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 환경영향평가도 결정적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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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 환경영향평가도 결정적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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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전문기관 검토의견 누락, 핵심의견 미반영 확인"
"도의회, 환경영향평가 협의 원천 무효화해야"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감도. ⓒ헤드라인제주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감도. ⓒ헤드라인제주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서귀포시 송악산 일대가 중국자본의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파헤쳐질 위기에 놓이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제출된 환경영향평가 내용에서 '결정적 하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영향평가 협의과정에서 전문기관의 의견이 누락되고 왜곡된 것은 물론, 중요 의견이 제대로 반영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오는 17일 개회하는 제380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에서 이 의안이 상정여부가 주목된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1일 성명을 내고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자는 환경영향평가에서 전문기관의 핵심적 검토의견을 누락하고, 중요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따라서 이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협의는 원천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송악산 일대의 환경파괴와 경관 사유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송악산 개발사업이 환경영향평가 협의과정에서 환경부장관의 의견을 대신하는 제주특별법에 근거한 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 검토의견을 누락하고 왜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또한 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의 검토의견도 무시한 채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현행 제주특별법에서는 "도지사는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할 때 중앙행정기관의 장, 도지사 또는 지방공기업이 사업시행자인 경우에는 그 환경영향평가서에 관해 환경부장관의 의견을 듣고 반영해야 하며, 환경부장관의 의견을 듣는 사업 외의 사업에 대해서는 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즉, 민간이 추진하는 사업은 환경부장관을 대신해 전문기관의 의견을 들어 환경영향평가 협의 시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제주도가 지정.고시한 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은 국무총리실 산하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과 환경부장관이 지정한 제주녹색환경지원센터 2곳이다. 

이에 따라 진행됐던 전문기관(KEI)의 검토의견에서는 "매우 수려한 자연경관은 공공의 자산이며, 개인이 독점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니므로 자연경관을 현저하게 침해하는 개발계획은 적정하다고 보기 어렵다. 제출된 평가서를 토대로 검토한 결과 이 사업의 시행 시에는 지역의 자연경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는바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의 자연경관을 유지하기 위하여 동 지역에서의 대규모 개발은 지양하여 사업을 재검토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러한 내용은 환경영퍙평가서 초안 검토의견에서도 제시됐다. 

초안에 대한 전문기관 검토의견에서는 "천혜의 아름다운 장소에 경관을 해치는 사업을 해야 하느냐 하는 기본적인 의문을 가지게 되어 이러한 사업은 배후지역에 조성하고 경관 우수지역은 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에서는 전문기관의 핵심적인 검토의견을 누락한 채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나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도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뉴오션타운 환경영향평가서(본안)에 대한 전문기관 검토의견을 확인한 결과 총괄의견 중에서도 핵심적인 의견들이 환경영향평가서 검토보완서에는 누락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또 "정상적인 절차대로 진행됐다면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을 비롯해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 및 관련부서 등의 검토의견을 제주도 환경영향평가 담당부서가 수합해 사업자에게 전달하면 사업자는 검토보완서에 이들 '검토의견에 따른 반영여부'를 제시해야 한다"고 전제, "그러나 검토보완서에는 검토의견 반영여부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수처리계획에 대한 전문기관 의견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는 "오수처리계획에 대한 전문기관의 검토의견을 사업자는 반영하지 않았고, 제주도와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들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 하수도 정비기본계획 급수량 원단위를 적용할 경우 하수 발생량은 1일 244ℓ에 이르나,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사업자가 제시한 1일 96ℓ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는 "이 경우 하수처리 문제만이 아니라 실제 생활용수량도 크게 증가해 대정읍 지역의 상수도 공급량을 초과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이 해양환경에 대한 영향조사를 요구했지만 사업자는 이를 거부해 반영하지 않았던 문제도 확인됐다.

