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문화강국 _ 아름다운 나라를 향한 백범(白凡)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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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문화강국 _ 아름다운 나라를 향한 백범(白凡)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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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보다!] (10) 송영신 박사 / 한국지역혁신연구원 연구위원(기획연구실장)

얼마 전 ‘물의 도시’ 베네치아에서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이창동 감독이 영화 <가능한 사랑>으로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인 ‘은사자상’을 수상을 했다. 2002년 영화 <오아시스>로 같은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지 24년 만이다. 그동안 한국 영화는 베니스국제영화제뿐 아니라 칸, 베를린 등 세계의 다양한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였다. 코로나 팬데믹 영향과 OTT 물결로 인해 영화산업의 침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의 영화 수준과 대중의 눈높이는 엄청난 향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우리 문화의 높은 수준은 비단 영화뿐 아니라 문화예술 분야의 전반에서 발견할 수 있다. K-pop 열풍을 비롯해 ‘K-culture’는 세계인들의 심장을 두드리고 있다.

100년 전 우리나라는 오늘의 문화적 위상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 문화통치 아래에 있었던 시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계의 걸작인 나운규의 <아리랑>(1926년) 영화가 단성사에서 개봉하는 등 민족의 저항정신과 사회문화적 운동은 멈추지 않았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백범(白凡) 김구 선생은 해방된 나라에서 꿈꾸는 것이 있었다.

백범김구기념관 (필자 촬영 사진)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로 말미암아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백범일지」(1947년) <나의 소원>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中)

해방 후에 백범 선생이 소원하는 진정한 독립국가, 아름다운 나라가 되는 것의 원천은 다름 아닌 ‘문화의 힘’이었다. 문화 자체가 힘을 갖는다는 것은 그것이 곧, 권력, 경제력이 된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문화는 산업과 연결되어 서비스로 제공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한 국가의 경제력이 된다. 지금의 K-culture도 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2026년 한국은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서 70개국 중 21위를 기록하며 작년보다 6단계 상승했으며, OECD 국가 36개국 중에는 12위를 차지했다. 최근 발표된 문화체육관광부 2027년 예산안도 올해 예산 대비 22.6% 증가한 1조 7,790억 원으로, K-culture 육성 계획을 반영한 것이다. 이처럼 문화가 한 나라의 경제를 뒷받침하기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한 산업이 다시 문화를 만들기도 한다. 

송영신 박사 / 한국지역혁신연구원 연구위원
송영신 박사 / 한국지역혁신연구원 연구위원

그런데 백범 선생이 말한 ‘문화의 힘’이란 무엇일까? 
해마다 문화에 대한 예산이 늘어나고, 산업이 확대되며, 대중들이 환호하는 콘텐츠에 자본이 투입되는 것만을 ‘힘(power)’이라고 볼 수 있을까? ‘문화의 힘’의 본질은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이다. 물질적인 힘(富力), 군사적인 힘(强力)으로 제국주의는 수많은 나라의 문화를 말살시키고, 인간을 불행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문화의 힘’은 하나의 나라, 하나의 민족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를, 인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이다.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인(仁)’, ‘의(義)’, ‘자비’, ‘사랑’의 가치를 키워나가게 하는 것은 오직 문화라고 백범 선생은 말씀한다. 
BTS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고, 한국 영화들이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것 자체가 힘이 아니라, 그 노랫말에서, 책의 문장에서, 영화의 대사에서 인간을 존중하고, 서로를 위로하며, 상대를 용서하고, 사회 정의와 평화를 말하는 ‘사람다움’이 곧, 우리 문화의 힘이다. 안타깝게도 세계 곳곳에서는 여전히 러-우 전쟁, 미국-이란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 전쟁과 갈등의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 역시 이 혼돈의 상황 속에 무관하지 않다. 총칼의 무력을 설득하고 상대를 포용하는 ‘문화의 힘’이 필요한 시기이다. 2026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기념해 <백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문화강국을 이루기 위한 진정한 ‘문화의 힘’을 기르는 대한민국이 되길 소원한다. <송영신 박사 / 한국지역혁신연구원 연구위원(기획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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