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의회 상임위원회에서 보류된 한국공항㈜의 먹는샘물 생산을 위한 지하수 취수량 증산 동의안이 일러야 연말쯤에나 다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에 따르면 제주도는 최근 지하수 증산과 관련해 도지사에게 허가 권한이 있는지 등에 대해 제주특별법 법령에 대한 변호사 자문 결과를 제출했다.
앞서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지난 9월 제442회 임시회에서 취수량 증산 동의안을 심사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보류했다.
한국공항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한진그룹으로 편입되는 등의 계열 항공사 확장을 명분으로 현행 월 3000톤(하루 100톤)의 지하수 취수량을 월 4500톤(하루 150톤)으로 늘려달라고 신청했다.
제주도는 물관리위원회는 지난 5월 지하수분과의 심의를 거쳐 월 4400톤(하루 약 146톤)으로 조정해 도의회에 증산 동의안을 제출했고, 9월 첫 심의가 이뤄진 것이다.
환도위 심의에서 도지사에게 증산 허가 권한이 있는지 제주특별법 법령 해석을 놓고 위원들간에도 해석이 다르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그러자 제주도는 추가 법률 자문을 받아 최근 도의회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상임위에 다시 상정되는 시점은 오는 12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오는 11일 개회하는 제444회 제2차 정례회에서는 도정질문 및 교육행정질문, 2026년도 예산안 심사가 예정돼 있어 논의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추석을 앞두고 실시된 KBS제주의 여론조사 결과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공항 제주 지하수 증산에 대해 찬성 의견은 25%(매우동의 6%+대체로 동의19%)에 불과했던 반면, 반대는 62%(별로 동의안함 33%+매우 동의안함 29%)로 두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3.2%였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도의회가 결국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민구 환경도시위원장은 "아직 상임위원회에서 상정 여부를 논의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11월의 경우 예산안심사 등 중요 안건이 있기 때문에 상정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 한진 지하수 증산 논란은...
한편, 한진그룹의 제주도 지하수 증산 논란의 시작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제주에서 지하수를 먹는 샘물 제품으로 개발한 기업은 삼다수를 생산하는 지방공기업인 제주도개발공사, 그리고 대한항공 기내용 음용수인 한진제주퓨어워터를 생산하는 한국공항㈜ 뿐이다.
제주도는 지난 2000년 개정한 제주특별법을 통해 제주 지하수를 도민 공유자산으로 설정하고, 사유재로 이용되는 것을 지양하고 공공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공수(公水)화 원칙'을 수립한 바 있다. 지하수 개발과 관련해서는 공수화 원칙이 핵심기조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한국공항의 경우 공수화 원칙이 적용되기 이전부터 생수 생산 허가가 이뤄진 것이어서, 다소 예외적 부분이 있다.
1984년 제주도 최초로 먹는샘물 제품 '한진제주퓨어워터’를 개발해 현재까지 대한항공 기내음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한국공항㈜은 최초(1993년) 1일 200t 규모로 허가 받았다. 그러나 1996년 실제 사용량에 비례해 1일 취수량을 100t으로 줄이는 조치가 이뤄졌다. 이후 30년 가까이 '100t' 규모가 그대로 유지됐다.
한국공항㈜은 항공여객 수요 증가를 이유로 취수량을 최초의 허가 수준대로 환원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지하수의 공공적 관리 원칙을 내세운 도의회 관문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동안 증량신청이 이뤄진 것만 5차례에 이른다. 이 중 '120t' 증량 동의안이 제출된 2013년, '130t' 증량 동의안이 제출된 2017년에는 제주도의회 상임위원회 심사를 통과했으나, 본회의 상정이 보류되면서 처리되지 못했다.
2018년에는 150t으로 늘려달라는 신청이 이뤄졌으나, 제주도에서 반려하면서 지하수관리위원회 심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문제를 놓고 한국공항㈜은 제주도를 상대로 '지하수 개발·이용 변경허가신청 반려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는데, 이후 더 이상 증량 신청은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한진그룹으로 편입되는 등의 계열 항공사 확장을 명분으로 7년 만에 다시 증량을 신청해 도의회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