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은 베고, 한쪽은 심고...제주시, 이중적 태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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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은 베고, 한쪽은 심고...제주시, 이중적 태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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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나무 무단 벌채' 논란 제성마을 도로공사, 주민 반발로 중단
주민들 "제주시가 '벚나무 이식' 약속 해놓고 공사 강행"
제주참여환경연대 "거짓 환경보호 제주시장 규탄"
제성마을 주민 오면신씨가 벚나무 제거작업을 가로막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성마을 주민 오면신씨가 벚나무 제거작업을 가로막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공사 과정에서 수십 년 된 왕벚나무들을 무단 벌채해 논란이 제기된 제주시 제성마을 도로개선 공사가 재개됐지만, 제주시가 벚나무 이식을 약속해놓고 이를 어기고 공사를 하고 있다는 주민들의 반발로 공사가 일시 중단됐다.

반면 이 시각 제주시 사라봉에서는 왕벚나무 심기 행사가 진행되면서, 한쪽에서는 벚나무를 베어내고 다른 한 쪽에서는 벚나무를 심는 이중적인 모습이 펼쳐졌다.

14일 오전 도로구조 개선공사가 재개된 제성마을 앞 도로에는 뿌리 제거작업이 이뤄지다 중단된 벚나무와, 이를 두고 대치하고 있는 마을주민과 포클레인 및 작업자들이 대치했다.

같은 시각 제주시 사라봉에서는 강병삼 제주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벚나무 350그루를 심는 행사가 펼쳐졌다.

제주시는 올해 3월 도로구조 개선사업을 진행하면서 제성마을 인근 도로에 식재된 왕벚나무 등 가로수 10여 그루 이상을 벌채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가로수들은 주민들의 추억이 깃든 수십 년 된 나무들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돈독하게 하는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해왔는데, 동의도 없이 한순간에 제거됐기 때문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제주시는 주민들과 대화에 나선뒤 공사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이 과정에서 남겨놓기로 했던 한 그루의 벚나무까지 벌목하면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을주민 오면신씨는 "얼마 전까지 (제주시가)지금 남아있는 나무는 순도 나오고 꽃이 피고 해서 화단을 만들어서 보존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담당 공무원들이 마을 주민들간 갈등을 일으키고, 통장들을 사주해서 마을 회장을 교체하고, 회장이 바뀌자 마자 표지석을 옮기고 나무도 훼손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하루에 1만명이 왕복하는 길도 아니고, 마을 주민들이 다니는 곳으로 (벚나무 하나가 남아있어도)충분히 소통이 된다"며 "1982년도에 원주민 5명이 나무를 심으면서, 30~40년이 된 마을의 역사를 상징하는 정주목과 다름 없는 나무를 없애버리려 한다"고 성토했다.

제성마을 앞 벚나무가 벌목되기 전 2020년 당시 모습. <사진=카카오 로드뷰>
제성마을 앞 벚나무가 벌목되기 전 2020년 당시 모습. <사진=카카오 로드뷰>

이와 관련해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사라봉에는 벚나무를 심으면서 제성마을 벚나무는 학살하는 거짓환경 강병삼 제주시장 규탄한다"고 밝혔다.

참여환경연대는 "작년 3월, 제성마을 주민들이 공항 건설로 이주하면서 심은 벚나무 13그루를 제주시는 주민들의 동의도 없이 무참히 잘라 없애고, 12그루는 뿌리까지 뽑아 버렸다"며 "주민들이 심어 30여년 가까이 키워온 벚나무를 뿌리까지 뽑아 없애더니, 주민들이 겨우 지킨 벚나무 한그루의 그루터기에서 맹아가 나오자, 이 마저도 인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없애려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공사 업체 관계자와 제주시 도시계획과 공무원은 벚나무 그루터기가 인도를 막고 있기 때문에 옮길 수밖에 없고, 제주시장도 허가를 했며 공사를 강행하려 했다"며 "급기야 제성마을벚나무대책위 할머니들이 나무 뿌리를 판 구덩이로 들어가고 자신들도 같이 묻으라며 막아선 후에야 공사가 중단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 단체는 "제성마을벚나무대책위 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제주시는 한그루 남은 벚나무 그루터기를 보존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며 "그러나, 오늘 갑자기 주민들 모르게 공사를 강행했고, 벚나무 그루터기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했으나, 뿌리를 곱게 잘라 분을 뜨는 것이 아니라, 곡괭이로 뿌리를 내리치면서 자르고 있어 이미, 상당수 뿌리는 곡갱이와 포크레인으로 잘아서 갈기갈기 찢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참여환경연대는 "누가 봐도 옮겨심기 위해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제주시 공무원도 '이 나무 살겠어요?'라고 현장에서 말하며, 누가 봐도 이식이 아닌 나무를 제거하는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그런 중에 강병삼 제주시장은 사라봉에 벚나무를 심으러 갔다고 한다. 시민들이 어떻게든 살려내고자 하는 의지를 짓밟으면서 기어코 주민들 몰래 강행하는 것이 시장으로서의 기본 자세라 할 수 있는가"라고 성토했다.

이어 "주민이 힘겹게 막아서고 언론이 현장에서 취재를 시작하자, 일단 공사는 중단됐다. 그러나, 제주시장이 명확히 입장을 밝히지 않고 모른척 부서에서 하는 것처럼 방관한다면, 다시 벚나무 학살이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며 "강병삼 시장은 오늘 사라봉에 벚나무를 심는 것이 민낯을 감추려는 거짓 가면이 아니라면, 도시의 환경과 시민의 건강과 밀접한 가로수에 대한 보존 의지를 명확히 보여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

강병삼 제주시장이 14일 사라봉 일대에서 벚나무 심기 행사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병삼 제주시장이 14일 사라봉 일대에서 벚나무 심기 행사를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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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여리 2023-03-15 09:10:35 | 118.***.***.54
강병삼이노미 썩을썩열이 고튼노미여

잘린벚나무 2023-03-14 22:26:52 | 219.***.***.90
약한자엔 잔인하고.쎈놈 한텐 개가되는 싸가지 없는 놈들은 훗날 저 벚나무 혼이 살아나 똑같이 해주리라.

원주민 2023-03-14 15:07:37 | 223.***.***.247
제성마을 주민들의 갈등을 유발하고 맹아나무를 보존하기로 해놓고,
점심 식사후 맹아나무에 흙을 덥고 공시를 중단 하겠다고 맠속을 해놓고 벚나무 대책위 주민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나무를 없애버리는 주민 상대로 사기를 친 제주시청의 무책임한 행정 폭거 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