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미집행, 반납 않고 재사용...도의회 "알고도 방관한 것"

제주특별자치도가 민생을 외치며 4600억원 이상 증액하는 규모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지만, 국비사업에 대한 정산을 소홀히 하면서 571억원 상당의 국비를 반납해야 할 처지가 됐다.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엄중한 재정상황'이라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지만, 정작 행정이 국비사업의 정산을 미흡하게 하면서 수백억원의 국비를 반납하게 된 것이다.
22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453회 임시회 농수축위원회(위원장 강충룡)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이 같은 제주도의 국비반납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제주도의 전체 국비 반납액 가운데 농수위 소관 부서들의 반납액이 절반 가까운 270억원에 달하고,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의 반납액만 184억원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국비 반납은 국비 지원사업의 대상자 선정 시기가 늦어지면서 시기를 놓치거나, 하우스 신축 지원 비중 감소, 농가 요구에 맞는 신규 사업 발굴 미비 등으로 사업을 포기하면서 발생한 집행 잔액을 제대로 정산하지 않아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집행 잔액에 대해 제주도는 국비를 반납한 것이 아닌, 세입으로 잡아 다른 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농축산국 산하 부서 사업 중 단일 감귤 시설현대화 사업이 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올해 FTA기금 사업 160억원 가량을 확보해 75억원 정도 교부를 받았는데, 나머지 85억원은 반납금을 반납해야 교부하겠다는게 정부의 입장이다.
이에 제주도는 이번 추경안에 FTA기금 집행잔액 반납금 60억원을 편성해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박호형 의원(일도2동)은 "최근 5년간 보조급 집행 실적을 보면, FTA 기금 사업인 과수 고품질 현대화 사업의 집행 잔액 및 이자 등 약 89억 원을 반납할 예정"이라며 "이런 현실을 보면 제가 자괴감을 느낀다"라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기획예산처는 반납을 완료한 지방정부에만 국비를 내려주겠다고 한다"며 "지사님도 민생 회복을 말하는 중요한 시국에 이렇게 반납분을 정리해서 내야 한다는 것은, 지난 5년간 행정이 역할을 미비하게 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민주당 임정은 의원(대천.중문.예래동)도 "이번 반납하는 국비들을 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집행하고 남은 금액들인데, 실국에서는 파악조차 못했다"라며 "이런 예산들이 도민들의 민생경제를 위해 사용돼야 하는데 국비 반납으로 쓰이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하성용 의원(민주당, 안덕면)도 "FTA기금 관련 예산이 점점 늘어난다고 했는데, 반납금도 점점 늘어났다"라며 "제주도의 재정이 너무 어렵다 보니까, (집행 잔액을)기타 잡수입으로 잡아 재정을 집행하고, '아직까지 이야기가 없으니까...'라며 그냥 그대로 써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승준 의원(한경.추자면)은 "반납금이 생각보다 많다"며 "농민들이 이 내용을 알았을때 얼마나 허탈감에 빠지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영준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담당 국장으로서 챙기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금액이 크다 보니 반환을 어떻게 하는게 좋은지 정부 부처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 계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국비사업과 관련해)정산 마무리 매뉴얼을 정리하고, 부서장을 중심으로 보조사업에 대한 책임관제를 운영하겠다"며 "편성된 예산의 100%를 집행하면 이런 사례가 없게 되기 때문에, 집행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