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0일)는 제주 모슬포에 있는 6·25전쟁 역사 현장을 걸었습니다.
6·25 한국전쟁 76주년을 맞아 제주시민과 보훈단체 회원, 해병대원들이 함께 나라를 위해 헌신한 참전 영웅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걷기 행사는 평화의 터를 시작으로 구 육군 제1훈련소 정문, 해병대 3·4기 호국관, 강병대교회, 모슬포성당 사랑의 집, 대정중학교 6·25 참전 소년병 추모공원을 거쳐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평화의 터는 6·25전쟁 당시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을 때, 대구에 있던 육군 제1훈련소가 1951년 1월 모슬포로 이전해 약 4년 동안 50만 명의 장병을 훈련시키고 최전선에 배치했던 곳입니다. 위기에 처한 나라를 지켜낸 신병훈련소의 역사가 깃든 장소입니다.
구 육군 제1훈련소 정문에는 당시의 흔적을 보여주는 두 개의 지주가 지금도 남아 있으며, 훈련소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통해 당시 상황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해병대 3·4기 호국관은 제주 여성 126명을 포함해 제주 청년 3000여 명이 해병대 3·4기로 자원입대해 훈련을 받았던 해병대 최초의 신병훈련소입니다. 기념관 내부에는 해병대의 역사를 담은 영상과 사진, 각종 유물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이들은 훈련을 마친 뒤 곧바로 인천상륙작전과 서울수복작전, 도솔산지구 전투 등 최일선 전장에 투입돼 용맹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무적해병', '귀신 잡는 해병' 신화를 만든 주역들이었습니다. 그러나 3000여 명 가운데 349명이 전사했고, 수많은 대원들이 부상을 입는 희생도 감수해야 했습니다.


강병대교회는 '강한 병사를 키운다'는 뜻을 담아 이름 붙여진 곳입니다. 장병들의 정신력을 키우고, 전쟁터로 떠나는 이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도하던 장소였습니다. 현재는 공군부대 내 교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정중학교 6·25 참전 소년병 추모공원도 인상 깊었습니다. 전쟁 당시 대정중학교 학생 310명이 나라의 위기를 외면하지 않고 육군과 해병대에 자원입대했습니다. 이 가운데 22명이 전사했습니다.

이는 제주도 내 중학교 가운데 가장 많은 학생이 자진 입대한 사례로 알려져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310명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와 소년병 추모 조형물을 조성해 놓았으며, 매년 6월 25일이면 전교생이 함께 추모제를 열어 그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있습니다.

모슬포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건설한 알뜨르비행장과 진지동굴, 비행기 격납고 등 아픈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또한 한국전쟁 시기에는 육군 제1훈련소, 공군사관학교, 강병대교회, 사랑의 집 성당, 중공군 포로수용소 등이 자리했던 곳으로, 전쟁의 상흔과 역사를 품고 있는 마을입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게 한 역사 현장 걷기 행사였습니다. 나라를 위해 청춘과 생명을 바친 수많은 호국영령과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합니다. (글.사진=강철수, 제주시 애월읍 하귀2리)





