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관광단지發 '제주 분란'...누가 막장으로 만들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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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관광단지發 '제주 분란'...누가 막장으로 만들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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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적 막발 비난공세 '충격파'와 제주도정의 책임
'묻지마' 강요 갈등.분열...제주도정 '통제력' 상실했나
제주도 개발사(史)에서 역대 최대 규모이자, 난개발 및 환경훼손 논란에 휩싸인 제주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의 '묻지마 강요' 공세가 도를 넘어선 듯 하다.

3일 열린 오라동.오등동발전협의회 기자회견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되던 날에 가졌던 기자회견 때의 '세련된 표현'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시종 격한 감정의 성토를 해댔다.

물론 주장하는 내용의 핵심은 직전 기자회견 때와 거의 동일했다. 오라관광단지 인허가를 조속히 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시민사회단체에서 추진하는 정책토론 청구 서명운동을 중단하라는 것이 덧붙여졌을 뿐이다.

그러나 문장 하나하나의 표현은 달랐다. 무차별적인 막말 비난공세가 가해졌다. 시민사회를 어둠의 세력'으로 묘사하는가 하면,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면 제주를 떠나라는 주장도 서슴치 않았다.

"특정단체의 흑색선전과 루머생산에 대해 친환경적인 오라관광단지 개발을 위한 지역주민 환경감시단 활동에 동참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은 지역주민의 제안은 외면한 채 오라관광단지에 대해 악의적 선동과 탈법 활동만을 일삼고 있다."

"오라관광단지 사업이 차질을 빚는다면 흑색선전의 배후 세력들에게 철저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지역주민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음해세력과 이에 놀아나는 정치세력에 대해 목숨 건 투쟁을 선언한다."

"특정단체는 정책토론 청구 흑색 선동극을 중단하라."

"제주도청은 흑색선전과 루머를 갖고 정책토론을 하자는 특정세력을 단호히 배격하라."

"지역주민을 짓밟고 여론을 호도하며, 제주발전에 똥물 뿌리는 어둠의 세력은 제주를 떠나라."

시민사회단체 뿐만 아니라,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사람, 심지어 개발사업의 환경성문제를 제기하는 정치권까지 '흑색선전' '어둠의 세력' '음해세력' 배후세력'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놀랍고 충격적이다. 한마디로 '막장'이다.

지역개발을 그토록 간절히 바라고 원하는 기자회견 당사자들의 심경은 이해 못할 일이 아니나, 이날 기자회견은 도를 넘어섰고, 말의 표현에서 심각한 우려를 갖게 한다. 이는 논란상황을 오히려 더욱 악화시키고, 제주사회를 분란으로 치닫게 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거침없이 쏟아낸 말로 '분 풀이'는 되었을런지 모르지만, 원색적 표현의 막말은 심각한 인격모욕과 명예훼손적 상처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슈.현안에 대한 토론과 논쟁은 역동적 사회발전 선상에서 정기능적 역할을 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묻지마'식 강요는 민주주의를 퇴보시키고 '죽은 사회'를 갈구하는 것에 다름없다.

"제주를 떠나라", "음해세력", "어둠의 세력" 등 막말이 쏟아진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정작 제주도정은 침묵하고 있다. 마치 통제력을 상실한 듯한 '침묵'이다.

그 이유는 이번 거침없는 비난공세 기자회견의 시발점이 바로 제주도정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묻지마 강요'의 공세 1탄은 제주도정이 포문을 열었다. 강경식 의원의 '5분 발언'에 대한 이례적 공세였다. 그 공세가 1탄이었다면, 이번 기자회견은 2탄이었다.

이 기자회견의 발표문은 전날 밤 각 언론사에 모두 송고됐다. 제주도정 또한 원색적 비난과 거친 표현의 기자회견의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을 터였다.

제주사회를 분열과 분란으로 치닫게 할 개연성이 크다고 판단됐다면, 최소한 기자회견 전에 조정노력이라도 보였어야 했다.

화합과 소통의 '협치'를 표방한 제주도정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오라관광단지 문제는 비단 시민사회단체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석연찮은 환경영향평가 절차 △수십만평 고(高)고도 부지가 사전 타당성 검토조차 없이 추가된 점 △불법 논란이 일고 있는 지하수 관정 사용 문제 △2014년 개발가이드라인의 취지에 재대로 부합하지 않는 골프장, 대규모 호텔, 콘도 등 숙박시설 위주의 개발계획 등에 대한 의문이 해소돼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의문을 해소시켜 달라는 시민사회 및 정치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는 커녕, 제대로운 소명도 하지 않은채 '근거없는 의혹제기'로 일축시켜 온 오만함과 답답함이 지금의 '막장 상황'을 초래한 것이 아닌가.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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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ㄴ 2016-11-03 18:31:58 | 221.***.***.167
얼마나 시민단체가 짜증났으면 저런말까지 했을까요?
시민단체도 무조건적인 반대여론 만들기와 근거없는 의혹제기등 욕먹을만한데요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