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취득목적' 논란 "문제 없다"...농지취득자격 기준점 흔들리나
농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강병삼 전 제주시장(현 변호사)을 포함한 변호사 4명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에 대해 공직사회에서도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당사자인 강 전 시장도 농지법 위반 부분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음을 인정하고 도민에게 사과한데다 해당 농지를 처분하겠다고 약속한 상태에서 나온 판결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22년 8월 제주시장에 취임한 강병삼 전 시장의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농지 취득 과정의 위법성 의혹이 발단이 됐다.
강 전 시장이 변호사 재임 시절인 2019년 11월 21일 동료변호사 3명과 함께 경매물건으로 나온 제주시 아라동 소재 농지 5필지 총 6997㎡를 26억원에 낙찰받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변호사'로 활동하는 4명의 직업적 특성, 공동으로 경매를 통해 농지를 취득한 점 등을 감안하면 다분히 농사를 지을 목적보다는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성이란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당시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부분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강 전 시장의 경우 해당 농지를 매입하기 이전인 2016년 상속받은 농지에서 농사를 짓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어 제주시로부터 농지처분의무통지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은 더 커졌다.
그러에도 강 전 시장은 아라동 매입 농지에서 메밀 농사를 지어왔다며 농사 목적의 취득이라고 주장했다.
인사청문회에서 투기 의혹이 계속해서 강하게 제기되자, 강 전 시장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농업인이라는 정체성은 갖고 있지만..."이라면서도, "논란을 일으킨 점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인사청문회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재산 증식 목적은 있었으나 투기는 아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인사청문회에서 사실상 부적격 취지의 판단이 나오자, 강 전 시장은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시민들께 특히 농민들께 상실감을 드렸다"며 재차 사과했다. 그러면서 "토지들은 조속히 처분 계획을 세우고 이행할 수 있도록 조치할 생각이다"며 해당 농지 처분방침을 밝혔다.
제주시장 취임 후에도 해당 농지 처분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 논란과 관련해 검찰은 2023년 11월 공동매수인인 4명을 농지법 위반혐의로 기소했다.
농지를 취득하면서 농업인이 아님에도 '농업인'이라고 기재하고 자경의사가 있는 것처럼 가장해 거짓이나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피고인들 명의의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혐의라고 적시했다.
검찰이 제기한 공소 사실에 따르면, 강 전시장은 농지취득자격증명을 신청하면서 농업인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취득자 구분 란에 '농업인'이라고 기재하고, 농지를 농업경영에 이용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신청서의 취득목적란에 '농업경영'으로 기재하는 등 허위의 내용을 적시해 위법하게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았다고 했다.
함께 기소된 다른 변호사 3명 중 1명도 취득자 구분 란에 '농업인', 다른 2명은 신규 영농으로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지법상 농업인은 농업에 종사하는 개인으로서 1000㎡ 이상의 농지에서 농작물 또는 다년생 식물을 경작 또는 재배하거나 1년 중 90일 이상 농업에 종사하는 자를 의미한다.
검찰은 해당 농지가 건축허가・농지전용허가를 받았다가 임의경매가 개시된 토지로서, 도시개발사업 1종지구단위계획에 의해 해당 농지에 접한 도로의 확장이 예정되어 지가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던 점, 해당 농지에 상당한 수량의 조경수가 식재되어 농사를 짓기 어려웠던 상황 등을 들며 "자경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들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은 지난 달 21일 이뤄진 선고공판에서 기소된 변호사 4명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변호사라 하더라도 농업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지을 수 없고, 농사를 짓지 못하면 위탁 경영을 통해 농업에 임할 수 있다"며 "실제로 일부에서는 경작이 이뤄지기도 했다"면서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과정의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농업경영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이 공소사실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투기 목적의 농지 취득 주장과 관련해서도, "재산 증식은 인간의 본능이자 행복추구권"이라며 "시세차익을 이유만으로 부정하게 농지를 취득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제 이 농지법 위반사건은 항소심에서 2라운등 공방을 벌이게 됐다.
그런데 이번 1심 판결과 관련해, 공직내부의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의 기준점이 다소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심 판결을 기준으로 보면, '농업인' 범주가 다소 확대 해석될 여지가 있고, 취득 목적 판단에서도 '농업경영'과 '투기'(재산증식)를 명확히 구분해 판단하기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번 1심 선고를 계기로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을 위한 자격 검토가 상당부분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헤드라인제주>

결과 아닐까요?
서민이 기소되었다면
법원이 귀담아 들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