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한진 지하수 증산 법률자문 결과...어떻게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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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한진 지하수 증산 법률자문 결과...어떻게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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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한국공항 지하수 증산 주요 법률 자문 결과 공개
법제처 "부칙 해석은 제한적으로...증산은 입법취지 훼손"
도의회 "증산은 사실상 신규신청...허가 제한 대상"
변호사 자문 의견, '제주도 의뢰 vs 도의회 의뢰' 엇갈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의 먹는샘물 생산을 위한 지하수 취수량 증산에 대해 해석 주체에 따라 제주특별법을 다르게 해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제처와 제주도의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자문 변호사 등은 증산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반면, 제주도가 자문을 받은 변호사들은 가능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정민구)는 12일 열린 제442회 임시회 회의에서 '한국공항주식회사 먹는샘물 지하수개발·이용 변경허가 동의안'과 관련한 검토보고 결과를 공개했다.

이 검토보고서에는 제주도 및 제주도의회, 법제처 등이 이 사안에 대한 변호사 등에 대한 검토한 결과도 포함됐다.

◇ 제주특별법 380조, 지하수 개발.이용허가 '제한적' 허용

제주특별법은 지하수 개발.이용 허가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특히 '먹는샘물(생수)'이나 '음료 또는 주류'에 대해서는 제380조 1항에서 '허가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 뒤, 2항에서 '제1항에도 불구하고'라는 전제를 달아 △지방공기업 △상수도용 또는 가뭄해소 등에 필요한 공공 농업용 지하수 개발 △'도지사가 지정.고시하는 지역'에서 염지하수 활용 등으로 한정했다.

다만 부칙 제23조에서 '지하수 개발 및 이용허가 등에 관한 경과조치'에서 제주특별법의 시행일인 2006년 7월 1일 당시 종전의 규정에 따라 지하수 개발 및 이용허가 등을 받은 자는 도지사의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주특별법 380조. 사진=국가법령정보 갈무리
제주특별법 380조. 사진=국가법령정보 갈무리

◇ 법제처 "부칙 경과조치는 한정적 해석해야...변경허가는 입법취지 훼손"

법제처는 "부칙에 규정되는 경과조치는 종전 규정에 따라 허가 또는 변경허가를 받은 자에 대해 종전과 같이 먹는샘물 제조‧판매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라며 "입법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한정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지하수 고갈‧오염을 방지하고 지하수를 적정하게 관리를 위해 지방공기업을 제외하고 먹는샘물 제조‧판매를 위한 지하수의 개발‧이용허가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바, 경과조치에 따라 변경허가 가능하고 해석시 입법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지하수 증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 도의회 입법지원부서 "취수량 변경허가 불가"

제주도의회 입법지원부서 역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도의회 입법지원담당관은 이 동의안에 대한 검토 결과 "취수허가량을 늘리려는 변경허가는 허가의 본질적인 부분을 변경하는 것"이라며 "이는 새로 먹는샘물 제조‧판매를 위한 지하수 개발 및 이용 허가를 받은 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특별법' 제380조 제1항의 허가 제한사유에 해당함을 이유로 취수량 변경허가를 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 엇갈린 변호사 의견...도의회 2명 "불가" vs 제주도 3명 "가능"

변호사들의 의견은 자문을 의뢰한 주체에 따라 엇갈렸다.

도의회가 자문을 받은 ㄱ변호사는 "부칙 경과규정은 '제주특별법' 제380조의 적용을 배제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기존에 허가를 받은 자의 신뢰와 영업권을 보호하려는 취지로 봄이 타당하다"며 "도민의 공공자원인 지하수의 보전‧관리라는 공익이 허가가 의제된 기업의 변경허가신청을 반려한 처분으로 잃게 되는 공익의 침해를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고 밝혔다.

ㄱ변호사는 또 "변경허가의 경우에도 신규허가와 마찬가지로 환경에 미칠 영향 등 실질적 요건을 심사해 허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있다"며 "취수량을 증량해 변경허가를 신청한 경우 '제주특별법' 제380조제1항의 허가 제한 사유에 해당하므로 변경허가를 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고 제시했다.

ㄴ변호사는 "사적이용이 제한되기 이전 허가를 받은 자는 경과조치 덕분에 기존에 받은 허가가 취소 실효되는 등 불이익을 입지 아니한다는 선에 머무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뿐"이라며 "현행 법령상 허가를 받은 지방공기업과 동일한 지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서, 변경허가를 해서는 안된다"며 불가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제주도가 자문을 의뢰한 변호사 3명은 증산 여부는 제주도의 재량권이라고 판단했다.

