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누리과정 막무가내 책임압박, 도의회 각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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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누리과정 막무가내 책임압박, 도의회 각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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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꼬마 삥 뜯어내던 양아치와 흡사"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교직원 정규직 인건비를 줄여 3-5세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2개월분을 증액 편성하는 것으로 해 제주도교육청의 2016년도 예산안을 통과시킨데 대해 전교조가 발끈하고 나섰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15일 성명을 내고 "지방교육재정을 파탄내고 제주교육의 미래를 망치는 도의회는 각성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본회의 예산안 의결에서 교육감이 도의회의 수정예산안에 대해 부동의 권한을 행사하지 않음으로써 당장 제주지역에서 보육대란의 위기는 벗어났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이 아닌 미봉책에 불과한 결정일 뿐"이라며 "수정예산안은 근본적인 해결책일 수 없으며, 결과적으로 가뜩이나 좋지 않은 지방교육재정 사정을 더욱 악화시키게 됨으로써 제주의 초.중등 교육환경과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게 만들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졌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이어 "이미 제주도 교육청의 경우 올해 누리과정 보육 예산 417억원 중 357억원을 지방채 발행으로 집행, 지방교육재정이 파탄위기에 몰려 있다고 밝히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내년 역시 약 458억원 정도의 누리과정 예산 역시 이렇게 지방채를 발행해 운영할 수 밖에 없는 입장에 처한 셈인데 교육청의 예산을 살펴볼 때 이러한 결정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성지 의장이 정례회 폐회사에서 행한 발언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전교조는 "구성지 의장의 발언처럼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이 전액 부담해야한다면 보육이 중요하다고 교육청을 향해 교육을 포기하는 말과 다름 없다"며 "지금 어린이집 보내는 학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어린이집만 보내고 나서 나중에 초,중,고등학교 안보낼 것은 아니다. 결국 이들 학생들이 자라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어떻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전교조는 "그렇기 때문에 이번과 같이 도의회에서 무조건적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도교육청보고 해결하라는 식의 문제해결은 상당히 잘못된 것"이라며 "교육예산에 써야되는 돈을 보육비로 끌어다 쓰는 것은 결과적으로 교육의 부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폐회사를 통해 '교육감이 소신과 원칙만을 내세우며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아이들과 학부모다. 도민사회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라는 말을 하였다"며 "이는 구성지 의장이 근본적인 책임이 있는 정부의 잘못을 교육감에게 떠넘기며 비난하는 것으로 번짓수를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은 것으로, 원인을 제공한 정부를 향해서는 침묵하고 엄한 사람 잡듯이 교육감을 흔드는 모습이 도의회가 할 일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예산심의 과정에서 표출된 도의회 입장에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전교조는 "예산안 심의 과정상에서 보여준 의회의 태도에 대해 상당한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옛말에 때리는 시부모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다. 도의회와 도청 역시 말로는 어린이집 보육 문제를 걱정한다고 하면서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내기는 커녕 만만한 도교육청만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린이집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도 없는 도교육청더러 예산만 대라고 하는 꼴이 꼭 어릴적 동네 꼬마들에게 삥을 뜯어내던 양아치와 흡사하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라고 반문했다.

전교조 "제주교육의 미래를 내팽겨 놓고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보이지 않는 의회의 이번 작태에 대하여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며 "지금이라도 제주도민들을 대변하는 대의 기관으로써 책임있는 모습으로 누리과정 문제해결을 위해 대정부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의 노력을 보이고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내야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전교조는 또 "지방정부와 도지사를 향해 함께 책임있는 자세를 보일 것을 요구해야 한다"며 "그것이 도민들이 도의회에 요구하는 바이며 시대적 책임"이라고 강조한 후, 앞으로 누리과정의 근본적인 문제해결과 지방교육재정 확보를 위하여 강도 높은 대정부 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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