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그룹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계기로 제주도에 지하수 증산을 신청하는 것에 대해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신청이 접수되면 법률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지사는 10일 오전 제주도청 소통회의실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한진그룹 계열 한국공항(주)가 지하수 취수량 증산을 신청할 경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오 지사는 "한진과 관련해 아직 (지하수증산 신청이)접수되지 않아 관련해 논의를 하지 않았다"며 "방침을 정한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청이 들어오게 되면 관련 법률에 따라 검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현재 제주에서 먹는샘물용 지하수 취수는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대한항공 기내용 제주퓨어워터를 생산하는 한국공항(주) 2곳이다.
그런데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증산 신청 가능성이 다시 크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합병으로 한진그룹 계열 항공사가 에어부산 등으로 늘어났고, 운용 항공기 규모도 전보다 훨씬 커지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주퓨어워터의 기내 수요도 늘어나게 됐다. 대한항공측에서는 최소 50% 정도의 공급량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공항(주)이 올 연말 허가 기간(2년) 만료에 따른 연장 신청(지하수개발‧이용 변경허가)을 하기에 앞서 취수량 증량 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다.
증량 신청을 한다면, 현재 1일 100톤인 취수량을 150톤 규모로 확대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행 제주특별법상 민간 업체의 지하수 취수허가량을 늘리는 내용의 변경허가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공항이 1993년 최초로 허가를 받아 지하수를 취수하고 있지만, 2006년 제정된 제주특별법에는 '도지사는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설립한 지방공기업이 지하수의 보전.관리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먹는샘물을 제조.판매하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먹는물관리법에 따른 먹는샘물의 제조.판매를 위한 지하수 개발.이용 허가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공항의 경우 제주특별법 제정 이전 허가를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확정된 허가 범위 내에서 지속적으로 취수허가가 이어지고 있으나, 이를 증산하는 '변경허가'에 대해서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법제처도 지난 2017년 9월 법령해석을 통해 "제주특별법 경과조치에 따라 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된 자로서 먹는샘물을 제조.판매하는 자가 그와 같이 의제될 당시 취수허가량을 늘리기 위해 변경허가를 신청한 경우 도지사는 그 변경허가를 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한국공항의 경우 1993년 최초 허가 당시 하루 200톤 취수를 허가받았으나, 이후 이용율이 저조해 1996년 하루 100톤으로 축소해 연장허가를 받았고, 그 상태가 30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상황이다.
즉, 100톤까지는 이미 허가를 받은 내용이지만 150톤으로 증설하는 것은 새로운 '변경허가'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과거 제주도가 한국공항측의 지하수 개발.이용 변경허가신청을 반려했다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적 있으나, 당시 법원은 "경과규정에 의해 신법에 의한 허가가 의제되는 자에게는 종전 허가의 범위를 넘어서는 변경허가 등이 아예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한국공항의 지하수 개발.이용 변경 허가 신청 자체를 반려하는 근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즉, 취수량 증산 여부와 별개로 신청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에 대해 부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한항공측이 증산을 신청할지, 또 제주도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