제주도측 ㄷ변호사는 "'제주특별법' 제380조제1항은 새로이 먹는샘물 제조‧판매하려는 자가 제379조제1항에 따라 지하수개발‧이용허가를 받으려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라며 "기존에 이미 허가를 받은자가 제379조제2항에 따라 변경허가를 받으려는 경우에까지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주)한국공항의 취수량 증가를 내용으로 한 변경허가신청에 대해서는 현행 제주특별법 제380조제1항이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제주도는 도조례에 따라 지하수의 적정한 보전관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지 여부 등 실질적인 취수량 제한 사유를 판단해 변경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제시했다.

ㄹ변호사는 "제한규정이 시행된 이후에 새로이 먹는샘물 제조‧판매를 위한 지하수개발 및 이용허가를 받으려는 자에 대해 적용되는 것"이라며 "기존에 이미 지하수 개발 및 이용허가를 받은 자에 대해서까지 적용되는 규정이라고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한국공항에 대해 현행 380조제1항의 허가 제한규정의 적용이 배제되더라도, 도 조례를 적용해 ‘지하수의 적정한 보전관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지 여부’ 등을 실질적인 취수량 제한사유를 판단함으로써 그 변경허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ㅁ변호사는 "제주특별법 부칙 제23조가 법 시행일인 2006년7월1일 당시 종전의 규정에 따라 지하수 개발 및 이용허가를 받은 자는 제주특별법 제379조에 따라 도지사의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는 규정에 따라 이용허가 및 연장허가를 받은 자로 보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여러 가지 사정들을 비교형량한 후 제주특별법 또는 지하수관리조례에서 정한 바에 따라 지하수의 적정한 보전‧관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고 볼 만한 실질적인 취수량 제한사유를 들어 거부처분을 하게 된다면 그 과정에서 재량권 일탈‧남용만 존재하지 않는다면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 한진 지하수 증산 논란은...

한편, 한진그룹의 제주도 지하수 증산 논란의 시작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제주에서 지하수를 먹는 샘물 제품으로 개발한 기업은 삼다수를 생산하는 지방공기업인 제주도개발공사, 그리고 대한항공 기내용 음용수인 한진제주퓨어워터를 생산하는 한국공항㈜ 뿐이다. 

제주도는 지난 2000년 개정한 제주특별법을 통해 제주 지하수를 도민 공유자산으로 설정하고, 사유재로 이용되는 것을 지양하고 공공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공수(公水)화 원칙'을 수립한 바 있다. 지하수 개발과 관련해서는 공수화 원칙이 핵심기조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한국공항의 경우 공수화 원칙이 적용되기 이전부터 생수 생산 허가가 이뤄진 것이어서, 다소 예외적 부분이 있다.  

1984년 제주도 최초로 먹는샘물 제품 '한진제주퓨어워터’를 개발해 현재까지 대한항공 기내음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한국공항㈜은 최초(1993년) 1일 200t 규모로 허가 받았다. 그러나 1996년 실제 사용량에 비례해 1일 취수량을 100t으로 줄이는 조치가 이뤄졌다. 이후 30년 가까이 '100t' 규모가 그대로 유지됐다. 

한국공항㈜은 항공여객 수요 증가를 이유로 취수량을 최초의 허가 수준대로 환원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지하수의 공공적 관리 원칙을 내세운 도의회 관문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동안 증량신청이 이뤄진 것만 5차례에 이른다. 이 중 '120t' 증량 동의안이 제출된 2013년, '130t' 증량 동의안이 제출된 2017년에는 제주도의회 상임위원회 심사를 통과했으나, 본회의 상정이 보류되면서 처리되지 못했다.

2018년에는 150t으로 늘려달라는 신청이 이뤄졌으나, 제주도에서 반려하면서 지하수관리위원회 심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문제를 놓고 한국공항㈜은 제주도를 상대로 '지하수 개발·이용 변경허가신청 반려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는데, 이후 더 이상 증량 신청은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한진그룹으로 편입되는 등의 계열 항공사 확장을 명분으로 7년 만에 다시 증량을 신청하고 나선 것이다. 한진그룹 측은 앞으로 지역사회 환원을 강화할 뜻을 밝히며 설득에 나서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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