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몰이는 실패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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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몰이는 실패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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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부건 변호사
고부건 변호사. ⓒ헤드라인제주
고부건 변호사. ⓒ헤드라인제주

공안탄압의 광기가 제주도를 휩쓸고 있다. 2022년 11월 시작된 공안탄압으로 구속된 국가보안법위반 피의자가 전국적으로 총 10명인데 이 중 3명이 제주도민이다. 무려 30%에 달한다. 

영장에 기재된 이들의 혐의를 살펴 보면 국정원이 몇 년전부터 이들을 미행해 왔음을 알 수 있다. 몇 년전부터 이들을 지켜보고 있었음에도 국정원은 여지껏 사건을 묵혀 왔던 것이다. 캐비넷에 담아 두었던 것을 이 때다 싶어 꺼낸 것이다. 없던 간첩이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닌 것이다. 그럼 왜 이제서야 윤석열 정권과 국정원은 이런 요란법석을 떨까?

첫 번째 압수수색이 실시된 2022년 11월 9일이라는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때는 10․29 이태원 참사로 윤석열 정권이 궁지에 몰리던 때이다. 윤석열 정권으로서는 국면전환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럼 국정원은 왜 이럴까?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은 2023년 12월 31일을 끝으로 경찰로 넘어간다. 자신들의 밥줄이 끊기는 것이다. 국정원으로서는 그 전에 자신들의 존재감을 높여 대공수사권을 사수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렇게 윤석열 정권과 국정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후 윤석열 정권과 국정원은 서로 밀어주고 땡겨준다. 윤석열 정권이 민주노총 때리기에 나서자 국정원이 민주노총을 압수수색했다. 국정원이 민주노총 때리기에 동참하자 국민의힘 정진석이 간첩이 전국에 뿌리내렸다고 발언하더니 급기야 윤석열은 국정원을 방문하여 대공수사권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에 대북활동을 하는 단체는 매우 많다. 그 많은 대북활동 단체들 중에 왜 하필이면 민주노총을 골랐을까? 민주노총이 종북몰이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작년 말 끝모르게 떨어지던 윤석열 정권의 지지율이 화물연대파업을 때리면서 잠깐동안 상승세로 돌아선 적이 있다. 이를 본 윤석열 정권은 민주노총 때리기에 나선다. 그리고 국정원은 이를 충실히 수행한다. 국정원이 2023년 1월에 민주노총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이후 국정원이 추가로 실시한 압수수색도 대부분 민주노총에 대한 것이다.

이렇게 윤석열 정권과 국정원은 민주노총을 때리며 종북몰이에 나선다. 이들의 종북몰이에 동행한 자들이 있다. 바로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들이다. 이들은 국정원이 흘린 피의사실을 마음껏 공표했다.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럼 종북몰이는 성공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피의자들은 일체의 진술을 거부하며 국정원과 윤석열 정권에 맞서 싸웠다. 피의자들은 강제인치를 하려는 국정원에 맞서 강력히 저항했고 피의자들을 사랑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저항에 힘을 보탰다. 피의자들은 신문하는 국정원 수사관들 앞에서 보란듯이 엎드려 잤다. 자신들로부터 단 한마디도 들을 생각을 하지 말라는 저항의 의미였다. 

검찰로 송치된 이후에도 이들의 저항은 전혀 수구러들지 않았다. 이들은 계속 일체의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검찰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결국 제주지검은 강제인치를 포기했다.

그 동안 검사가 나오라는데 가지 않았던 구속 피의자가 있었던가? 국민들의 요구는 그렇게도 외면했던 이명박, 박근혜 조차도 검사가 부르면 고분고분 잘도 갔다. 재벌회장님들은 어땠나? 전직 대법원장 양승태도 수의를 입은 채 검사님에게 갔다. 다들 검사가 부르면 가야 하는 줄 알았을 것이다. 검사왕국이니까!

그러나 고창건, 박현우는 따져 물었다. 
“왜 가야 하나? 나는 할 말이 없는데…  부르면 가야 하나?”
특히 고창건은 무려 42일 간이나 단식을 이어가며 물었다. 

고창건과 박현우가 제주지검에 가지 않은 것은 실로 엄청난 일이다. 내가 알기로 해방이후 검사가 부르는데 가지 않은 구속 피의자는 없었다. 대한민국 형사사법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것이다. 이렇게 고창건과 박현우는 검사정권에 균열을 냈다.

고창건과 박현우가 열심히 싸운 덕인지 제주도민들의 여론도 나쁘지 않다.

과거에는 시국사건이 터지면 진보진영인사들만 목청을 높였다. 그런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진보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평범한 시민들인 고창건의 초등학교 동창들과 박현우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고창건과 박현우를 돕겠다고 기자회견을 했다. 중도진영의 제주도민들도 윤석열 정권과 국정원에 등을 돌린 것이다.

이렇게 종북몰이는 실패해 가고 있다. 윤석열 정권과 국정원은 초반에 기세등등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전쟁에서 선제공격을 가하는 쪽이 초반에는 유리하다. 그러나 장기전으로 가면서 판세는 바뀐다. 우크라이나전쟁도, 한국전쟁도, 임진왜란도 그랬다.

굴욕적 한일정상회담과 4․3에 대한 윤석열 정권의 홀대와 망언으로 지금 제주도민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아프다. 그러나 아픔을 아픔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아픔을 분노로 바꿀 줄 알아야 한다. 

고창건과 박현우는 아픔을 분노로 바꿨다. 제주도민들도 아픔을 분노로 바꾼다면 이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고부건 변호사>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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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2023-04-08 03:13:32 | 180.***.***.236
북한의 핵개발의 자위적조치이기때문에
비난할 이유가없다 라는것이 당신들 논리면 제도권정치틀안에 속하기가 어렵겠지요

아직도 2023-04-06 16:53:28 | 122.***.***.154
이런 정신 나간 인간들이--
그래 뭘 잘했다는거냐? 그게 그렇게 자랑스러운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