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회사에서 나온 타이레놀과 동일한 성분의 해열 진통제가 있습니다. 이걸 드셔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아세트아미노펜 해열진통제의 대표 제품인 타이레놀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내 약국에서도 타이레놀을 품귀 현상이 나타나면서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할 당시 마스크 품귀현상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제주시 노형동 소재 ㄱ약국에서 근무하는 ㄴ씨(34)는 지난 3일 오후 <헤드라인제주>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아침부터 타이레놀 때문에 오는 손님들로 약국이 북적거리는데 타이레놀 없다는 이야기만으로 오전에 진이 다 빠진다"며 "지난해 겪었던 마스크 대란이 연상된다"고 토로했다.

ㄴ씨는 "백신맞고 오는 사람들 백이면 백 타이레놀부터 찾는다"며 "타이레놀은 진작에 떨어졌고 수급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타이레놀이 아닌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다른 제품도 동일한 효능을 지녔다고 추천을 해도 손님들의 반응은 냉담하다"면서 "종종 타이레놀이 아닌 해열 진통제를 구매했다가 다른 약국에서 타이레놀을 샀으니 환불해달라고 하는 분도 계시다"며 "하루 최소 20건은 이런 일들을 반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주한라병원 인근 ㄷ약국에서 근무하는 ㄹ씨(67)씨도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타이레놀 찾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는데 문제는 잘못된 정보를 아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ㄹ씨는 "대한약사회에서는 타이레놀과 비슷한 효능을 내는 수십가지의 해열진통제를 설명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아는 손님들이 거의 없다"며 "오로지 타이레놀만 달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이레놀 한 통이면 성인 두사람에게 충분한 양인데도 한 사람이 5통 이상 사가는 경우도 있다"며 "타이레놀을 과다 복용할 시 간에 안좋은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는데 설명을 해도 이런 점을 간과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 타이레놀을 살 수 있도록 해열진통제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알려져야 하고 손님들도 배려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타이레놀 품귀 현상과 관련해, 대한약사회는 지난 5월 27일 "타이레놀은 다국적 제약사 얀센에서 수입하고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제로 이미 국내에는 한미 써스펜이알, 부광 타세놀이알, 종근당 펜잘이알 등 타이레놀과 성분, 함량이 동일한 수많은 의약품이 시판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식약청 역시 지난 5월 31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복용 가능한 해열진통제로 특정 업체의 제품명이 언급되는 상황과 관련해, 시중 유통 중인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는 동일한 효능.효과를 갖고 있다"며 70가지 종류의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의 일반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하지만 타이레놀 품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4일 제주지역 5~6월 백신 접종 대상자 11만 5013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사전 예약 마감 결과, 총 9만 3254명이 예약을 하면서 평균 81.1%의 예약률을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이에 맞게 타이레놀이 유통될지는 미지수다. 아세트아미노산이 함유된 다른 약품들에 대한 홍보도 부족한 실정이다.

타이레놀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D약품 관계자는 "타이레놀 수요가 급속도로 늘어 현재 공급이 수요를 못따라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약회사는 일시적으로 수요가 늘었다고 제품을 많이 만들었다가 혹여 그 제품들이 안나갈 수도 있는 상황을 고려하기 때문에 타이레놀 유통이 갑자기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헤드라인제주>

이창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