명회장은 경직되었다. 회사관계자는 제대로 설명도 못 했고, 마을 이장님은 서둘러 다음번에 대안을 가지고 추가 논의하자며 서둘러 설명회가 끝났다.
나에게 발언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음 3가지를 제기하고 싶었다.
첫째, 이 사업은 제주도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일부 상가리 주민이 말한 대로 제주도민을 공멸시키는 개발이다. 왜냐하면 사업내용을 보면 지금 제주도 관광에 절실하게 필요한 개발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심화시켜 제주도발전을 저해하는데 작용한다. 대표적으로 대규모 숙박시설 1,080실 계획은, 한화그룹은 살고 제주도민은 망하라는 무모한 개발계획이다.
1,080실 숙박시설로 사업자는 약 3천억 원 이상의 이익을 얻고, 제주도민에게는 이 개발로 인해 용수공급 문제와 하수처리 문제가 발생한다. 숙박시설 개발을 빼고 개발을 하라고 하면 한화그룹은 개발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제주도는 숙박시설이 약 8만실로 과잉 공급되어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한 달에 약 30곳이 폐업하고 있다는 것을 통계가 말해주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입도 관광객 수를 고려할 때 4만6천실이 적정하다고 분석한다. 약 70%가 과잉 공급된 상태에서 감축해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할 제주도가, 앞장서서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는데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둘째, 사업부지가 해발300미터 이상에 위치해 지하수자원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한 곳에 대규모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제주도는 상식적인 판단 능력을 상실했다. 주민설명회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이 지역은 어승생 저수지물과 광역상수도 공급이 지금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앞으로 기후변화 등으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이다. 5400톤에 이르는 용수공급으로 인해 하수처리 문제와 지하수 오염 문제 등이 동시에 발생할 수밖에 없다.
셋째, 한화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개발사업은 주변 3개마을에 만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 아니다. 만약 이 사업이 인가되면 이 사업부지와 유사한 지역에 토지를 소유한 개인과 법인은 우리도 숙박시설 등의 사업을 하겠다고 나설 것이다. 그러면 제주도 중산간 지역 수 천만평은 순식간에 난개발되어 제주도 자연경관과 지하수 오염 등으로 심각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상가리주민이 말한 대로 제주도민은 공멸하고 말 것이다.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있다.
제주도개발역사에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이 시기에 알면서도 방관만 한다는 것은 비겁하고 죄를 짓는 심정에서 나서고 있다.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는 많은 제주도민들과 함께하며 문제해결에 기여하고 싶다. <양시경 / 제주경실련 공익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