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읍 시골마을 코로나19 '파장'...학부모들 "아이들 학교 못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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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읍 시골마을 코로나19 '파장'...학부모들 "아이들 학교 못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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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초 학생들 '등교거부'...학부모회 "몰상식 행동 확진자 규탄"
"검사 후에도 버젓이 학교앞 시설 이용...방역당국, 제대로 조사하라"

서울 광진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광진구 20번)을 받은 70대 여성이 방문했던 제주시 한림읍 지역에서 2차 감염자가 4명 나온데 이어, 애월읍 지역에서는 3차 감염 확진자가 발생하자 작은 시골 마을에서도 파장이 일고 있다.

어도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를 거부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날 이 학교 유치원을 포함한 전교생 122명 중 78명이 등교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26번 확진자 A씨(여. 애월읍 거주)가 지난 20일 코로나19 검사 후에도 동네 은행 ATM 등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으나, 시간대별 이동동선 관련 정확한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제주도의 역학조사 결과 26번 확진자는 지난 15일 광진구 20번 확진자의 2차 감염자로 분류되는 21.24번 확진자와 접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읍 지역 찻집(정다운사랑방)을 이용한 후, 두 확진자와 같은 시간에 호박유흥주점에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A씨가 한림읍 정다운사랑방과 호박유흥주점 등의 이용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가 한창일 때도 검사를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20일 방역당국의 신원확인으로 뒤늦게 검사를 받은 후에도 자발적 격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이 지역 주민 및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크게 확산되고 있다.

어도초 학부모회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제주 최초의 3차 감염이자, 바로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애월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이라며 "26번 확진자의 몰상식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가 막힌 것은 이 확진자가 지난 15일 한림의 한 유흥주점에서 21번, 24번 확진자와 동석을 했음에도 스스로 검사를 받거나 자가격리를 하지 않았다"며 "또한 지난 20일 오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이후에도 자가격리의 원칙을 무시하고, 당일 오후에 초등학교 바로 앞의 은행 ATM기를 이용하고, 인근 마을의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동선과 시간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으니 좁은 시골마을에서 생활하고 있는 우리 학부모들로써는 불안감을 떨쳐낼 수 없다"면서 "26번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우리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등교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26번 확진자의 동선과 초등학생들의 동선이 상당부분 중복된다"며 "보건당국은 26번 확진자가 초등학교 바로 앞의 은행 ATM기만 이용하고 마트는 이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면서 "그러나 해당 장소가 마을 어르신들이 종일 모여 있는 사랑방 같은 장소이고, 해당 마트는 편의점 형태로 리모델링을 해 학생들이 하교 후 매우 빈번하게 이용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러한 곳을 7월 20일 오전에 검사를 받고도 자가격리를 하지 않은 채 오후에 버젓이 방문을 했다는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동선공개와 관련해서도, "분명 7월 15일에 21번, 24번 확진자와 술자리를 같이 하여 밀접 접촉이 이뤄졌음에도 무증상이라하여 16, 17일의 동선이 누락되어 있다"며 "그러나 26번 확진자의 거주지 지척에 해당 초등학교의 학생들이 살고 있고, 통학로 또한 다양하지 않은 작은 시골마을로 n차 감염의 우려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정편의와 아이들의 건강 및 안전을 맞바꾼 제주도청과 제주도교육청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림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한림에 거주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한림에 거주하는 교사와 학생들이 출근 및 등교가 중지된 바 있는데, 바로 마을 안에서, 학교 인근에서, 학생들이 살고 있는 집 지척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음에도 정상등교를 해야 한다는 건 말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정의 편의를 위해서 우리는 아이들을 희생시킬 수 없다. 우리는 이러한 위험 속에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없다"며 교육청 당국 차원에서 '등교중지'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제주도 방역당국에 대해서는, "26번 확진자의 동선은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기존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한 지난 15일 이후 16일, 17일 동선은 밝혀지지 조차 않았다"면서 "검사를 받고 입원한 20일 저녁까지 마을 내, 애월읍 내, 제주도 내 어디를 얼마만큼 헤집고 다녔는지 알 수 없는데, 제대로 된 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특별자치도가 역학조사를 통해 공개한 A씨의 이동동선을 보면, 그는 지난 19일 오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는 황금가마솥밥(애월읍)을 방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낮 12시쯤에는 애월읍 소재 하나로마트 ATM을 찾은 뒤 인근 어사촌도야지 식당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5일에는 한림읍 유흥주점에서 21번과 24번 확진자와 동석하면서 이 과정에서 3차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나, 방역당국은 A씨가 무증상이었다는 이유로 16~17일 일정은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사고 있다. 

한편, 어도초 '등교 거부'와 관련해 학교측은 학부모들의 입장문을 교육청에 보내 원격수업 전환에 대해 문의했으나, 교육청 당국은 "매뉴얼대로 해야 하고, 자체적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며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출석을 하지 않은 학생들에 대해서는 체험학습으로 대체돼 출석이 인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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