전문기관은 검토의견에서 "본 사업지역은 해안과 바로 접하고 있어 공사 시 우수배출지점을 통해 해양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되나 해양환경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 않아 사업지 주변 해역을 대상으로 최소 4지점 이상 해양생태계, 해양수질 및 저질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토사유출로 인한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저감방안을 수립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사업자는 해안지역이 사업부지에 직접적으로 포함되지 않고 있고, 해안지역에 대한 훼손 등의 영향도 없을 것이라며 전문기관의 해양환경 영향조사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경관 보전과 관련한 전문기관의 검토의견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기관은 검토의견에서 "본 계획은 주변 자연경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근경 조망점의 경우 해안도로를 통해 해안으로 연결되는 주요 접근로여서 근경에서의 경관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고, 올레10코스 선상에 있는 송악산 상부지역에서 조망할 경우 동알오름에 인접해 건축될 호텔 건축물로 인하여 비교적 작은 규모의 동알오름 및 후면 배경경관이 차폐되거나 오름 고유의 스케일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또 "원경의 경우 해당지역은 제주를 대표하는 해안경관 지역이자 일제강점기를 비롯해 4·3사건, 한국전쟁 등 한국 및 제주의 근대역사자원이 집약되어 있는 근대역사경관지역으로서 인공구조물로 인해 강한 근대경관의 이미지에 대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따라서 현재의 자연경관을 유지하기 위해 이 지역에서의 대규모 개발은 지양해 사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개발 시에는 올레코스나 주변 오름 등 주요 조망점에서 동알오름과 송악산 사이의 자연경관과 송악산에 대한 경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토지이용 및 건축물 배치·층고 계획 등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송악산 개발사업의 추진은 재검토돼야 하지만, 불피하게 개발을 할 경우 경관 유지를 위해 건물 재배치와 호텔 높이의 대폭적인 하향 조정 등 대대적인 토지이용계획의 변경을 요구한 것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사업자는 "제주도 경관위원회에서 호텔 높이를 결정했다"는 이유를 들어 추가적인 의견 수용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자연생태환경 분야에 대한 전문기관의 의견도 반영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면서 "사업자는 오름 능선축의 보호는커녕 기존 계획을 기준으로 형식적인 저감방안만 제시할 뿐이었고, 그러다 보니 오름 능선 중앙에는 버젓이 호텔이 계획되어 생태축을 단절시켜 놓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처럼 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의 핵심적인 검토의견은 반영되지 않은 채 환경영향평가는 통과됐다"면서 "제주특별법에서 정한 환경부장관을 대신해 환경영향평가서의 의견을 듣도록 한 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 지정의 입법취지가 전혀 작동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따라서 뉴오션타운 환경영향평가 협의는 원천 무효화하고, 환경영향평가 전문기관의 검토의견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며 "제주도의회는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명확히 짚어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대다수의 도민들이 우려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4차례의 경관 심의와 5차례의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이치에 맞지 않게 진행해 온 문제에 대해서도 반드시 지적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며 "도의회는 마지막 남은 제주의 절경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칭다오에 본사를 둔 신해원 유한회사가 추진하는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은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송악산 유원지 일대 19만1950㎡ 부지에 총 3700억원을 투자해 461실 규모 호텔 2동을 비롯해 캠핑시설과 상업시설을 조성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이곳에 들어서는 숙박시설 면적만 5만147㎡에 이른다.

호텔층수(고도)는 환경영향평가 심의과정에서 8층에서 6층에서 조정됐고, 2개 동 중 1개동은 다시 5층으로 낮추는 조건이 제시됐으나, 송악산 일대를 난개발로 몰아가면서 심각한 환경훼손은 물론 '경관 사유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시민사회 반대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특히, 송악산 환경 및 경관 파괴가 불가피하고, 일제강점기와 제주4·3, 한국전쟁 등 한국 근대사의 역사경관과 자원들이 훼손될 우려가 커 시민사회단체에서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고 있는 '송악산 개발반대책위원회'와 '송악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위원회, 사단법인 제주올레 등과 함께 송악산 개발 반대 1만인 선언을 하기도 했다.
 
앞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원희룡 지사는 송악산이 생태적,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만큼 이 사업에 대한 허가를 내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환경영향평가 심의에서 네 차례나 재심의 결정이 내려지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월 다섯 번째 심의에서 결국 조건부 동의로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전문기관의 검토의견이 누락되는 등의 결정적 하자 논란에 휩싸이면서, 도의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감도. ⓒ헤드라인제주
송악산 뉴오션타운 전체 배치도.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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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통과 2020-03-11 12:55:16 | 211.***.***.45
송악산하면 왜 다판다 이사장과 송씨가 떠오를까. 이들이 있는한 아무라 외쳐봐야 헛일. 반드시 통과되고야 말 겁니다. 안봐도 딱인데 뭘 순진하게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