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북천 잦은 수해, 물길 막아서 발생한 것...옛 물길 복원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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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북천 잦은 수해, 물길 막아서 발생한 것...옛 물길 복원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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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곤을동 주민 옛 물길 복원 도의회 청원 지지"
"옛 물길 복원, 제주도 하천관리 패러다임 전환 시금석 될 것"
화북천의 본류 중 직선으로 돼 있었던 옛 하천 매립지역(원 표시).ⓒ헤드라인제주
화북천의 본류 중 직선으로 돼 있었던 옛 하천 매립지역(원 표시).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화북1동 화북천 중계펌프장 관련 월류수 처리시설 설치 공사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화북동 곤을동 주민들이 최근 제주도의회에 화북천 하류부 폐천부지 옛 물길 복원을 청원한 것에 대해 환경단체도 지지 입장을 밝혔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9일 성명을 내고 "주민들의 ‘화북천 하류부 폐천부지 옛 물길 복원 요청’ 청원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화북천의 하류는 복개보다 더 심한, 하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시킨 폐천의 사례이다"면서 "하천의 물길을 막고 점용하여 ‘폐천’으로 만든 것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하천 주변에서 발생한 각종 수해는 원래의 물길을 막아버린데 따라 발생한 것임을 강조했다.   

이 단체는 "화북천은 한라산 기슭 흙붉은오름 일대에서 발원해 별도봉 동쪽을 휘돌아 바다로 들어가는 하천이다"며 "한라산에서 시작한 여정이 화북 곤을동 바닷가에 이르게 되는데 바닷가로 가기 직전 본류는 2개로 나뉘어 바다로 흘러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이 두 개의 하천 중 동측 하천을 1992년에 제주도당국이 하천을 점용하고 매립한 뒤 폐천으로 만들고 중계펌프장을 건설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면서 "원래 흐르고 있던 물길을 막아버렸으니 물은 갈 길을 잃어 주변 마을이 침수되는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이는 삼척동자도 알 만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하수처리를 위한 시설이라 하더라도 굳이 하천을 매립하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면서 "행정당국은 폐천으로 지정했지만 정작 이곳은 하천 하류에서도 매우 드물게 서식하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기수갈고둥(2급)이 서식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하천 하류의 용천수와 해수가 섞이는 기수지역이면서 여러 가지 까다로운 서식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사는 기수갈고둥이 있다는 것은 이곳이 여전히 하천 생태계의 명맥을 끈질기게 이어가고 있음을 뜻한다"면서 "이곳에 대한 폐천 지정 또한 옳은 결정이었는지 재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이 펌프장 건설이 합법적인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황이다"면서 "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6월부터 화북펌프장 건축허가 과정에서 하천점용 및 건축허가와 관련해 정보공개를 청구한 바가 있는데, 제주시는 아직까지도 납득할 만한 행정절차의 자료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뿐만 아니라 화북펌프장 건설 이후 펌프장 바로 위 하천부지도 추가 매립한 정황이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우리는 주민들의 옛 물길 복원 청원을 지지한다"면서 "제주도의회와 제주도는 성의있는 자세로 옛 물길 복원을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화북천의 복원은 제주도 하천관리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느냐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이제는 제주특별법에서 위임된 도지사의 권한을 하천정비를 중심으로 한 토목사업 위주의 개발보다는 치수와 생태기능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하천 복원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육지부 하천관리 지침을 그대로 따라하면서 제주 하천의 원형을 훼손한 것을 반성하고 제주형 하천관리 계획을 수립할 때"라며 "이를 위해서는 제주도의회 차원에서 하천관리 관련 조례를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 조례를 토대로 제주하천의 특성에 맞는 하천관리 지침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화북천 하류 매립지역. <자료=대책위>
화북천 하류 매립지역. <자료=대책위>

앞서 '곤을마을 청정지역을 만드는 대책위원회'는 지난 24일 화북천 하류부 폐천부지 옛물길 복원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도의회에 제출했다.

대책위는 청원서에서 "화북천 하류에 위치한 곤을마을은 제주시가 1992년 화북중계펌프장을 만들면서 하천을 폐천해 매립함으로써 예전에는 없던 수해를 상습적으로 겪어 왔다"고 주장했다.

이곳 하류는 원래 두 갈래의 물 흐름이 이어지는 형태로 돼 있었으나, 이중 중류와 직선으로 이어지는 쪽 하천을 매립해 중계펌프장을 시설하면서 물길이 막혀 수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책위는 "곤을동 마을은 예로부터 '물이 많은 마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고, 용천수가 사시사철 화북천 하류에서 나왔고, 4.3때 이를 식수로 사용한 기록이 이는 '4.3유적지'이기도 하다"면서 "특히 물이 많은 지역이지만 곤을동 마을은 수해 피해가 없던 지역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1992년 전후 화북천의 본류 1개 하천이 매립되며 수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면서 "과거 화북천은 2개의 하천이 바다와 맞닿는 모습을 가지고 있었으나, 강우시 2개 하천을 통해 산간에서 내려오는 물이 바다로 흘렀기에, 하천범람 등 수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그러나 1992년 하류 중 1개 하천 위치에 중계펌프장 건설사업이 시행됐고, 이때 사업 부지는 하천 하류 일부를 매립해 확보된 것으로나타났다"면서 "이 매립 공사로 인해 화북천의 본류의 물길이 막혀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화북천 하류부 폐천부지를 다시 열어 옛물길로 복원함으로써 현재보다 원활한 하천 흐름을 되찾아 화북천 하류지역에 하천 범람으로 인한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옛물길을 복원시켜 달라"고 청원했다.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번 제398회 임시회에서 이 옛 물길 복원 관련 청원서에 대해 심사할 예정이다. 또 환경도시위원회에서는 오는 31일 제주참여환경연대에서 제기한 화북천 중계펌프장 관련 월류수 처리시설 설치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진정의 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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