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공권력 낭비된 점 고려 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 적극 검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주국제공항 등 국내 주요 공항 5곳에서 폭탄 테러와 흉기 살인을 하겠다는 예고글을 게시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제주경찰청은 협박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30대 남성 ㄱ씨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ㄱ씨는 지난달 6일 오후 9시 7분 제주공항에서 폭탄테러와 흉기 살인을 하겠다는 글을 시작으로 김해, 대구, 인천, 김포 등 국내 주요 공항에 대한 흉악범죄 예고글을 잇따라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ㄱ씨가 게시글을 작성한 8월 6일은 온라인에 흉악범죄 예고글이 잇따라 게시돼 경찰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히는 등 국민적 불안감이 가중되던 시점이었다. 이에 경찰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최초 협박글이 게시된 지 1시간여만인 오후 10시쯤 해당 글을 발견,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또, 작성 시간대와 게시글의 내용을 토대로 6개의 게시글 모두 동일범의 소행일 것으로 보고,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이후 IP 추적을 통해 ㄱ씨의 주거지를 특정해 8월 23일 압수수색과 1차 조사를 진행했다.
1차 조사에서 ㄱ씨가 범행을 강력하게 부인하자, 경찰은 ㄱ씨에게 긴급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경찰은 지난 5일 2차 조사에서 압수물 분석결과 등을 제시했고, 결국 ㄱ씨는 이날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경찰 조사 결과 ㄱ씨는 컴퓨터 전공자로, 모든 게시글에 해외 IP를 사용하고 범행 이후 컴퓨터와 휴대폰을 초기화하는 등 추적을 회피하려고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프로파일러까지 투입해 ㄱ씨의 범죄행동분석에 나섰다. 그 결과 공항이라는 다중 운집 장소와 폭탄테러라는 이목이 집중될 소재를 조합해 클릭을 유도하고, 내용은 사회 이슈인 흉기난동을 연상시키는 내용으로 구성해 관심을 증폭하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경찰 조사에서 ㄱ씨는 "경찰이 잡을 수 있는지 시험하고 싶었다. 좀 더 많은 관심을 받아야 경찰이 추적을 시작할 것 같아 여러 협박글을 작성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가 흉악 범죄 예고글 작성 여부 등을 확인하는 한편, 항공보안법 위반 등 적용 가능한 처벌 규정을 확인하고 있다. 또, 막대한 공권력이 낭비된 점을 고려해 민사상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적 불안감을 가중하고 치안력 낭비를 일으키는 등 사회 전반적인 부작용이 큰 범죄 예고글 작성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