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상륙 후 도주때까지 군.경 '깜깜'...감시장비 속수무책
밀입국 후 1명은 육지부로 도주까지...주민신고 없었다면?

고무보트를 타고 제주도 해안을 통해 밀입국한 중국인 6명이 나흘 만에 모두 검거됐으나, 이번 사건과 관련해 후폭풍이 크게 이어질 전망이다. 구멍이 뚫린 제주 해상 경계체제의 단면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밀입국자에 대한 처벌과는 별개로, 군.경의 허술한 경계시스템 문제에 대한 규명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밀입국 사건은 지난 8일 오전 7시 56분쯤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녀탈의장 인근 해안가에서 정체불명의 수상한 고무보트가 있다는 마을 주민의 신고가 해경에 접수되면서 처음 확인됐다.
군.경이 현장에 도착할 당시 고무보트에서는 구명조끼 6벌, 다량의 유류통, 중국어로 표기된 빵 등 비상식량, 거치된 낚시대 2대, 전동추진기 등이 발견됐다. 구명조끼 수와 유류통 등을 미뤄 먼 거리에서 항해해 온 밀입국 보트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경찰과 해경은 바로 밀입국자 검거작전에 돌입했다.
경찰과 해경은 이날 오후 6시30분쯤 서귀포시 소재 모텔에서 1명을 검거한 것을 시작으로, 9일에는 제주시 연동에서 1명을 검거했으며, 10일에는 서귀포경찰서에 1명이 자수했다. 11일에는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1명, 서귀포시 위미리에서 1명을 검거하면서 검거된 인원은 5명으로 늘었다.
마지막 남은 1명은 이미 제주를 빠져 나가 있었다. 해경은 12일 오후 1시쯤 충북 청주시에서 ㄱ씨(30대)를 검거해 제주로 압송했다. ㄱ씨는 50대 남성 ㄴ씨의 화물차에 숨어 화물선을 타고 육지부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ㄴ씨도 해경에 체포됐다.
체포된 6명은 모두 출입국관리법 위반(입국심사) 혐의로 구속됐다.

해경은 밀입국자 검거가 마무리됨에 따라 밀입국 경위 등에 대한 본격적 수사를 펴고 있다. 이들은 서로 모르는 관계이고, 취업해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 공식 수사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사전 치밀한 계획이 있었던 보인다. 제주에 상륙함과 동시에 각자 흩어져 이동을 했는데, 서귀포시와 제주시내로 빠르게 이동한 점을 보면 조력자가 있거나, 제주도 지리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첫 날 검거된 중국인의 경우 이미 제주에 무비자로 입국한 후 불법체류한 이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에 체류할 당시 알게 된 여성의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지막에 붙잡힌 남성은 이미 화물차를 통해 육지부로 빠져나갈 방법까지 세우고 있었고, 육지부에서는 곧바로 지인의 원룸을 찾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이들이 해안선을 통해 밀입국 계획을 세우게 된 경위와, 자세한 밀입국 경로 등에 대해 조사를 할 방침이다. 또 1차적 조사가 마무리되는대로 이번 주중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밀입국 사건과 관련해 군.경의 해상경계 체제의 허술함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현재까지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내용을 종합하면, 이들 6명은 지난 7일 오후 중국 난퉁시에서 보트를 타고 출발, 8일 새벽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안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보트에 설치된 GPS플로터 상에는 최초 목적지가 한경면 신창포구로 확인되고 있으나, 보트가 발견된 위치는 이보다 약 1.3해리 떨어진 용수 해녀탈의장 인근이었다.
문제는 중국에서 제주도에 상륙할 때까지 해군이나 경찰, 해경 등에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중국 난퉁시에서 한경면 용수리까지는 대략 460km 거리다. 이 먼 거리를 항해해서 밀입국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범성에 놀라움을 갖게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고무보트를 타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해상경계망에 탐지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주도 해안 250km 사면에는 40여 대의 열상 감시장비들이 24시간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에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 고무보트가 금속자재가 아닌데다, 위치발신장치가 없고, 야간 라이트를 켜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주민 신고가 아니었다면, 자칫 뒤늦은 대응으로 밀입국자 추적에 실패하는 속수무책 상황이 될 뻔했다. 이에 대한 군.경의 공식적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해상경계시스템은 왜 뚫렸던 것일까. <헤드라인제주>

철저히 진상 조사해서 책임 물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