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전액 삭감 강력 제동..."정부 협의 미완료, 조례 보완"
7월 시범시행 야심찬 준비 제주도 '당혹'..."협의 보안완 제출, 조례 개정"

전국에서는 최초로 의료 소외지역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과 아동을 대상으로 포괄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제주형 건강주치의' 제도 도입이 난관에 부딪혔다.
제주도의회에서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면서 건강주치의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예산 확보가 불발되면서, 야심차게 준비하던 이 사업은 일단 중단이 불가피하게 됐다.
제주도의회는 23일 오후 제437회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어 제주도의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계수조정을 한대로 가결 처리했다.
2194억원 증액 규모로 편성된 이번 추경예산(총 7조7977억원)에서는 제주형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예산 18억2000만원이 전액 삭감됐다.
당초 제주도는 △건강주치의 환자등록 관리료 지원 10억여원 △제주형 건강주치의 시범운영 시스템 구축 4억1000만원 △제주형건강주치의 시범사업 거점지원센터 운영 1억3000만원 등이 편성됐다.
이 예산이 확보되면 전국 최초로 '제주형 건강주치의' 제도를 도입해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사업은 65세 이상 노인과 12세 이하 아동의 주치의를 직접 등록해 건강상담, 만성질환 관리 등 10개 항목의 포괄적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받도록 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그러나 보건복지안전위원회 심사 단계에서부터 '이상 기류'가 흘렀다.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 이뤄져야 할 보건복지부와의 사회보장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문제, 그리고 이 제도의 시행근거를 담은 관련 조례의 개정 문제가 제기됐다.
많은 논란 끝에 보건복지안전위에서는 18억여원 중 10억원 가량을 감액하는 것으로 의결하고 예결위로 회부했다. 예결위에서는 계수조정을 통해 나머지 금액도 모두 삭감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강성의 예결위원장은 "복지안전위원회에서 제기된 사회보장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문제와 함께, 건강주치의 경우 조례 개정 추진되고 있어서 조례개정 이후 추진하는게 적절하다고 판단돼 삭감했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개인적인 입장을 설명드리면, 저도 (건강주치의)추진위에 참여하고 있어 제주도에 추진하려는 방식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제주도 의견을 취합하고, 의사협회나 간호사 협회 의견도 취합하고. 간담회.토론회도 가지며 긴 호흡을 갖고 준비하려 한다"면서 "이번에는 (관련 사업비를) 다 삭감하고 조례를 통해 보완된 뒤 좀 더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 당혹스러운 제주도...7월 시범시행 사실상 불발
관련 사업비가 전액 삭감되면서 오는 7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던 시범사업은 사실상 시행이 어렵게 됐다.
야심차게 준비해온 제주도정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10월 ‘제주형 건강주치의 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본격 운영해 왔다. 의료계와 학계, 도민사회 대표들이 참여한 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은 진명기 행정부지사와 고병수 탑동365일의원 원장이 맡았다.
올해 들어서는 실행계획이 구체화됐다. 제주도는 ‘제주형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실행모델(안)'을 마련한 후, 지난 달 24일 도민공청회까지 열었다.
시범사업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시범지역으로는 제주시 지역에서 △삼도 1·2동 △애월읍 △구좌읍, 서귀포시 지역에서 △성산읍 △대정읍 △안덕면 △표선면 등 7개 권역으로 제시됐다.
주치의 자격은 전문과목 상관없이 의사면허를 가진 누구에게나 개방되나, 일정 실무교육을 이수해야 활동할 수 있다.
제도를 이용하려는 도민(65세 이상 노인 및 12세 이하 아동)은 자신의 거주지와 상관없이 사업지역 내 주치의 의료기관을 방문해 1명의 주치의를 선택·등록하면 된다.
건강주치의는 등록 환자에게 △건강 위험 평가 △만성 질환 관리 △건강 검진 △예방접종 △건강교육 △비대면 건강·질병 관리 △방문 진료 △진료 의뢰 △회송관리 △요양·돌봄·복지 연계 등 10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주도는 제주형 건강주치의 사업 활성화를 위해 참여 의사와 도민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효율적인 사업 운영을 위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건강주치의로 등록한 의사에게는 비참여 의사 대비 최대 30% 추가 금액 수준의 보상을 제공한다. 등록 주민(환자)의 경우 자신이 선택한 주치의 의료 경로(1차병원→2차병원)를 준수(중기적으로 1년 단위)했을 경우 1인당 연간 2만~5만 원이 지원된다.
그러나 복지부의 사회보장협의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사회보장협의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며 ‘재협의’ 결정을 내린 것이다. 복지부는 해당 사업은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국가의료 서비스와의 차별성이 떨어지고, 유사·중복성이 많다는 점 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제주도측은 "그동안 두차례 보완요구에 응했음에도 구체성 부족, 기존 국가사업과의 차별성 부족을 이유로 갑자기 재협의 공문이 온 것"이라며 복지부의 결정에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주도는 "복지부는 1차의료(동네의원) 혁신방안으로 제주형 주치의와 같은 혁신 제도를 도입하고, 제주를 우선 시범지역을 지정하기 위해 작년 12월 정부 예산안 의결 시 부대의견으로 ‘주치의 건강보험 수가 사업에 지역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면서 "이번에 재협의를 요구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 "협의 절차 필요하나, 전향적으로 바뀌어야...보완안 제출, 조례개정 추진"
한편, 제주도는 이번 추경예산 심의과정에서 제기된 정부 협의절차와 관련해, 시범사업 추진과정에서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협의 절차가 법적으로 필요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협의 제도가 국가적 건강보험재정 운영, 도민들의 건강권 보장, 의료이용행태 개선의 관점에서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시범사업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앞으로 보건복지부 재협의 과정에서는 관계 전문가 자문과 보건복지부 실무부서 간 사전 조율 등을 거쳐 보완안을 제출하고, 관련 조례 개정 등 제도적 기반 구축에 주력할 예정이다.

조상범 제주도 안전건강실장은 “이 사업은 복지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의 ‘통합·지속적 건강관리 중심의 일차의료 강화’ 정책과 궤를 같이 한다"면서 "제주도는 향후 중앙정부사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범사업 시행 시점은 조정되지만 관련 제도적 기반을 철저히 준비해 제주형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이 법적·제도적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도의회가 지적한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미완료와 근거 조례 미비 등의 문제에 공감하며, 한국의 의료체계 변화를 이끌 제주형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이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도의회의 전향적인 협조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헤드라인제주>

민주당 도의원들이 더 태클걸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